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사진공동취재단

특검 수사 긍정적 변수? 

‘박근혜 뇌물죄’ 특검 수사 협조자로 돌아선 장시호

특검, ‘제2의 최순실 태블릿’ 확보해 뇌물죄 수사 파상공세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연루된 ‘뇌물죄’ 입증을 위한 파상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씨의 조카 장시호(37)씨가 특검의 협조자로 돌아서면서 일정 부분 수사의 동력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특검은 장씨로부터 최씨가 사용하던 태블릿PC를 추가로 확보해 최씨 일가에 대한 삼성의 자금 지원 관련 증거 수십 건을 확보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특검팀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지난주 특정 피의자의 변호인으로부터 검찰에 제출된 최씨의 태블릿PC와 다른 태블릿PC를 임의제출 받았다”며 “이 태블릿PC를 분석한 결과 최씨의 독일 코레스포츠 설립 및 삼성 지원금 수수와 관련한 다수 이메일, 대통령 주재 말씀자료 중간 수정본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태블릿PC는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측으로부터 지난 5일 제출받았다. 특검팀이 이 태블릿PC의 사용자 정보와 연락처 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 최씨 소유였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대변인은 “제출받은 태블릿PC는 JTBC가 보도한 것과 다른 것”이라며 “제출자는 최씨가 2015년 7월경부터 11월경까지 사용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는 최씨의 독일 법인 비덱스포츠 전신인 코레스포츠와 삼성 간 200억원대 승마지원 계약이 발효된 시점과 일치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 7월 ‘2018년 아시안게임과 세계승마대회에 앞서 선수들의 해외 훈련을 포함한 승마 팀의 발전’을 명목으로 그해 8월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200억6천만원 가량의 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 명시된 삼성 측 대리인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이다.

이 계약은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던 시점인 지난해 9월까지 유지됐다. 그때까지 삼성이 지원한 돈은 78억원 가량이다.

특검은 태블릿PC 사용 시기가 박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독대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임기 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와 함께 최씨의 문화재단 지원에 대한 요구사항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승마지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취지의 질책성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독대 이후 경영권 승계 과정 중 하나였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코레스포츠-삼성의 200억대 계약이 차례로 진행됐다.

특검은 일단 장씨 측으로부터 확보한 증거들 중 대가성을 인지할 수 있는 부분들을 착목, 마무리 단계로 치닫고 있는 박 대통령과 최씨, 이 부회장에 대한 뇌물죄 수사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시호의 입장변화, 왜?

태블릿PC는 장씨와 변호인 논의에 따라 자발적으로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장씨가 최씨의 뇌물죄를 입증하고자 하는 특검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굳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공판에서 장씨 측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16억원대 삼성 측 지원을 두고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뇌물’일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장씨 측 변호인은 당시 “특검의 뇌물죄 수사 과정을 지켜보며 의견을 밝히는 수준으로 사실관계를 다퉈볼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장씨에 대한 삼성 측 지원이 ‘뇌물’이라는 점이 확인될 경우 강요 혐의로 현재 진행 중인 재판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장씨는 재판에서 형식적으로 강요 혐의를 인정한 상태지만, 특검 수사 내용에 따라 사실관계가 참작될 경우 강요죄를 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