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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코레아뉴스 | 삶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 길을 넓힌 어머님,배은심 여사 서울 추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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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1-11 08:4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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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 길을 넓힌 어머님”..배은심 여사 서울 추도식

김 영 란 기자 : 자주시보

▲ 10일 저녁 7시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님 사회장 서울 추도식'이 엄수됐다.   © 김영란 기자

  

▲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 있는 이한열 열사 동판.  © 김영란 기자

 

▲ 민중의례를 하는 추도식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마른잎 다시 살아나 푸르른 하늘을 보네/ 마른잎 다시 살아나 이 강산은 푸르러”

 

87년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며 불렀던 이 노래가 10일 밤 다시 연세대학교 교정에 울려 퍼졌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서울 추도식에서 ‘청송대, 86백양콰이어, 6월 합창단’은 합창으로 배은심 여사에게 이 노래를 바쳤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연세대학교 민주동문회,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 서울 추도식’은 이날 저녁 7시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엄수됐다. 이날 배은심 여사의 추도식은 서울과 광주에서 동시에 거행됐다. 

 

▲ ‘청송대, 86백양콰이어, 6월 합창단’이 추도식에서 '마른잎 다시 살아나'를 합창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이날 추도식에는 약 250여 명의 시민과 대학생이 참석했으며, 손에는 모두 촛불이 들려 있었다.

 

배은심 여사 약력 소개에 이어 배은심 여사가 생전에 즐겨 불렀던 노래 ‘사노라면’과 육성이 추도식장에 울려 퍼졌다. 특히 세월호참사 유족들과 5.18묘역에서 만나 아픔과 위로를 건넨 배은심 여사의 육성이 나오자 추도식 참가자들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평범한 주부셨던 고 배은심 여사는 아들 이한열 열사의 뒤를 이어 아들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고자 한평생 민주화운동에 헌신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선 이사장은 “고인은 최근까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분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고 예우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며 국회 앞 농성에 참여하셨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희생되신 분들이 국가유공자로 정당하게 인정받는 것을 바라셨던 고인의 마지막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도 온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라며 배은심 여사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밝혔다.

 

지선 이사장은 광주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해 이원영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가 대독했다. 

 

▲ 김거성 전 이한열기념사업회 상임이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이어 김거성 전 이한열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어머니, 1987년 이한열 군 소생을 위한 기도회 때부터 민주국민장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진 35년을 추모사업회, 기념사업회, 유가협 그리고 가까이 뵙고 모시고 했는데 퇴원하셨다기에 마땅히 일어나실 줄 알았다”라고 추도사를 시작했다. 

 

이어 김 전 상임이사는 “이 자리에 모인 우리에게 오늘이 87년 그날이다. 어머님의 해맑은 웃음의 그날을 위해 노래를 불러 드렸지만, 어머님께 참 웃음을 드리지 못했다. 죄송하다. 그렇지만 다시 다짐한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어머님의 해맑은 웃음의 그날을 위해. 고맙습니다, 배은심 어머님. 사랑합니다, 우리 어머님”이라고 추도사를 했다. 

 

그리고 박병언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이사장이 추도사를 했다. 연세대학교에 다니던 노수석 열사는 1996년 3월 한총련 등록금 투쟁 당시 경찰의 폭력으로 사망했다. 박 이사장은 당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이었다. 

 

박 이사장은 “어머님께서는 처음은 이한열의 어머니로 시작하셨을지 모르지만, 전국의 현장에서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시면서 당신 자신이 민주주의 활동가로 살아가셨음을 목격하게 된다. 어제(9일) 어머님의 갑작스러운 부고 이후에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 수많은 고백이 올라왔다. 어머님께서 잡아주신 손에 관한 이야기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과연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었구나, 다시 한번 무겁게 느낀다. 시국이 좋을 때 집회 참여한 인원이 수를 헤아릴 수없이 많을 때 배은심 어머님의 모습은 잘 보이시지 않으셨던 것 같다. 구석에 그냥 앉아계셨다. 하지만 어머님은 어렵고 초라한 자리에 늘 함께 해주셨다”라고 배은심 여사를 떠올렸다.      

 

▲ 김새봄 열의걸음 대표. 열의걸음은 이한열 열사의 삶을 따라 배우는 연세대학교 동아리이다.   © 김영란 기자.

 

이날 추도식에는 이한열 열사의 발자취를 따르는 동아리 열의걸음 대표가 추도사를 했다. 

 

김새봄 열의걸음 대표는 “학생들을 누구보다 아끼셨던 분이다. 5월 광주를 찾아가면 무더운 날씨에도 버선발로 달려오셨다. 망월동 묘역 앞에서 커다란 수박을 쪼개서 한 명씩 손에 쥐여주시고, 아이스크림 사 먹으라고 쌈짓돈을 꺼내주셨다”라고 배은심 여사를 떠올렸다.

 

김 대표는 “배은심 어머니, 이한열 선배님 그리고 다른 열사분들이 바라시던 세상은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다. 하루평균 7명, 1년에 2천 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어간다. 고착화된 사회불평등에 코로나19 위기까지 겹쳐 가진 것 없는 사람들부터 길거리에 나앉고 있다. 분단된 나라에 사는 설움으로 소성리 주민은 터전을 잃고 젊은 사람들은 군대에 청춘을 빼앗긴다. 모순된 사회 구조의 소용돌이 속에서 희망이 없는 청년들은 행복한 인간관계 대신 쓸쓸한 죽음을 택한다”라고 현실을 짚으며 “열사들이 물려준 유산은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라 이 뒤집힌 세상을 바꿔야 하는 이유와 어떠한 시련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이다. 배은심 어머님은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 한켠에 자신감을 주시는 든든한 분이었다. 어머님의 가르침 따라 우리 시대의 일을 묵묵히 해내는 청년으로 살아가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송경용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추도사를 통해 “아들 이한열 열사는 죽음으로 민주주의 문을 열었다. 배은심 어머님은 치열한 삶으로 민주주의 길을 넓혀오셨다. 이한열의 어머니로서 이 땅의 모든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젊은이들의 어머니로서, 슬픔을 당한 고통을 당한 모든 어머니로서 참으로 거룩한 일생을 사셨다. 이제 우리는 어머님의 일생을 기억하고 어머님께서 남겨주신 숙제를 따박따박 실천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인숙 연세민주동문회 회장은 유족을 대신에 추도식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추도식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배은심 여사의 영전에 헌화하며, 여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 민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 서울 추도식.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배은심 여사 영전에 헌화하는 시민.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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