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코레아뉴스 | 장대비 속 열린 남북여자축구, 공동 응원 직접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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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5-21 17:2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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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 속 열린 남북여자축구…공동 응원 직접관람기
20일 오후 7시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수원FC 위민과 평양을 연고지로 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 간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이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 ▲ 운동장에 입장한 선수들. © 이재강 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
AFC는 각국 도시를 연고지로 하는 여자 축구팀의 경기를 주관한다. 사전에 시민단체가 주관하고 통일부가 지원하는 공동 응원단 참가를 신청해 경기를 관람했다.
여기서 공동 응원은 수원FC 위민,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 양쪽을 다 응원한다는 의미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통일의 상대가 아닌 개별 국가로 규정하고 적대 국가라고 표현하는 가운데 이뤄진 경기라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북한 선수의 한국 방문은 2018년 12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경기 이후 8년 만이며, 축구 종목으로 한정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운동장에 도착해 주변을 쭉 둘러보니 이날 경기를 알리는 현수막과 양 팀의 상징 로고가 큼지막하게 들어왔다. 수원FC 위민 선수들이 탄 버스가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 오늘 진짜로 경기를 하는구나’ 실감이 들었다.
이날 운동장은 북새통이었는데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부스에서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확인하고 입장권과 간식거리를 받았다. 운동장 측이 수원FC 위민, 내고향의 상징이 담긴 응원 깃발을 무작위로 나눠줬는데 내고향 깃발을 받았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 주변을 둘러보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보니까 (선수들의 기량은) 다 똑같아. 누가 잘하는지 모르겠어. 감독이 중요하다.”
젊은 남성 두 명은 경기가 시작하기 전 위처럼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근처의 젊은 여성은 입장 시간인 6시가 되자 남성들에게 “이제 입장하러 가볼까요?”라고 힘차게 제안했다.
운동장 안으로 들어가서는 한 관중에게 소감을 물었다.
“아내가 수원에서 여성연합회 활동을 해서 그 사이트(경기 신청을 받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소개해 줬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신청해서 왔습니다. 평양이 연고지인 팀하고 수원이 연고지인 팀이 이렇게 여자 축구 경기를 하니까, 기분은 좋습니다. 남북을 떠나서 똑같은 말 하는 사람끼리 축구한다는 게. 그리고 재밌을 것 같아요. 서로 접전할 때도 같은 말을 하니까. ‘이쪽으로 줘’ 그렇게 얘기 서로는 못 할 것 같아요. 다 알아들으니까요.”
-수원에 사는 60대 남성 김 씨의 말.
공동 응원단은 운동장 동문으로 입장해 따로 정해진 자리 없이 자유롭게 앉을 수 있었다. 맞은편에는 수원FC 위민 응원단이 앉아 있어서 공동 응원단과 서로 마주 볼 수 있게 돼 있었다.
“난 평생 축구장 처음 와 봐 허허허. 이야 대단하다 우와!”
바로 옆자리에 앉은 장년 남성은 촘촘히 들어찬 관객을 올려다보며 감탄을 쏟아냈다.
‘나 때는 말이야’라는 식으로 자신의 어린 시절 축구 시합 추억을 얘기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빗줄기 속에서도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였다.
앉은 자리에서는 경기 흐름이 아주 잘 보였다.
경기 극초반은 수원FC 위민이 맹공을 몰아붙였고 내고향이 수비에 집중하는 양상이었다. 그러다가 내고향의 골이 상대 골망을 흔들기도 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효가 됐다.
장대비가 갈수록 굵어지는 가운데 관중들이 선수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외쳤다.
“수원!”
“내고향!”
“잘해라!”
“침착해!”
“서로 다치지 않게!”
전반전은 수원FC 위민이 다소 우세한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서 7시 47분에 마무리됐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나선 서로를 향해 골망이 열리지 않던 경기 흐름이 뒤집어졌다.
후반전 초반에 수원FC 위민의 스즈키 하루히 선수가 골을 넣어 앞서가는 듯했는데, 금세 내고향의 최금옥 선수가 헤딩골로 따라붙어 1대 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수원FC 위민 측 골대 앞 난전 속에서 내고향의 김경영 선수가 차 넣은 공이 골망을 흔들었다.
8시 33분 기준 관중 수는 5,763명이었고 운동장 전체 의석의 3분의 2가 차 있었다. 관중들은 공이 상대측 골대로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을 보며 탄성을 지르기도, 안타까워 하기도 하면서 경기를 관람했다.
후반전이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수원FC 위민의 지소연 선수가 패널티킥을 실축했다. 수원FC 위민이 후반전 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내고향이 2대 1로 승리를 굳혔다.
내고향은 후보 선수들까지 운동장으로 나와 빗물 속에서 껴안고 환호하며 온몸으로 승리를 만끽했다.
관중들은 수원FC 위민과 내고향 선수들 모두에게 잘했다고 힘찬 박수를 보냈다.
수원이 연고지인 수원FC 위민 선수들과 팬들이 아쉬울 거란 마음이 드는 한편, 내고향의 경기를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 설렌다는 감정도 함께 들었다.
또 장대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선수들이 더 좋은 승부를 펼치고 응원도 훨씬 기세 좋게 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남았다.
오는 23일에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내고향과 도쿄 베르디 벨라자 간 결승전이 열린다.
공동 응원단은 23일에도 운동장을 찾아 내고향을 응원할 예정이다. ‘북일전’에 또다시 세간의 관심이 쏠릴 듯하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경기가 끝나고 “수원팀에는 위로의 박수를 보내고, 내고향팀은 우승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수원팀을 꺾고 (내고향팀이) 결승에 진출했는데 일본과 결승에서 맞붙는다”, “많이 응원해 주시고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 ▲ 수원종합운동장. © 박명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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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중들이 입장권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 박명훈 기자 |
![]() ▲ 경기 시작 전 기세를 높이는 수원FC 위민 선수들. © 이재강 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
![]() ▲ 경기 시작 전 기세를 높이는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 © 이재강 민주당 국회의원 페이스북 |
![]() ▲ 관중들이 경기장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펼쳤다. © 한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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