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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28] 미국이 계엄 막았다? 미국은 한국 민주주의 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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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2-26 22:1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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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28] 미국이 계엄 막았다? 미국은 한국 민주주의 편 아냐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2월 14일 서울

윤석열의 비상계엄, 즉 12.3내란의 진상이 하나둘씩 드러나자 일부에서 미국이 계엄을 막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계엄을 막았다는 건 미국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었다는 말입니다. 

 

한국일보는 6일 자 사설 「“계엄은 오판”이란 미국의 경고, 민주주의가 동맹 근간」을 통해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심각한 오판’이라고 4일 비판했다. 미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외교관이 동맹국 정상의 결정에 대해 ‘오판’이란 표현을 쓴 건 이례적 일”이라면서 “사실상 윤 대통령에게 불쾌감을 드러내며 강력히 경고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라고 하였습니다.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윤석열의 계엄을 비판하니 윤석열도 어쩌지 못하고 2차 계엄을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도 9일 발표한 글 「윤석열의 내란은 왜 실패했나」에서 윤석열이 미국 몰래 내란을 시도했지만 미국이 이를 간파하고 군을 직접 통제해 막은 게 내란 실패의 핵심 요인이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윤석열이 2차 계엄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2차 계엄 선언은 워싱턴이 한국 대통령을 상대로 손을 대도록 만들 수 있다”라며 미국이 직접 2차 계엄을 막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명백한 내정 간섭 가능성을 언급한 것입니다. 

 

그러나 5.18광주학살을 비롯해 한국 역사에서 미국이 관여해 온 일들, 미국이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 여러 약소국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떠올리면 미국이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주었다는 말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은 윤석열 내란을 알고 있었을 것

 

13일 방송인 김어준 씨는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군이 북한군으로 위장해 한동훈 국힘당 대표를 사살하고 야권 인사를 구출하려고 시도하는 연기를 할 계획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심지어 미군을 사살해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도록 유도할 계획도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이 정보의 출처가 우방국 대사관이라고 하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우방국’을 미국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자 주한미대사관은 공식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 극비 정보를 우리나라에서 파악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습니다. 김어준 씨가 밝히거나, 미국이 밝히거나 언젠가 진실은 밝혀지겠죠. 

 

이와 관련해 12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전화 대담을 한 브래드 셔먼 미 하원의원의 이야기가 눈길을 끕니다. 셔먼 의원은 합참이 북한 원점 타격 지시를 거부한 것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셔먼 의원은 “미국 역시 미국만의 정보 수집 능력이 있다. 그리고 만약 대한민국 국군이 남한 내 한 장소를 공격해서 사건이 발생했다 해도 미국은 북한의 공격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이를 공개하여 북한이 당시 그러한 공격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과 미국 국민들에게 분명히 알렸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치 윤석열이 자작극을 꾸며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 것처럼 하려던 계획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 조작은 미국도 다 알 수 있다는 투로 말합니다. 

 

미국이 윤석열의 조작극을 간파할 수 있는 정보 수집 능력이 있다면 내란을 일으킬 것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미국의 정보력을 생각해 볼 때 미국이 윤석열의 내란 계획을 몰랐을 리는 없습니다. 미국은 청와대도, 용와대도 도청한 경력이 있습니다. 윤석열, 김건희 모두 개인 휴대전화로 온갖 사람들과 통화를 하고 지시를 하는데 이것도 도청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수부대가 움직이는데 이걸 주한미군이 파악하지 못했을 리도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막으려고 마음먹었다면 윤석열의 내란은 아예 시작도 못하게 막을 수 있었습니다. 주한미대사가 나서서 대통령을 만나 정치적 압력을 넣을 수도 있고, 한미연합사령관을 겸하는 주한미군사령관이 합참을 시켜 군부대 움직임을 멈출 수도 있습니다. 평시에는 국군의 작전지휘권이 한미연합사에 없다는 지적도 있지만 연합권한위임(CODA)에 따라 평시에도 특정 영역은 주한미군사령관이 국군을 지휘할 수 있습니다. 또 필요하면 방어준비태세 데프콘을 4에서 3으로 격상하면 자동으로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작전지휘권이 넘어갑니다. 물론 수도방위사령부 등 일부 부대는 전시에도 한미연합사 지휘권 밖에서 합참의 지휘를 받습니다. 하지만 한미관계의 특성을 생각하면 합참이 한미연합사에 반하는 명령을 내릴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면 미국은 왜 윤석열의 내란 계획을 알면서도 방치했을까요? 그리고 내란이 실패하자마자 곧바로 “계엄은 오판”이라느니 법대로 하자며 윤석열을 비판했을까요?

 

윤석열 내란을 방치한 배경

 

지금 미국은 권력 교체기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20일 취임을 앞두고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7일에는 프랑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사실상의 3자 정상회의를 했습니다. 지금 미국은 대통령이 2명인 셈입니다. 

 

그러면 트럼프 당선인은 윤석열을 어떻게 여길까요? 아마 날리고 싶을 겁니다. 

 

트럼프 정권의 핵심 실세로 떠오른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올해 4월, 8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4월에는 기업 초청으로, 8월에는 교회 초청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정부 차원에서 어떠한 접촉도 없었고 외교부도 응대하지 않았습니다. 올 초부터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 선거캠프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상황이었는데 접촉하지 않은 건 명백한 외교 실책입니다. 누가 봐도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며 트럼프 낙선을 바란다는 신호였습니다. 

