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코레아뉴스 | 석유 주권 강탈, 미국에 굴복한 베네수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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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9-03 18:25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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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주권 강탈’ 미국에 굴복한 베네수엘라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납치하고 8개월가량이 지난 베네수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보자.
미국 통한 석유 민영화가 의미하는 것
![]() ▲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맨 오른쪽)이 2일 베네수엘라에서 진행된 협정 체결식에서 미국, 베네수엘라 정부 인사들이 협정문에 서명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 베네수엘라 부통령실 |
미국-베네수엘라 양국 정부는 이번 협정의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백악관이 공개한 팩트시트와 로이터통신 등이 양국 정부 관계자를 취재해 보도한 내용을 정리하면 그 실체가 어떤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번 협정은 곧 ‘미국에,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민영화’를 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과정에는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민간 석유 생산 업체인 노스 아메리칸 블루 에너지 파트너스(NABEP)를 통해 베네수엘라 17개 지역의 석유 생산권을 쥐는 방법이 동원됐다.
우선 미국 전쟁부는 베네수엘라 측에 소유권 확보를 위한 자금을 전혀 내지 않고 NABEP의 지분을 최대 35% 확보하기로 했다.
또 미국 전쟁부는 100년 동안 계약을 유지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이사회의 임명 거부권과 이사회 인사를 미국인 다수로 구성하는 방식으로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을 통제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는 석유 생산량의 20%를 원가에 매입하고, 나머지 80%는 미국 국무부가 우선 사고팔 권리를 보유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석유 생산은 셰브런 등 미국 거대 기업이 맡기로 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이번 협정에 관해 “(베네수엘라의) 국가주권을 보장하는 계약”이라고 주장했으나, 알짜배기 지역의 석유 개발권을 미국이 쥐는 구도에서 베네수엘라의 주권이 보장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협정에 포함된 17개 지역에 중국과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와 합작해 개발하기로 한 곳이 포함됐기 때문인데 앞으로 베네수엘라와 중국, 러시아와 간 갈등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로드리게스 임시 정권은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저버리더라도 미국과 손을 잡겠다는 선택을 했다.
이번 협정은 차베스-마두로 정권을 거치며 20년 넘게 고수해 오던 베네수엘라의 석유 정책과 대외 정책의 근간을 완전히 뒤집는 일이다.
자국 대통령 납치한 미국에 깊은 감사?
석유 매장량이 세계 최대 규모인 베네수엘라는 20여 년 전 우고 차베스 정권이 미국의 손아귀에 있던 민간 석유 기업을 국유화한 이후, 석유 주권을 각별하게 중시해 왔다.
그랬는데 최근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석유 주권을 강탈하려는 미국의 행보에 발을 맞추고 있다.
이번 미국발 베네수엘라 석유 주권 강탈의 특징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용을 공개한 뒤, 베네수엘라 정부가 한 발짝 늦게 인정하며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8월 28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17개 지역에서 650억 배럴에 이르는 석유 채굴권을 확보했으며,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석유의 55%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했다.
현재 미국의 석유 매장량은 460억 배럴로 추정되므로, 미국은 자국 매장량보다 약 1.4배나 많은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강탈하겠다고 한 것이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8월 30일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미국과의 석유 합의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수치가 사실임을 밝혔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이 협정이 우리 국가의 부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 관계 강화의 산물이며, 우리 탄화수소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 인프라의 복구와 재건을 위한 대규모 투자 유입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마코 루비오 국무부장관 그리고 미국 정부의 협정 체결에 대한 협력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라며 “이 협정은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 양자 관계에 있어 역사적 이정표를 의미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주도한 이번 협정은 베네수엘라 처지에서 매국 행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왜냐하면 납치당한 마두로 대통령이 여전히 미국에 수감 중이며, 마두로 정권의 2인자(부통령)인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미국과의 협력에 앞장선 꼴이기 때문이다.
마두로 대통령이 납치된 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미국을 규탄하며 마두로 대통령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미국의 석유 강탈에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맡아 왔다.
이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지난 6월 의회에서 베네수엘라산 석유 판매 수익금을 미국 씨티은행 계좌에 보관하고 있으며, 모든 거래가 회계법인인 KPMG의 감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7월 11일 뉴욕타임스는 「마코 루비오가 어떻게 멀리서 베네수엘라를 조종하고 있는가」 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의 재정과 천연자원 배분을 결정하고 정부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의 일상적인 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8개월 동안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지도부는 민간 자본이 석유 생산과 거래에 개입할 수 있게 하는 탄화수소 민간 사업자 개방 법안도 통과시켰으며, 주미 대사관 운영을 재개하고 공석이었던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 부임 등을 승인했다.
그러다가 이번 협정 발표로 베네수엘라 정부의 노선을 ‘친미’로 전환했음을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굴복, 전향, 변절 그 미래는?
![]() ▲ 미국, 베네수엘라 정부 인사가 협정문을 함께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 베네수엘라 부통령실 |
전임 차베스-마두로 정권은 미국이 침공하면 베네수엘라의 모든 역량을 총집결해 미국에 끝까지 맞서겠다고 강조해 왔다.
마두로 정권의 일원이었으며, 차베스 정권 시기 차베스 대통령과 밀접했던 아버지를 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도 마두로 대통령 납치 이전까진 위와 같은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막상 올해 1월 마두로 대통령이 납치당하자 부통령인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미국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에서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 축출 작전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으며 ‘미국의 베네수엘라 내부 협력자’라는 시각의 보도를 한 바 있다.
현 과정을 돌아볼 때 보도 내용은 사실로 보인다.
베네수엘라는 1999년 개정한 현행 헌법을 통해 중남미의 자주독립을 위해 투쟁해 온 시몬 볼리바르 정신을 계승해 투쟁할 것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번 협정은 한 줌의 친미세력이 미국에 석유 생산권을 내준 대가로 떵떵거린 반면, 대다수 민중은 고통받던 과거 시절로 베네수엘라의 역사를 되돌리겠다는 의미다.
베네수엘라 헌법 내용에 비춰보면 로드리게스 임시 정권의 행태는 굴복, 전향, 변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 국회가 협정을 비준한 1일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장관이 협정식 참가를 위해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다.
다음 날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미국 국기가 나란히 놓인 협정식에서 시종일관 환하게 웃으면서 미국과의 협력으로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 거듭 주장했다.
라이트 장관은 “나는 7개월 전에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그의 팀을 만나러 왔고, 그 이후로 밤낮으로 함께 일해 왔다”라면서 이번 협정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협력 아래 이뤄진 일임을 특별히 강조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아직 베네수엘라는 차기 대선을 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라며 똑같은 표현이 담긴 발언을 했다.
베네수엘라 헌법상 대통령 유고 시 6개월이 지나면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이를 뭉개고 계속 정권을 운영해 온 것도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쓸만한 장기 말’이라는 미국의 판단이 깔린 것으로 짐작된다.
지금은 석유 주권 강탈 논란이 일고 있지만 향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강탈 대상은 베네수엘라 주권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석유 이권을 내주는 것을 넘어 앞으로 베네수엘라에 미군이 주둔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부뿐만 아니라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과반인 베네수엘라 국회, 베네수엘라 최대 기업이며 국영 석유 회사인 PDVSA, 군 지휘부가 이번 협정을 모두 동의했다.
자국 대통령이 납치당했음에도 친미 예속의 길을 고른 베네수엘라 권력자들의 선택은 역사와 베네수엘라 민중의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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