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코레아뉴스 | 북한 핵무기가 세계 번영을 보장한다, 러시아 외무부장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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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2-13 07:55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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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가 세계 번영을 보장한다”…러시아 외무부장관 주장
서 도 영 자주시보 2월 12일 서울
현대 세계의 번영을 보장하는 주된(이 단어가 여기에 전적으로 적절하다고 확신합니다) 요소는 슬프게도 평양의 핵무기 보유입니다.”
2월 11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장관은 국가두마(하원) 질의응답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발언은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서방 중심의 세계 질서가 붕괴 직전인 현실을 직시한 냉철한 진단이다.
여기서 ‘번영’이란 자본주의적 성장이나 경제 지표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정학적 경쟁 속에서 대규모 전쟁을 피하고 안정적인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조건을 의미한다.
“슬프게도”라는 말을 덧붙인 이유는 그 균형이 폭력의 산물인 핵에 의존해야 한다는 모순적인 상황을 드러낸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핵독점을 통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망을 포기하지 않는 한, 평양의 핵은 그 야망을 저지하는 최후의 보루가 된다. 그의 말은 서방이 애써 외면해 왔던 비서방 국가들의 저항을 인정하는 선언이다.
라브로프의 발언을 이해하려면,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미국의 원자폭탄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폭탄은 2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을 즉사시켰고, 전쟁 종식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사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주역이었던 소련을 견제하고 아시아 패권을 장악하려는 미 제국주의의 폭력이었다.
그 후 1968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체결됐지만, 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중국 등 기존 핵보유국들의 특권을 영구화한 불평등 조약이었다. 비핵 국가들은 핵을 포기해야 했지만, 보유국들은 감축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세계에는 약 1만 2천 기 이상의 핵탄두가 남아 있다. 그중 약 90%를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약 5,200기, 러시아는 약 5,500기 수준이다. 북한은 약 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치만 보면 북한은 핵무기로 패권국과 겨룰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만, 핵무기는 그 성격상 단 한 기만으로도 큰 억지력을 가진다.
라브로프가 평양의 핵을 언급한 것은 이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핵은 도덕적 무기가 아니라 구조적 현실이다. 미국이 핵을 독점하던 시기, 세계는 안전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은 핵 우위를 바탕으로 수십 차례의 군사 개입을 감행했다. 1950년 한국전쟁, 1965년 베트남, 1991년 걸프전, 2003년 이라크, 2011년 리비아까지, 미국은 핵무기를 가진 채 비핵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였다. 핵은 전쟁을 막지 않았고, 핵 독점은 침략을 가능하게 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1990년대 이후 핵무기 개발을 중단했고, 국제사찰을 수용했다. 그럼에도 2003년 미국은 ‘대량파괴무기’라는 허위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전쟁 이후 대량파괴무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민간인 사망자는 수십만 명에서 많게는 백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는 2003년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서방과 화해했지만, 2011년 나토 공습 속에서 처참하게 살해됐다. 핵을 포기한 국가의 결말은 반복적으로 동일했다. 주권 상실, 체제 붕괴, 사회 파괴였다.
북한은 이 모든 사례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본 국가다. 1950년부터 3년간 이어진 전쟁 동안 미국은 북한 전역에 걸쳐 무차별 폭격을 감행했고, 민간인 사망자는 300만 명에 달했다. 미군의 네이팜탄과 대규모 융단폭격으로 북한의 도시 대부분은 폐허가 되었다. 북한의 핵 개발은 이 트라우마의 산물이며,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진 미국의 핵무기 위협에 대한 필연적인 반작용이었다.
2017년 7월 화성포 14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이 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며, 미국의 일방적 위협에 대한 실질적인 균형을 회복했다. 그 순간부터 미국의 ‘선제공격 옵션’은 현실성을 잃었다. 핵 균형이 성립되자, 북한을 향한 공개적 군사 위협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핵은 북한을 안전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미국을 조심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미국의 대통령은 그 순간부터 대화를 요청했으며 2차례의 정상회담까지 열렸다.
북한의 핵이 현대 세계의 번영을 보장한다는 말은, 북한이 세계를 지켜준다는 낭만적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제국주의의 일방적 폭력이 구조적으로 제약받는 조건을 의미한다.
미국은 전 세계에 약 750개 이상의 해외 군사기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군사비 지출은 약 9,600억 달러로 세계 전체의 약 37%를 차지했다. 이 거대한 미 제국의 전쟁 시스템이 북한을 향해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것이 바로 북한의 핵이다. 비용으로 따지면, 북한의 핵개발에 들어간 자원은 미국의 연간 군사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소수의 핵탄두가 수천억 달러짜리 패권 군사 체계를 견제하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면 한반도는 다시 미국의 전략적 전진기지가 된다.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는 미군의 군사 배치는 더 확대되고, 동북아는 새로운 군사 블록의 최전선이 된다. 이 지역은 세계 반도체 생산의 약 70% 이상, 전기차 배터리와 희토류 공급망의 핵심 축이다. 한반도의 불안정은 곧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이어진다. 북한의 핵은 단지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 구조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북한의 핵보유는 다극화 세계를 실질적으로 지탱한다.
라브로프가 “슬프게도”라고 말한 데는 핵 없는 평화가 이상적이지만, 제국주의가 살아 있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냉혹한 비판이 담겨 있다. 국제법은 약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국제기구는 강대국의 거부권 앞에서 무력하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에는 제재를 가하지만, 미국의 전쟁 범죄에는 침묵한다. 이 구조 속에서 약소국이 생존하는 유일한 방식은 스스로 억지력을 갖는 것이다. 북한은 러시아, 중국과의 전략적 연대를 통해 비서방 질서의 실질적 일부로 기능하고 있다.
북한의 사례는 이란, 베네수엘라,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에 명확한 메시지를 준다. 핵심은 도덕이 아니라 힘의 균형이라는 냉혹한 현실이다.
라브로프의 말은 결국 이런 의미다. 북한의 핵은 전쟁을 일으키는 무기가 아니라, 전쟁을 기획하는 제국주의를 멈춰 세우는 장치다. 그것은 평화를 약속하지 않지만, 침략을 어렵게 만든다. 정의로운 세계가 아니라, 최소한 파괴가 통제되는 세계를 가능하게 한다. 서방이 말하는 ‘규범’과 ‘국제법’이 실제로는 힘의 언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거울이 바로 북한의 핵이다. 북한의 핵은 “슬프게도”, 제국주의가 살아 있는 한 가장 현실적인 평화의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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