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코리아뉴스 | 세월호 1074일 만에 목포신항구를 향하여 서서히 움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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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3-23 10:17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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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반잠수정 선박으로 이동 준비중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수면위 13m까지 올라온 세월호가 2척의 잭킹바지선에 와이어로 묶여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을 기다리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후 4시께 3㎞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으로 본격 이동한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가 뭍으로 돌아오고 있다. 비록 선체는 옆으로 누웠고 잭킹바지선에 묶인 상태이긴 하지만, 차디찬 바다에 가라앉은지 1074일만인 24일 침몰 지점을 떠난 것이다. 전날 선체 좌현 선미쪽 램프(차량 및 화물 진입로)가 열린 사실이 확인되며 고비를 맞았던 세월호 인양은 이날 램프 절단과 함께 9부능선을 넘었다. 선체가 온전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순간도 한걸음 한걸음 다가오고 있다.
■해수면 위로 오르다 멈춘 세월호…고비를 넘기다
세월호 인양의 최대 고비는 24일 새벽이었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오후 6시30분쯤 세월호 좌현에 있던 11m 길이 램프가 열려있음을 발견했다. 해수부는 램프가 해수면으로 쳐져있어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오후 8시부터 선체와 램프를 연결하는 경첩 4개를 절단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절단에 실패할 경우 소조기 마지막날인 24일 전까지 인양 및 거치작업을 완료하지 못하게 돼 인양작업이 수포로 돌아갈 우려가 있었다.
다행히 상하이샐비지 등 현장 작업자들이 밤샘작업 끝에 24일 오전 6시45분에 경첩 4개 절단을 완료했다. 23일 밤 해수면 위 10m에서 멈춰있던 인양된 세월호 선체 높이도 12m까지 높아졌다. 결국 오전 11시10분 해수부다 당초 목표했던 인양 높이인 해수면 위 13m까지 세월호가 떠올랐다.
세월호가 인양되는 동안에는 선체와 재킹바지선 사이에 고무폰툰 등 완충재를 투입하는 작업이 함께 진행됐다. 이어 바지선이 세월호를 들어올린 채로 이동할 수 있게 서로 고박하고 바지선을 고정시켰던 묘박줄 총 16개를 해저면에서 빼는 작업이 오후 2시까지 진행됐다.
[세월호 인양]‘돌발 변수’ 램프 절단에 밤샘작업··· 최대 고비 넘기고 ‘순항’
■3년 만의 항해, 소조기 작업 마무리
세월호를 묶은 바지선은 오후 4시55분 선체 거치를 기다리는 반잠수식 선박을 향해 출발했다. 총 5척의 예인선이 한몸이 된 세월호와 두 바지선을 끌어 움직여 3년만의 항해가 시작된 것이다. 오후 2시쯤 출발이 예상됐지만 조류의 흐름을 고려해 시간이 늦춰졌다. 내부의 미수습자들이 유실되지 않고 안전하게 반잠수식 선박에 실리려면 조류 등 기상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당초 반잠수식 선박은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북동쪽으로 약 1㎞ 떨어진 해상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수부는 지난 22일 반잠수식 선박 운영사인 네덜란드 도크와이즈 등과의 협의를 거쳐 침몰 현장 남동쪽 약 3㎞ 떨어진, 병풍도 3㎞ 인근 해상을 장소를 바꿨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당초 예정된 곳은 상하이샐비지와 논의해 결정한 곳인데, 도크와이즈 등과 추가 논의한 결과 조류가 더 약하고 선체 거치가 더 안전한 곳이 있다는 판단을 하게돼 장소를 이동했다”고 말했다.
약 2시간의 이동 끝에 도착한 바지선은 반잠수식 선박과 세월호 선체의 위치를 맞추기 위한 조정작업에 들어갔다. 이윽고 바지선은 위치를 잡고 세월호를 묶어냈던 와이어 등 고박장치들을 풀어냈다. 대기하던 반잠수식 선박도 조금씩 해수면 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월호 선체를 맞이했다. 4시간여가 걸리는 거치작업이 끝나며 파도가 잔잔한 소조기 내에 끝내야 할 작업들이 마무리됐다.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유출된 기름이 떠다니고 있다. 진도/정지윤기자
■9부능선 넘은 세월호 인양작업 의미는?
거치가 끝난 세월호는 약 사흘간 내부에 차있던 바닷물을 빼내며 선체 전부를 드러내게 된다. 목포신항으로 가기 전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묶는 절차도 남았다. 다만 이 작업들은 소조기가 아닐 때도 가능한 작업으로, 이날 작업으로 세월호 인양은 구부능선을 넘긴 셈이다.
해수부는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 위에 거치된 뒤 선체의 안전도·위해도를 파악하고 갑판이 바닷물 등으로 미끄럽지 않은 경우, 미수습자 가족들이 선박 위에 올라 선체를 직접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이 세월호 참사의 현장을 직접 목도하게 된다.
이어 목포신항에 세월호가 거치되고 나면, 국회와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 8명을 중심으로 선체 조사가 시작된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등의 활동에도 3년간 선체를 볼 수 없어 중단됐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된다.
▲ 세월호, 반잠수정 선박으로 이동 준비중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수면위 13m까지 올라온 세월호가 2척의 잭킹바지선에 와이어로 묶여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을 기다리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후 4시께 3㎞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으로 본격 이동한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본인양 시작 7시간 만에 물밖으로 모습 드러내
오전 4시47분 육안으로 확인 가능할 정도로 올라와 한겨레
1073일 만에 마침내 세월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오전 3시45분 세월호 구조물 일부가 수면 위에서 관측됐다”고 밝혔다.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스태빌라이저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본인양을 시작한 지 7시간 만에 세월호가 바다를 뚫고 나왔다. 오전 4시47분에는 세월호가 해저면에서 높이 약 22m까지 올라왔고, 수면 위로 올라온 본체가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고 해수부가 전했다.
세월호 본인양은 22일 오후 8시50분부터 밤새도록 계속됐다. 인양 6시간 만인 오전 3시 세월호 선체가 해저면 높이 약 18.2m 까지 인양되고, 수면까지 약 3.8m 남은 상태였다. 해수부는 세월호가 수면 위로 나오려면 1~2시간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45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세월호 선체가 처참한 모습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073일째다. 2017.3.23 사진 해양수산부 제공
본인양의 핵심은 세월호 선체 윗부분이 바다 위로 약 13미터 떠오를 때까지 들어 올리는 것이다. 수심 44미터 바닥에 옆으로 누워 있는 세월호의 높이는 22미터다. 선체 가운데 수중에 9미터, 13미터를 물 위로 올라오게 하려면 35미터 정도를 끌어 올려야 한다. 정부는 계속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세월호가 물 위 13m까지 들어 올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일 오후 진도 동거차도 세월호 지킴이 텐트에서 유가족 활동가 언론 등 이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있다. 진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세월호가 충분히 올라오면 재킹바지선에 고정시켜 전남 진도 동거차도 근처에 있는 반잠수식 선박까지 가야 한다. 재킹바지선과 연결된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기고, 목포로 떠날 준비를 하는 데만 6일 정도 소요된다. 66개 인양줄(와이어)을 제거하고,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고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성공하면 인양의 ‘9부 능선’을 넘어선 것이다. 반잠수식 선박은 87㎞ 떨어져 있는 목포신항까지 세월호를 옮겨 내려놓게 되는데, 이 과정이 5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양 절차가 무사히 진행되면 2주쯤 뒤에 목포에서 세월호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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