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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코리아뉴스 | 세계 농민들 ‘WTO 상여’ 불태우며, “식량은 인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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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2-19 14:0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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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원들이 17일(현지시간) 제10차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WTO 해체를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전세계 농민운동가들이 17일(현지시간) 제10차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WTO 해체를 촉구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세계 농민들 ‘WTO 상여’ 불태우며, “식량은 인권이다”

WTO 각료회의 맞어 나이로비서 거리 시위     케냐 나이로비 = 홍민철 기자

전세계 농민운동가들이 17일(현지시간) 제10차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WTO 장례식'을 진행했다. 한국투쟁단이 제작한 'WTO 상여'를 하원오 투쟁단장이 이끌고 있다.
 
세계각국에서 모인 농민운동가들이 제 10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케냐 나이로비에서 'WTO 장례식'을 진행했다. 현지 경찰은 대형 트럭과 병력을 동원해 협상장으로 향하는 투쟁단을 막았다.
 
17일(현지시간)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으로 구성된 한국투쟁단을 비롯한 세계농민운동가들은 케냐 나이로비 시내를 행진하며 WTO 해체를 촉구했다.
 
이들은 각료회의가 열리고 있는 케냐인터네셔널컨퍼런스센터(KICC)에서 약 2km 떨어진 우후루(Uhuru) 공원에서 집결해 협상장으로 향했다.
 
행진 대열 가장 앞자리에는 한국투쟁단이 현지에서 제작한 'WTO 상여'가 있었다. 상여 전면에는 'RIP WTO(WTO 임종, Rest In Peace WTO)'라고 적혀 있었다. 상여의 의미를 전해들은 각국 농민들은 자발적으로 상복을 입고 상여를 둘러멨다. 나이로비 시민들은 신기한 듯 상여와 상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농민들은 "WTO에게 'Rest in peace'(평화와 안식)는 과분하다"며 "'Root in hell(지옥의 근원)로 불러야 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의 상징적 구호가 된 "DOWN DOWN WTO"와 함께 "WTO, Root in hell"을 외치며 약 40여분간 협상장을 향해 행진했다.
 
대열이 협상장 바로 앞 타이파 로드(Taifa road)에 들어서자 행진 내내 지켜보기만 하던 경찰 책임자가 다가와 "돌아가라"고 말했다. 행진단은 "회의장으로 가겠다"며 항의하고 조금 더 나아갔다.
 
농민들이 전진하자 대형 경찰 트럭이 약 20cm 높이의 중앙분리대를 가로질러 돌진해 행진단 앞을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케냐 현지 투쟁단 중 한 명이 돌진한 트럭에 치일 뻔 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행진단은 반대편 차선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경찰 병력에 가로막혔다.
 
농민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인도에서온 카나시안은 "WTO는 비인간적인 조직으로 모든 인간들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며 "우리는 WTO를 향해 외친다 식량은 주권이다, 식량은 인권이다"라고 말했다. 투쟁단은 "WTO가 민중을 죽인다(WTO kills people)"라는 구호로 화답했다.
 
각료회의가 열리고 있는 KICC는 나이로비 시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초고층 원형 빌딩이다. 최상층부에는 'SAMSUNG' 이라고 적힌 초대형 광고 전광판이 건물을 빙 둘러 싸고 있다. 케냐 시민단체 연합인 '헌법구현을위한모임' 씨디 오티오 대표는 "우리는 회의장 꼭대기에 있는 삼성 마크를 더이상 보고 싶지 않다. 이제는 회의장 꼭대기에 민중의 깃발이 나부끼는 모습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지난 2003년 칸쿤 각료회의 장 앞에서 "WTO가 농민을 죽인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결한 이경해 열사를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라비아캄페시나 멕시코 대표는 "세상의 모든 가난한 자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 한국의 이경해 열사를 기억해야 한다"며 묵념의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묵념했다.
 
연좌농성을 하던 투쟁단은 경찰에 의해 가로막힌 협상장을 뒤로하고 다시 행진을 시작했다. 'WTO 상여'를 앞세운 농민들은 10여분간 더 행진해 톰 음보야 동상 앞에 도착했다. 톰 음보야는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민족운동의 지도자로 1969년 암살 당했다.
 
케냐 민족운동의 정기가 담긴 이곳에서 투쟁단은 상여를 불태우며 'WTO 장례식'을 가졌다. 케냐 시민단체 회원들과 아프리카권에서 온 운동가들은 망자의 명복을 빈다는 뜻의 스왈리어 '누에레 누에레'를 읊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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