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파괴해 온 한국의 민주주의] ② 박정희의 5.16쿠데타

이 영 석 기자 자주시보 12월 27일 서울

한국 현대사 속에서 한국 민주주의 주요 시기마다 미국이 어떻게 개입해 민주주의를 파괴했는지 살펴본다.

 

2. 박정희의 5.16쿠데타

 

4.19혁명 이후 앙양된 사회 민주화 열기

 

4.19혁명 이후 한국 사회에는 민주주의 운동이 활발했다.

 

이승만 독재정치가 끝나면서 이승만 정권 당시의 학살이나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가 터져 나왔다.

 

4.3항쟁,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과거사 정리 운동이 진행되었고 김구 암살 사건 진상 규명 운동도 벌어졌다.

 

그리고 4.19혁명을 주도했던 학생들은 학도호국단 해체, 자치학생회 건설, 사학비리 규탄 등 학원 민주화 운동을 적극 펼쳤다.

 

▲ 한미경제협정 반대 운동 가두시위 중인 시위대.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특히 학생들은 청년들과 함께 한미경제협정 체결을 반대하는 반미 운동을 적극 벌였다.

 

1961년 2월 8일 체결된 한미경제협정은 한국전쟁 이후 남한 최초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반미 운동을 불러왔다.

 

“양키 고 홈!”이라는 구호가 등장하기까지 했다.

 

그뿐 아니라 중립화통일론, 남북협상통일론 등 그간 금기시되었던 통일 논의가 혁신정당과 단체들에서 시작되었고 학생들은 남북학생회담을 제안하며 남북 문화 교류를 추진하기도 했다.

 

▲ 1961.5.13. 남북학생회담을 지지하는 군중들이 거리를 행진했다.  © 사월혁명회

 

또 언론 매체가 급격히 늘어나며 언론 민주화 운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이승만 정권 시기 억눌렸던 노동운동이 활발히 벌어졌다.

 

1960년 한 해에만 388개의 노동조합이 새로 만들어졌고 쟁의 발생이 전년에 비해 두 배가 됐다.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해고 반대, 어용노조 축출 등을 요구했다.

 

장면 정부와 보수 정치권은 진보적 사회운동과 통일운동이 벌어지자 이를 억압하기 위해 1961년 3월 ‘반공임시특별법’을 만들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개악하려고 했다.

 

이에 각계각층은 2대 악법 반대 운동을 벌이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5.16쿠데타와 미국

 

1961년 5월 16일 박정희를 중심으로 모인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일부 군인들이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장면 정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했다.

 

박정희 쿠데타 세력은 ‘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삼고 반공 태세를 재정비 강화할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한 ‘혁명 공약’을 발표하고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들은 쿠데타 직후 민주화 운동을 벌인 사람들을 2,000명 넘게 체포하면서 4.19혁명 이후 활기차게 벌어지던 민주화 운동을 말살하려고 탄압했다.

 

[출처: 위키백과]

 

미국은 5.16쿠데타를 배후에서 실행한 장본인이다.

 

1953년부터 1961년까지 미국 중앙정보국장을 지낸 앨런 덜레스는 1964년 5월 BBC와 인터뷰에서 5.16쿠데타에 관해 “내가 재임 중 중앙정보국의 해외 활동에서 가장 성공한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펼친 공작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이는 중앙정보국이 5.16쿠데타를 은밀하게 지원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5.16쿠데타의 장본인이라는 증거는 더 있다.

 

한국 군대의 이동은 군사작전통제권을 쥐고 있는 미국에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승인 없이 군대를 움직일 수 없다.

 

박정희 쿠데타세력이 군대를 동원했다는 것은 미국의 승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 한국지부장이었던 피어 드 실바의 회고록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방부는 쿠데타세력의 명단과 성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미국이 5.16쿠데타를 일으킨 배경은 무엇보다 4.19혁명 이후 활기를 띤 반미 운동과 통일 운동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한국에서 반미감정이 더 크게 확대될 수 있고 통일 자체가 미국의 이익에 배치되기 때문에 이를 가만히 놔둘 수 없었다.

 

그리고 장면 정부가 반미·통일 운동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해 미국에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다.

 

그래서 장면보다는 더 강하게 제압할 수 있는 군을 동원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그 결과 5.16쿠데타 이후 국민의 민주화 운동과 통일 운동은 군사정권의 탄압으로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이처럼 미국은 4.19혁명 이후 다시금 타오른 한국 국민의 민주주의와 통일의 열망을 군사쿠데타로 파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