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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남북

문화 | [문화] - 장편실화 - 인생열차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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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5-13 02:0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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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회)
 
4. 사무친 실책
 
일생에 실책이 없는 사람이 있을가.
기계아닌 인간이기에 크든작든 누구에게나 실책은 있을진대 인생의 초엽에는 더욱 그러하리라.
 
비슈와나스에게도 그런적이 있었다.
리포터가 되여 돌아온 그 시간부터 비슈와나스는 새로운 기대감과 희망을 안고 하루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사람에게 있어서 하루는 천년맞잡이였다.
비슈와나스의 눈앞에는 《트리뷴》청사만이 얼른거렸고 또한 그 정문을 버젓이 드나드는 기자, 자기의 모습이 보여오기도 했다.
《트리뷴》은 그때 인디아에서 3번째로 큰 신문이였다. 오늘도 이 신문은 100여년의 력사를 자랑하는 일간신문으로서 그 명예를 잃지 않고있다.
다음날 비슈와나스는 너무 기뻐 종내 수업에 한강의 빠지고 2시전에 《트리뷴》으로 갔다. 그러나 부서에 책임자는 없고 다른 사람이 부장은 4시에 온다고 알려주는것이였다. 1시반에 도착한 비슈와나스는 2시간반을 기다리자니 2년반이 걸리는것 같았다.
그는 계속 1초1초 시간만 들여다보며 안절부절하였다. 4시에 정말 키꺽다리부장이 들어왔다. 그는 기다리는 비슈와나스를 보더니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너 내가 항상 여기에 붙어있다고 생각지 말아. 내 직업은 시내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취재하는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갔다가 6시에 오라고 하는것이였다. 그때에 같이 1시간반쯤 시내를 돌아다녀보자는것이다.
 
비슈와나스는 자기도모르게 말이 나갔다.
 
《그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선생님과 같이 다니면 안되겠습니까?》
 
그에게 마음의 여유가 더는 없었던것이다.
그러자 부장은 물었다.
 
《너 자전거 있니?》
 
《없습니다.》
 
비슈와나스의 대답을 들은 부장은 걸어다녀서는 많은것을 취재할수 없으니 자전거를 하나 사야 한다고 말하는것이였다.
 
《우리 집은 호쉬아프르구역인데 이제 토요일에 가서 아버지에게 말하겠습니다.》
 
사심없는 소년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꺽다리부장은 제꺽 순응하였다.
《그럼 같이 나가보자.》
 
이렇게 되여 비슈와나스는 그날 오후 부장의 자전거를 함께 타고 시내를 돌았다. 자전거뒤자리에 비슈와나스가 앉아서 가기도 했고 또 그가 앞에서 자전거를 몰기도 했다. 처음으로 되는 취재실습이였다. 별것이 아니였다. 시내에서 벌어지는 모든것이 다 취재대상이 되였다. 어디에서 불이 일어났다든가 도적을 맞혔다든가 하는 모든것이 다… 그것이 보다 토핑 뉴스감이면 더 좋은것이였다.
이렇게 되여 비슈와나스의 머리는 《새소식》취재에로 돌려지게 되였다.
천리길도 한걸음에서부터 시작되는것이다. 그는 부지런히 걸었다.
 
어느날 저녁 비슈와나스는 산보삼아 공원을 거닐고있다가 2명의 남자가 경찰에게 붙들려가는것을 보게 되였다. 그들은 공원에서 기생들과 놀다가 단속되였던것이다. 비슈와나스는 경찰서에까지 가서 구체적으로 취재하였다. 그리고는 밤 11시에 그 기사를 써가지고 신문사로 달려갔다. 독신이기때문에 구애되는것이 없었다.
 