 

11일 YTN라디오 이슈앤피플에 출연한 오태민 건국대 블록체인학과 겸임교수는 트럼프 주니어가 한국에 왔을 때 자신을 만날 뻔했는데 취소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주니어가 암호화폐에 굉장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아마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려 했던 듯합니다. 그런데 이 만남을 윤석열 정부가 가로막아 무산시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정도로 윤석열 정권이 트럼프 측을 배척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올해 한국의 분위기는 바이든 지지 일색이었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마치 바이든 재선을 확신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며 트럼프 캠프를 무시했습니다. 또 모든 언론이 나서서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트럼프 당선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길거리나 주요 건물 전광판에도 한미동맹을 홍보하며 바이든 대통령 사진을 노출해 마치 한국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한다는 착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한국이 나름 세계에서 K-방역, K-Pop 등으로 유명한데 K-바이든 인식이 퍼지는 건 트럼프 측에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주니어가 두 차례나 한국에 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윤석열은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아들의 보고를 받은 트럼프 당선인이 분노했을 것입니다. 괘씸죄에 걸린 것이지요. 트럼프 당선인의 기질상 윤석열을 반드시 응징하려 했을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미국은 패권 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내내 자신을 북한 전문가로 강조했는데 취임과 함께 북한과 무엇이든 상황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한반도 문제도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윤석열 정권과는 뭘 할 수가 없습니다. 윤석열은 능력도 안 되고 국내 지지율이 낮아 정권도 불안정합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북미대화를 하려면 자기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뭔가 하려고 할 때 윤석열은 방해가 될 게 분명합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취임 전에 윤석열을 날리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을 빠르게 날릴 방법은 탄핵의 결정적 명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미 트럼프 당선인에게 협력하고 있는 정보기관을 움직여 한국에서 모종의 작업을 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정보기관이 윤석열, 김용현 등과 접촉해 정권 위기를 극복하려면 계엄을 선포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부추겼을 수 있습니다. 미국 측에서 계엄 선포를 권유하면 미국이 지원 혹은 최소 묵인해 준다는 신호로 여기고 계엄을 강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미국 정보기관의 다른 팀이 합참에 ‘무슨 일이 생기면 즉각 보고하고 우리와 대책을 협의하라’고 하여 실제 계엄이 성공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식으로 작업을 했을 수 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아닌 한동훈 국힘당 대표가 뜰 수 있도록 작업을 했을 것입니다. 한동훈은 계엄이 선포되자마자 기민하게 움직이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마치 계엄이 선포될 걸 미리 알고 있었고 준비했다는 듯이 평소와 완전히 다른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동아는 13일 자 보도 「한동훈, ‘별의 순간’ 잡는 듯 했으나…」에서 한동훈이 계엄 직후 단호한 태도를 보이며 “수직 상승”했으며 “비상계엄 선포·해제 및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최대 뉴스메이커”가 되어 “별의 순간”에 다가섰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잘 나가다가 한동훈-한덕수 체제라는 이상한 꼼수를 쓰는 바람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자기 딴에는 당내 친윤세력의 저항이 심하니 윤석열 탄핵을 피하려고 고안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걸로 정국을 수습할 수 있다고 미국을 설득했을 것입니다. 한동훈은 주한미대사를 직접 만났고 또 회의 자리에서 자신이 미국 측과 통화했다는 것을 밝히는 등 미국과 긴밀한 관계라는 걸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미국이 정부·여당 측 여기저기에 전화를 걸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아마 한동훈-한덕수 체제가 현실성 있는지 타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꼼수는 분노한 국민에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시 탄핵 국면이 급부상했습니다. 

 

미국이 내란을 무산시켜야 했던 또 다른 이유

 

방송인 김어준 씨가 공개한 제보를 다시 돌아봅시다. 만약 제보대로 작전이 진행되었다면 한동훈이 죽고 계엄군으로부터 야권 인사들을 구출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미군도 공격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이게 다 북한군 소행이었다고 언론에 도배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6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총참모부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후 약 30분 뒤인 밤 11시쯤 군 고위 간부들을 평양시 서성구역 석봉동에 있는 총참모부 본부로 소집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북한군 내 일부에서 고위층도 모르는 ‘대남 군사 조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당황했다고 합니다. 마치 북한이 극비리에 특수부대를 남파한 것처럼 분위기를 모는 기사입니다. 

 

제보 내용과 보도 내용이 맞물리는 걸 보면 실제 제보 내용과 같은 작전이 준비되었던 건 아닐까 싶습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북파공작원(HID)이 사회를 혼란시키는 북한군 역할 같은 것을 했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제보 내용과 같은 공작이 진행된다면 북한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윤석열이 정권 위기를 벗어나려고 북한을 끌어들여 전쟁까지 유도한 건데 북한이 보복에 나설 수 있습니다. 정황상 주한미대사관이 김어준 씨에게 제보했을 듯한데 미국이 이런 첩보를 입수했다면 어쩌면 북한도 정보를 습득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위의 데일리NK 기사를 보고 추측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종의 조치를 했을 수 있고 이걸 미국이 포착했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군사 행동에 나서면 자칫 핵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으니 미국은 이를 막아야 했을 것입니다. 

 

이게 아니더라도 미군을 공격해 북한을 폭격하게 유도하자는 계획을 보고 미국이 윤석열을 가만둬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미국이 윤석열을 날리고자 하는 동기는 여러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게 미국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다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미국은 철저히 자국의 이익을 위해 내란을 사주하기도 하고, 막기도 합니다. 

 

윤석열의 내란을 막은 건 우리 국민입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의 핵무기가 미국을 위협해 윤석열이 전쟁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내란을 막았다고 누가 주장해도 반박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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