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뉴스 | 문재인 대통령 독일 동포 간담회 참관기 : 상식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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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7-10 15:46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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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 동포간담회 개최가 예정된 5일(현지시간) 독일 총리 청사 건너편에서 열린 동포들의 환영대회 모습.ⓒ이은희
문재인 대통령 독일 동포 간담회 참관기 : 상식으로 가는 길
이은희 재독 ‘풍경’ 발행인
문재인 대통령의 독일 동포 간담회 소식이 한인 사회에 돌기 시작했을 때, 어차피 간담회 초청자 명단은 '태극기 부대'들로 가득찰 것이라는 비관주의도 없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당시 초대되던 한인회 인사 다수가 그 이전 정권에서도 충성하던 분들이었다는 간접 경험은 예방주사 같았다.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통령 사진이 대문짝처럼 박힌 1면 전면 광고에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같은, 불필요한 카피가 동포 소식 매체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7년 7월 5일 그랜드 하이야트 호텔에서 열린 문 대통령 동포 간담회에서도 과거 정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대통령이 들어오는 입구에 준비된 큼직한 환영 플래카드 옆에 또 하나의 그룹이 줄을 섰다. 이들은 A4 크기의 노란 손피켓을 들고 있었다. 손피켓에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지지합니다"라는 구절이 적혀 있다. 이전 정권에선 '촉구'였다면 이제는 '지지'로 바뀐 것이다.
이들은 닷새 전까지만 해도 초대를 받지 못하고 있다가 7월 2일 일요일에야 대사관 영사과로부터 초청 메일을 받은 경우다. 뒤늦게 초대된 이들은 20여 명으로, 청년기에 독일로 와서 국내 민주화 운동과 통일 운동에 연대하며 살아온 7080 세대와 세월호 진상규명 운동이나 촛불 집회를 한 비교적 젊은 세대였다. 이들은 2백여 명의 전체 참석자 가운데 10%를 차지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자 "문. 재. 인"을 연호했다. 만약 이 10%가 추가 초대되지 못했다면, 간담회장에서 대통령 연호는 가능하였을까? 물론, 이것은 자그마한 변화일 뿐이다. 간호협회보다 훨씬 이전에 결성되어 오늘날까지 활동을 하고 있는 '재독여성모임'에는 끝내 공식 초청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반면, 동포 사회 내의 '종북몰이'에 앞장서며 카카오톡을 회람하는 K씨의 모습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도 볼 수 있었다.
5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동포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이은희
문 대통령은 국정농단이라는 부끄러운 상황을 민주적 정권교체로 승화시킨 동포들의 노고를 치하하였고, 구슬땀을 흘리며 일한 광원 노동자들과 간호사 세대를 향해 고마워했다. 또 '경제성장'과 '민주'를 이뤄낸 우리 국민들을 자랑스러워하였고 남과 북이 앞으로 주도적으로 대화를 해나갈 것과 주변국의 지지를 받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언젠가는 다음에 어떤 대통령이든 통일 대통령이 되어 독일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석을 쌓겠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재외동포 선거법의 개선을 약속할 때 큰 환호를 받았다.
민주 원로 이종현 선생은 이 자리에서 해외동포들의 자유로운 고국 방문을 청했다. 이종현 선생 본인도 2년 전에 입국 거부를 당하고 다음날 독일로 돌아온 경험이 있다. 독일은 윤이상 선생이 조작 연루된 '동베를린 사건'을 시작으로 그후 각종 간첩단 조작 사건의 무대가 된 곳이다.
어떤 대학생은 문 대통령에게 '약속을 모두 지키려고 애쓰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자신이 약속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세상이 너무 비상식적인 것이었기 때문에 어려워 보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으로의 변화를 전망했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도 많은 비상식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서 대북 제재를 강경하게 말하며 드러내는 모순은, 바로 모순에 찬 한국의 현재형을 반영하기도 한다. 상식으로 가는 길은 아직 멀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독일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뉴시스
5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동포간담회 참석자들.ⓒ이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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