그 기사는 다음날 아침 신문에 났다. 밤새 벌어진 일이라 그 내용이 다른 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이렇게 그는 늦은밤에도 남들의 눈길이 미처 가닿지 못하는 곳을 살피며 돌아갔다. 그는 반페지짜리 기사를 계속 써냈다. 하루가 지나면 사람들의 입에서 사그라지고말 그런 세태들의 취재로 시작된 그의 붓끝에서 그 어떤 력사적사변들과 인류의 소식들이 씌여지려는지 그때에는 그자신도 알수 없었다.
 
10대의 그 시절에 자기가 살고있는 한 도시의 골목골목을 샅샅이 살피던 그 정열의 불길은 미구에 5대륙을 제 집처럼 돌고돌며 인류의 정의와 력사의 진리를 구가하는 활화산으로 잇닿아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그때에는 그 누구도 가늠할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일이 벌어졌다. 그날도 비슈와나스는 저녁늦게 호실에 들어서고있었다. 이때 동무들이 기다렸다는듯이 저마다 한마디씩 하는것이였다.
 
《너 어디 갔다가 이제야 오니? 오늘저녁 종로에서 2명의 남학생이 뻐스에 깔렸다. 죽었어!》
 
《정말이야?》
 
《정말 아니믄!》
 
프린슬리주의 고등학교동창들인 그들은 자기들이 직접 보았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광경을 생동하게 말해주는것이였다. 알따브 후쎄인만은 보지 못하였는지 침묵하고있었다. 비슈와나스는 즉시 기사를 써가지고 신문사로 줄달음쳤다.
 
그때까지 앉아있던 보도부장은 진짜인가, 진짜인가 하면서 사실여부를 확인하였다. 비슈와나스는 우리 학급동무들이 모두 보았기때문에 100프로 진짜라고 장담해나섰다.
그리하여 그 소식은 다음날 신문에 났다.
그런데 웬일인가. 그날오후 신문사에 가니 즉시 주필이 찾는다고 하였다.
이렇게 되여 그는 처음으로 주필에게 불리워가게 되였다. 왜서인지 떨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그는 조심히 문을 두드리고 방에 들어섰다. 순간 그는 자기 몸에 와닿는 갱핏한 늙은이의 꼿꼿한 눈살을 보며 무슨 변이 일어났음을 예감하였다.
 
《너 여기 어떻게 들어왔니?》
 
주필이라는 그 어른은 대뜸 이렇게 묻는것이였다.
 
비슈와나스는 그대로 이야기하지 않을수 없었다.
《너 이 소식 어데서 들었니?》
 
주필은 신문을 들어 흔들며 웨치다싶이 말하는것이였다. 모든 말마디들이 극히 실무적이고 딱딱한 어조였다.
 
비슈와나스는 또 그대로 이야기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의 어처구니없는 말을 다 듣고난 주필은 더 상대가 안되는듯이 결론적으로 말하였다.
《너 작은 아이가 우리 신문의 권위를 한순간에 다 떨구었다. 너 이제부터는 이 청사에 들어오지 말아.》
 
순간 비슈와나스는 아찔하였다. 금시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왔다. 한동안 서있던 그는 울면서 귀를 잡고 빌다싶이 말하였다.
 
《잘못했습니다. 나는 그것을 진짜로 들었댔습니다. 그래서 이 소식을 가져가면 칭찬을 받을줄 알았습니다. 다시는 안그러겠습니다. 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비슈와나스는 방에서 그냥 나가지 않고 용서를 빌었다. 그래도 주필은 말이 없었다. 주필은 성이 가라앉을상싶지 않았다.
정녕코 이대로는 돌아갈수 없는 비슈와나스였다. 그래서 그냥 빌고 사정하였다. 주필은 말없이 듣고만 있었다.
 
소년에게는 어딘가 모르게 솔직한데가 있는듯 했다. 그리고 자기의 잘못을 뼈저리게 뉘우치고있는듯도 했다. 그러나 한마디 용서로 훼손된 신문의 권위를 어찌 회복할수 있으랴.
이때 꺽다리보도부장이 조심히 들어왔다.
《잘못은 저에게도 있습니다. 한번 더 두고봅시다.》
 
그래도 말이 없는 주필.
 
