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라는 무기
아직 자유가 자유일 때
그 자유를 위해 싸운 이들은 숨어서
‘자유’ 그 어여쁜 이름을 추앙하다
끌려가 고문당하고 피 흘리고 죽어야 했다
오늘 자유와 인권이
자유와 인권을 유린하는
제국주의의 종말기에 이르러
자유 자유 자유라는 장신구를
주렁주렁 매달고 확성기 앞에서
떠드는 자들은 결국
학살전쟁을 부르더라.
그러니 오늘 네가 부르짖는 자유는
전쟁의 나팔소리
숱한 무덤 위로 흐르는 출정가.
그러나 이번엔
‘더럽혀진 자유’와 더불어
너도 꼭 죽을 것이다,
무덤도 십자가도 진혼곡도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