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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진리의 문제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실증주의철학 비판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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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3-31 02:1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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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석의 <철학산책>
진리의 문제

[강대석 철학자의 철학산책] 실증주의철학 비판 33
사람일보 

33. 진리의 문제

 

▲ 강대석 저서 <왜 철학인가?> 표지     ©사람일보

분석철학자들은 진리를 언어문제로 국한시키면서 철학의 중립성(혹은 순수성)을 들고나오는데 철학의 중립성이란 항상 관념론을 배후에 숨기면서 기존 사회를 옹호하는 일종의 관념론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논리적 실증주의의 인식론은 철저하게 관념론적이다. 이들은 언어와 사유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언어나 사유는 독자적인 영역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인간생활의 표현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대신 언어라는 외형적인 현상을 절대화시키고 거기 안주하면서 사회적 모순들을 눈감으려 한다.

 

분석철학자들은 언어분석에서뿐만 아니라 도덕, 교육, 문학, 정치 등의 문제에서도 부르주아지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주장들을 내세운다. 이들은 모든 가치판단으로부터 인식의 성격을 배제하고 인식의 가치를 다만 학문적인 진술에 국한시킨다. 학문 중에서도 논리수학적인 학문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한다. 

19세기의 부르주아 철학자들은 대부분 자연과학과 정신과학을 엄밀하게 구분하였다. 이러한 전통에 속해 있는 현대 부르주아 철학과 사회학은 자연과 역사를 엄밀하게 구분하고 상호간의 통일성을 부정하며 자연현상과 사회현상 사이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은 사회과학의 연구로부터 어떤 법칙성도 추출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회과학의 연구로부터 어떤 법칙성이 도출되는 경우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이 드러나고 자본주의 체제의 유지가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학발전과 사회구조 사이에 나타나는 모순들이 결코 조화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빈델반트     © 사람일보

예컨대 빈델반트(Windelband)와 리케르트(Rickert)는 역사적인 사건이나 사회현상의 일회적인 성격을 강조하면서 역사과학의 본질을 규정하려 한다. 19세기 후반에 나타난 ‘역사주의’도 역사의 보편적인 법칙을 부정하고 대치될 수 없는 일회적인 사건만을 강조하였다.

 

물론 역사를 구성하는 것은 독특하고 일회적인 사건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을 수집하고 그 원인들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어떤 보편적인 역사법칙을 추출할 수 있다. 사건의 일회성을 절대화시키고 거기로부터 모든 법칙적인 요소를 배제할 때 남는 것은 역사왜곡과 체념뿐이다. 현상태의 옹호나 현실과의 타협뿐이다. 

역사는 일회적인 사건을 통해서 발전하지만 일회적인 사건의 근저에는 어떤 보편적인 원인이 숨어 있는 것이다. 일회적인 사건만을 절대화시키는 것은 현상에 얽매여 본질의 문제를 회피하려는 것과 같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절대적으로 분리시키려는 것은 철학과 과학을 어중간하게 뒤섞으면서 관념론적 신비주의로 도피하려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 강대석 유물론철학자     ©사람일보

조국통일을 염원하는 강대석 유물론철학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독일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에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일사를 공부했고,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미학을 연구했다.


광주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독일어과 및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국제헤겔학회 회원, 국제포이어바흐학회 창립회원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학의 기초와 그 이론의 변천』(1984)을 비롯하여 『서양근세철학』(1985), 『그리스철학의 이해』(1987), 『현대철학의 이해』(1991), 『김남주 평전』(2004), 『왜 철학인가』(2011), 『왜 인간인가?』(2012), 『왜 유물론인가?』(2012), 『니체의 고독』(2014), 『무신론자를 위한 철학』(2015),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 vs. 불꽃을 품은 철학자 포이어바흐』(2016), 『루소와 볼테르』(2017), 『사회주의 사상가들이 꿈꾼 유토피아』(2018), 『카뮈와 사르트르』(2019)  등이 있다. 역서로는 포이어바흐의 『종교의 본질에 대하여』(2006)와 『기독교의 본질』(2008),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01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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