남코레아뉴스 | 자신이 노예인 줄 모르면 싸울 수 없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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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12-03 08:17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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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노예인 줄 모르면 싸울 수 없다”…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2월 2일 서울
27일 저녁 7시 촛불행동 강연장에서 ‘국민주권시대, 어떻게 싸울 것인가?’란 주제로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의 강연이 진행되었다.
성공회대와 경희대 교수였던 김 상임대표는 소설, 동화, 고전 등을 소재로 국민이 주권자로서 어떤 관점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흥미진진하게 강연했다.
김 상임대표는 ‘지기지피’가 아니라 ‘지피지기’라고 하는 이유를 두고 “상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정확히 알고 자기의 좌표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가 적인가를 알아야 한다”라면서 적에게 기만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대의 전술, 전략에 의해 기만당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아왔던 경험, 의식, 교육, 언론, 소통의 공간, 이런 모든 것에서도 스스로 기만당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싸우는 사람의 뇌, 의식, 정치 철학, 관점을 어떻게 만드는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비판적, 근원적, 윤리적, 역사적, 전략적 판단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신이 노예인 줄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 상임대표는 소설 『로빈슨 크루소』를 예로 들었다.
흔히 ‘표류기’로 알고 있는 이 소설은 사실 17세기 제국주의가 식민지를 건설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국인 로빈슨 크루소가 노예 무역선을 타고 길 안내를 하다 난파당해 카리브해의 무인도에서 원주민을 구조해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주고 자기 하인으로 삼으며 영어와 성경을 가르친다는 내용의 이 소설은 원주민을 식인종으로 묘사하며 그 속에서 모험한 로빈슨 크루소를 영웅으로 만들어 찬양하도록 유도한다.
김 상임대표는 “언론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바로 노예 만드는 것”이라며 “(언론은) 자기 스스로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고, 자기와 역사를 해방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한다. 내가 지금 노예가 되고 있다는 그 노예화의 과정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없으면 해방투쟁, 촛불행동의 투쟁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데 한계가 생긴다”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진보세력이 가지고 있는 허상이 있다. ‘문제는 많지만 그래도 저 자가 잘하면 한반도에 평화가 올지도 몰라’,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그렇다”라고 지적했다.
김 상임대표는 소크라테스가 했다고 전해지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명제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지배자들은 ‘악법도 법이다’라는 명제를 가지고 민중을 노예로 만들려고 한다.
‘그래도 법이라는데 어떡하냐’라는 운명주의, 패배주의에 빠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악법은 법인가 아닌가’, ‘악법도 법이니 지켜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를 따지는 건 자신을 법의 대상으로 한정 짓는 것이다.
입법자의 주체적 관점에서는 악법이 있으면 고치거나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김 상임대표는 물이 반쯤 담긴 컵을 보여주며 흔히 ‘물이 반이나 담겼다’라고 하면 낙관주의, ‘반밖에 없다’라고 하면 비관주의라고 얘기하는데 “역사적 관점이 빠졌다. 변화에 관심이 없다. 저게 줄어들고 있는 것인지 채워지고 있는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라며 새로운 시각을 소개했다.
정해진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질문에 갇혀 기만당한다는 것이다.
![]() ▲ 강연을 마치고 김민기의 「천리길」을 불렀다. © 문경환 기자 |
김 상임대표는 전래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로 주권자인 국민이 어떤 자세로 싸워야 하는지 설명했다.
동화에서 호랑이는 어머니가 고개를 넘을 때마다 나타나서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위협한다.
마치 “매년 200억 달러 주면 안 잡아먹지”라고 위협하는 미국과 유사한데 이처럼 “하나를 뺏어간 놈은 끝까지 뺏어간다”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호랑이는 떡을 안 먹는다.
즉, 호랑이의 목표는 떡이 아니며 사람을 기만하는 것이다.
그것도 ‘떡을 주면 안 잡아먹는다’는 식의 거래를 제안했는데 이 모든 것이 기만이다.
또 가해자이자 침략자인 호랑이가 보호자인 어머니 행세를 하면서 아이들만 있는 집에 침투하려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호랑이에게 손을 내밀어보라고 해 밀가루가 묻은 하얀 발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발톱을 찾아낸다.
기만당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검찰의 발톱, 사법부의 발톱, 정치가의 발톱, 외세의 발톱”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오빠는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하게 여동생을 데리고 나무 위로 올라간다.
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끝으로 호랑이는 썩은 동아줄에 매달렸다가 수수밭에 떨어져 죽는다.
그냥 떨어져도 죽지만 굳이 수수밭에 떨어졌다고 한 것은 약탈자인 호랑이를 민중의 손으로 해치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설정이다.
대나무밭(죽창)이라고 하면 너무 노골적이라서 수수밭으로 순화했다는 것.
이 밖에도 김 상임대표는 1시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논어, 서양철학, 이솝 우화 등 다양한 소재로 주권자가 기만당하지 않고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강연을 들은 이들은 “싸우려면 마음공부 열심히 하고 자기 수양도 같이 해야 우리가 살길을 얻을 수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고, 지치지 않고 끝까지 싸워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지는 자리였다”, “머리를 망치로 계속 두들겨 맞는 느낌이다. 배움을 실천으로 바로바로 옮기고 동지를 만나서 함께하고 그 모든 것들을 하면서도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게 지금 촛불행동이 가고 있는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을 순회하면서 강의하면 좋겠다”, “본질을 짚어줘서 가슴에 많이 와닿았다”, “윤석열이 탄핵당하고 정권도 바뀌었으니까 이제 집회 그만 나가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더 열심히 싸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오늘 들었다”, “앞으로 있을 촛불 정치학교도 정말 기대가 많이 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 문경환 기자 |
김 상임대표의 강연은 유튜브 채널 ‘촛불행동tv’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다시 볼 수 있다.
촛불행동은 11일 연속특강 마지막 순서로 심리연구소 ‘함께’의 김태형 소장 강연 ‘촛불항쟁과 우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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