그는 지금 이 신문의 명예를 생각하고있는듯싶었다. 한생을 이 신문과 함께 걸어온 사람으로서 언제나 신문의 신빙성, 신문의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이였으니 그럴만도 하였다.
주필은 권위있고 아주 엄엄한 사람이였다.
보도부장이 다시한번 여쭈어서야 주필은 이마살을 찡그리며 마지못해 말하는듯싶었다.
《어서 나가보게.》
이렇게 되여 비슈와나스는 주필에게서 용서를 받은셈치고 겨우 그 방에서 나올수 있었다. 아마도 보도부장이 그 방에 들어서지 않았던들 비슈와나스는 주필의 입에서 용서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지켜 서있었을것이였다.
아마도 정직한 잘못이 모두에게 동정을 불러일으킨듯싶었다. 비슈와나스는 보도부장이 눈물이 나도록 고마왔다. 그리고 주필에게도 아무 의견이 없었다. 모든것이 다 자기의 잘못이였기때문이다.
하늘이 꺼질듯이 한숨을 쉬며 그는 《트리뷴》의 청사를 나섰다.
그날 시내에서는 물의가 일어났다. 학생들을 깔아놓은 뻐스도 없었으며 깔려죽은 학생들도 없었던것이다.
 
폭소가 터졌다.
기가 꺾이여 들어서는 비슈와나스를 보며 기숙사동무들은 죽어라고 웃어댔다. 그것은 비슈와나스를 놀려주느라고 그들이 일부러 꾸며낸것이였다.
동무들은 웃어댔지만 비슈와나스는 억이 막혔다. 그렇다고 하여 그들을 때릴수도 탓할수도 없었다.
 
인생에 있어서 남의 웃음거리로 된다는것은 매우 모멸적인 일이였다.
동무들은 놀음이였지만 나는 놀음이 아니지 않는가.
 
하지만 누굴 탓하랴. 내가 어리석었지, 참으로 어리석었지. 남의 말을 그대로 믿고 내가 보지 못한것을 쓰다니…
 
자신이 그처럼 어리석은 존재라는것조차 모르는 내가 어떻게 세상을 똑똑히 볼수 있으며 또 무슨 똑똑한 글을 써낼수 있단 말인가.
실책이였다.
이것은 일생에 두번다시 있어서는 아니될 실책이였다.
그날의 그 실책은 비슈와나스의 가슴에 사무치게 새겨졌다. 사람은 실책으로부터 배우는것이 많아진다. 실책의 교훈은 경험보다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이 더욱 크다.
그래서 실책의 교훈은 호전의 시작으로도 되는것이다.
알따브 후쎄인도 웃으며 한마디 하였다.
《비슈, 앞으로는 자기가 본것만을 쓰라구.》
 
그는 이미 모든것을 알고있은듯 했다. 그래서 그는 동무들이 꾸며낸 말을 냅다 불어넣을 때 아무말도 없었는가. 하긴 내가 스스로 판별하여 행동하기를 바랐겠지.
 
알따브 후쎄인의 말은 옳았다.
자기가 보지 못하고 남의 말을 듣고 쓰면 순간에 이렇게 바보가 되는것이였다. 모든것은 깊이 생각해보고 확인해본것만을 믿어야 하는것이다.
알따브 후쎄인, 그는 생활의 계기마다 비슈와나스에게 옳은 충고를 준 참으로 고맙고 정직한 동무였다.
비슈와나스는 그 이후 제도가 서로 다른 숱한 나라들을 돌고돌면서 오직 자기가 본것만을 말하였으며 자기가 체험한것만을 글로 썼다. 아마도 그것은 그날의 그 실책이 제정신을 잃고 살면 순간에 머저리가 된다는 생활의 교훈을 말없이 그의 가슴에 심어주었기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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