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략국가, 북한의 참모습을 마주하다

안타깝게도 북한을 다룬 책은 출판사나 서점에서 인기가 없다. 

많은 이들이 북한에 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고 이와 다른 정보가 다가오면 불편함을 느낀다. 

국가보안법이 만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 두터운 얼음벽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이가 있다. 

벌써 여러 편의 북한 관련 책을 써낸 김광수 정치학 박사다. 

지금까지 써온 책의 제목만 봐도 국가보안법이라는 두터운 얼음벽에 정면으로 맞서왔음을 인정하게 된다.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2021), 『수령국가』(2015),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 ….

이번에 김광수 박사가 새로운 책으로 국가보안법에 도전한다. 

『전략국가, 조선 민주주의인민공화국 - 유폐된 북의 참모습을 마주하다』(선인)

© 선인

저자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서 영감을 얻어 이 책을 구상했다고 한다. 

신화 속 프로크루스테스는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아 자신의 쇠침대에 눕힌 뒤 행인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행인의 몸을 잡아 늘여 죽이고, 행인의 키가 침대 길이보다 길면 다리를 잘라 죽인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반북·반공·혐북의 시각에 맞게만 북한을 바라보려 한다. 

하지만 북한은 늘일 수도, 줄일 수도 없는 존재이며 프로크루스테스와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 북한을 제대로 볼 수 없으며 늘 북한에 관해 틀릴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동안 이 ‘틀림’을 바로잡기 위한 시도를 해왔고 이번 책도 그 일환이다. 

또한 저자는 철저한 동양적 사고에 기반한 ‘열린 시각’을 선보이고자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 집단사회)’적 시선으로 북한을 들여다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여러 고정관념을 반문한다. 

‘가난하다＝국가멸망’, 그럼 북한보다 더 가난한 국가(동남아 일부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들은 왜 국가멸망이 일어나지 않지?

‘식량부족＝아사자 속출’, 북한의 식량자급률은 90%, 반면 대한민국 식량자급률은 20% 내외인데, 왜 아사자는 대한민국이 아닌, 북한에서 일어나지?

‘체제이탈자 증가＝체제 붕괴’, 그럼 북한보다 체제이탈자가 훨씬 더 많은 쿠바는 왜 체제가 붕괴하지 않지? 또한 여러 이유로 대한민국이 싫어 이민 가는, 엄밀히 말해 이민도 체제이탈자 개념과 같다. 그 수가 해마다 1천 명 내외인데, 왜 대한민국은 체제 붕괴가 되지 않지? 

‘가난한 국가＝북한’, 기준이 뭘까? 북한은 3대 의식주 개념, 즉 의료, 주거, 교육이 국가에서 무상으로 지원되는 복지시스템인데, 이를 자본주의적 지표인 돈으로 계산하면? 그런데도 과연 가난할까? 

북한은 왜 핵을 그토록 갖고 싶었을까? 이를 기존의 전략국가 개념과는 다른, 즉 패권적 무기가 아닌 핵 없는 인류를 실현해 낼 전략국가의 길을 가고자 할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아가면서 현시기 북한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와 목적에 대해 근본적 이해를 내오고, 그 바탕에서 북한 체제가 갖는 나름의 견고성과 특징, 북한이 미국과의 체제 대결에서 승리해 ‘전략국가’로 명명되는 과정에 관한 심층적 분석을 대한민국 학자로서는 정말 드물게 집필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다소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감정은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북한을 몰라도 너무나 몰랐나?’에 대한 반문이어야 하고, 알게 모르게 체질화되어 있는 체제 우월적 사고에 포획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거나 평소 무조건적인 북한 폄훼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자문하고 성찰하는 계기가 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