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코리아뉴스 | 이재명 대선출마 선언 시계공장에 다시 선 ‘노동자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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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1-23 19:16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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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오리엔트 공장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이재명 대선출마 선언 : 소년공과 어머니, 공정국가
시계공장에 다시 선 ‘노동자 출신’ 이재명의 대선 도전 민중의소리 남소연 기자 nsy@vop.co.kr
시계공장에서 일한 10대 소년공이 40여 년이 지난 후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겠다"며 공장 앞에 다시 섰다. 그는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3일 어린 시절 일했던 경기도 성남시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 1964년생인 이 시장은 10대였던 1979년부터 2년간 이 공장에서 일했다. 그는 유년시절 여러 공장에서 일하며 신체 곳곳에 각종 산업재해 사고를 겪기도 했다. "과거의 어둠과 절망을 걷어내고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대여정을 시작"하는 곳으로 시계공장을 택한 이유이다.
출마선언에는 1천여 명의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이 시장 지지모임인 '손가락혁명군'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손피켓을 들며 이 시장을 연호했다. 이 시장을 지원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진·정성호 의원과 함께 대변인 격인 제윤경 의원, 김기준 전 의원도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이 시장 가족들이 곁에서 힘을 실어줬다. 이 시장은 어머니의 휠체어를 직접 밀며 입장했다. 이 시장의 어머니와 아내, 아들, 누나, 둘째 형, 막내 남동생은 이 시장의 출마선언을 상기된 표정으로 지켜봤다.
소년공과 시계공장, 그리고 가족들:이재명이 울컥한 이유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 성남 오리엔트 공장 앞마당에서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어머니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무대에 오르기 전, 이 시장은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부둥켜안았다. 이 시장의 출마선언문에서도 어머니를 향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어려웠던 자신의 유년 환경을 설명하며 어머니를 소개한 대목에서는 중간중간 목이 메여 연설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이 시장은 어머니에 대해 "솜털이 남아있는 고사리손 아들을 시커먼 고무공장까지 바래다준 어머니는 상대원 시장 화장실 앞에서 휴지를 팔았다"며 "시장 화장실에서 밤 열 시가 넘어 퇴근하시고도 철야를 마치고 새벽 4시가 되어야 귀가하는 어린 아들을 기다려 줬다"고 소개했다.
이 시장은 "고된 밭일로도 자식들 먹여 살리기 어려워 약장사에 밀주까지 팔면서 힘겨운 삶의 무게에 부엌 구석에서 몰래 흐느끼시던 어머니, 고무공장 샌드페이퍼에 깎여 피가 배어 나오는 제 손바닥을 보고 또 울었다"며 "벨트에 감겨들어 뭉개져 버린 제 손가락을 보고 또 우셨고 프레스 사고로 비틀어져 버린 제 왼팔을 보고 또 우셨고, 단칸방 가족들이 잠들었을 때 마당에 물통을 엎어놓고 공부하던 저를 보고 우셨고 장애와 인생을 비관해 극단적 시도를 두 번이나 하는 저를 보고 또 우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광부로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로 일하다 추락사고로 다리를 절단한 강원도 큰 형,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누나, 청소회사 직원인 둘째 형,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동생, 상대원 시장 청소부로 일하다 돌아가신 아버지, 야쿠르트 배달원을 거쳐 건물 청소 일을 하다 2년 전 새벽 과로로 세상을 떠난 여동생을 차례로 소개했다.
이 시장은 "제 모든 판단과 행동과 정책은 제 삶의 경험과 가족, 이웃의 현실에서 나온다"며 "약자의 희생으로 호의호식할 수 없었고, 빼앗기지 않고 누구나 공정한 환경에서 함께 잘 사는 것이 저의 행복이기 때문에 저는 저의 행복을 위해 싸웠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그러므로 저의 약속은 스스로의 다짐일 뿐 누군가에 대한 제안이 아니다"라며 "그래서 그 약속은 거짓일 수도, 포기할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공장에서 코 흘리며 일하던 꼬맹이 노동자가 대한민국 대통령 선호도 3위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며 "나를 둘러싼 주변 가족, 동료, 이웃들이 언제나 사회적 약자들이었기 때문에 그 생각을 하면서 감정적으로 흔들렸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이재명 정부에선 박근혜-이재용 사면 없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오리엔트 공장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이 시장이 출정식을 통해 강조한 것은 '적폐청산'과 '공정국가'였다. 기자회견 중 지지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환호가 터져 나왔던 대목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그는 "1987년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군부독재를 해체했던 것처럼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이 시대 최고권력 재벌체제를 해체해야 한다"며 "재벌가의 불법과 탈법, 횡포를 엄히 금하고 철저히 단죄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등 경제주체들의 공정경쟁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거대 기득권 재벌체제, 정치를 쥐어흔드는 법 위의 '삼성 족벌체제'를 누가 해체할 수 있겠나"라며 "기득권과 금기에 끊임없이 도전해 승리했고 재벌과 아무 연고도, 이해관계도 없는 저야말로 재벌체제 해체로 공정경제를 만들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필생의 꿈이다. 강자이든 약자이든 법 앞에 평등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며 "이 자리에서 분명히 약속한다. '이재명 정부'에선 박근혜와 이재용의 사면 같은 것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삼성 재벌 등 불의한 기득권에 도전하고 이겨 낼 이재명, 그 이재명과 함께 새로운 나라 건설에 나서 주지 않겠는가"라며 "'적폐청산 공정국가 건설'이라는 내 꿈이 곧 국민의 꿈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고 역설했다.
이 시장은 간담회에서도 자신이 '재벌해체'의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그는 "(국민들이) 실제로 대한민국을 바꿀 후보를 선택한다면 나를 선택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바꾸려면 기득권자와 싸워야 하고 기득권의 핵은 재벌이다. 그 재벌 중에서도 삼성이 핵인데 삼성과 싸워서 이겨낼 사람은 바로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이재명의 든든한 지지자 '손가락혁명군'
영하의 날씨에도 열띤 SNS 생중계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경기 성남 오리엔트 공장 앞마당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한 뒤 각계각층의 지지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출정식의 또 다른 주역은 바로 '손가락혁명군'이라 불리는 이 시장 지지자들이었다. '손가락혁명군'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그의 지지자 모임을 지칭한다.
평소 이 시장과 SNS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이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았다. 손가락혁명군들은 출정식 현장을 동영상으로 담거나 SNS를 활용해 생중계를 했다. 사회를 맡은 김영진 의원도 "모두 스마트폰을 꺼내서 포털사이트에 '이재명' 세 글자를 검색하자"고 재치있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추운 날씨로 손이 언 이 시장은 인쇄해 온 선언문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손가락혁명군들이 '후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들은 이 시장이 공장 입구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이재명'을 환호하며 맞이했다. 가슴에는 '손가락혁명군'이라고 적힌 배지를 달고, 공장 곳곳을 누비며 이 시장을 응원하는 손피켓을 나눠줬다. 1시간30여분 가량 진행된 출정식이었으나 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 시장 역시 공식적인 출정식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감사를 표했다.
한편, 이 시장은 출마 선언 직후 첫 일정으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농성장을 방문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목숨을 잃은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 씨와 모친 김시녀 씨 등을 만나 위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출마 선언을 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반올림농성장을 찾아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및 가족들을 만나고 있다.ⓒ정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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