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27일 한국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아 자체 웹사이트에 공개한 일급비밀(Top Secret) 전문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전문은 피터 페이스 육군성 장관이 트루먼 대통령의 무력사용 승인 결정을 더글러스 맥아더 극동사령관에게 전달한 것이었다.

제목은 '한국 상황'(Korean Situation)이었다. 때는 1950년 6월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무력 공격을 격퇴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한국에 제공할 것을 회원국에 권고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한 직후다.

 

이 전문은 아울러 트루먼 대통령이 전쟁 발발 당일인 25일 오후 8시30분께 ‘브랜디드 프룻 컵을 시작으로 튀긴 닭가슴살, 건포도 젤리, 크림 그레이비, 가늘게 썬 감자튀김, 버터 바른 아스파라거스, 스캘럽트 토마토스, 핫 비스킷, 바닐라 아이스크림, 초콜릿 소스, 컵 케이크’등으로 만찬을 하면서 한국전쟁에 대한 참전 결정을 내리는 회의를 시작했다는 것도 담고 있다.

한국전쟁 시 한국군이 전쟁할 능력도 전쟁할 의지도 없었다는 전문의 이 대목은 한국전쟁 초기 상황과 한국군의 대처 능력에 대한 미군의 공식적 평가인 셈이다. 이 대목에는 “(한국의)완전한 붕괴도 가능하다"는 평가도 들어있다.

  

햔국전쟁 시 한국군은 전쟁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평가한 전문은 한국전쟁에 미국이 개입을 하게 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잘 설명해준다.

 

이 대목은 아울러 최근 부각한 ‘이승만 일본 망명요청설’과도 연동될 만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승만 일본 망명요청설’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으로 망명하려 했던 근본적 이유 중에 하나를 설명해주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KBS는 야마구치 현 도서관에서 찾았다는 야마구치 현의 공식 역사 기록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이 야마구치 현 지사에게 한국 정부가 한국전쟁 발발 2일 뒤 6만 명 규모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 현에 세우고 싶다'고 알려왔다며 가능한지 물었다는 것이었다.

 

당시 ‘다나카' 지사는 처음에는 '일본 주민들도 배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어렵다‘는 답변을 했지만 수용인원을 5만명으로 조정해 수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KBS는 당시 야마구치 현이 `조선정보실'이라는 별도 부서를 만들어 한국전 발발 이틀 전, '북한 남침 위험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하는 등 한국전쟁 전반 상황을 총리 등 정부 각료들에게 수시로 보고했다는 것도 보도했다.

 

KBS는 이어 미 군정 기록을 ‘이승만 일본 망명요청설’의 또 하나의 근거로 제시했다. 다나카 지사가 작성해 미 군정에 제출한 계획서가 그것이었다.

 

그에 따르면 '다나카' 지사는 “야마구치 현 아부 등 4개 지역에 20개의 피난 캠프를 만들고,임시 막사 1곳에 200명씩, 모두 250개 막사에 5만 명을 수용하겠다‘는 영문 계획서를 미 군정에 제출하고,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이었다.

 

요청만 있었을 뿐 결국에는 실행되지 못했다는 ‘이승만 일본 망명요청설’은 그러나 곧바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논란의 중심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조혜자(73)씨가 섰다. 조씨는 25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일본에 있다는 자료는 북한이나 조총련의 조작일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물론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승만 일본 망명요청설’을 보도한 KBS에 대해서는 “종북빨갱이 소굴”이라고 비난했다.

 

조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승만 일본 망명요청설’의 진원지는 북한이며 이를 공영방송이 그대로 보도한 것은 “대한민국 역사 정체성을 무시”하는 것으로 된다.

 

공개된 미 일급비밀 전문과 연동돼 보이는 듯한 ‘이승만 일본 망명요청설’은 역사연구가들이 밝혀야 할 중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