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준247] 이란 침공으로 몰락을 자초한 트럼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3-22 10:36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정조준247] 이란 침공으로 몰락을 자초한 트럼프
미국 내 반전 여론
보통 전쟁이 일어나면 국민은 정부를 중심으로 단결합니다. 평소에 정부가 좋든 싫든 일단 전쟁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이란 침공을 두고 미국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전쟁을 개시한 첫날부터 미국 여러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열렸습니다. 워싱턴 D.C. 백악관 근처에서 수백 명이 이란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고 뉴욕, 시카고, 보스턴, 마이애미, 로스앤젤레스(LA) 등 여러 도시에서도 전쟁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 ▲ 미국 각지에서 진행된 반전 시위. |
여론조사 결과도 미국의 역대 전쟁 초기 지지율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1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란 공격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7%에 그쳤습니다. 비판 여론이 컸던 이라크 전쟁조차 개전 직후에는 76%의 지지율이 나온 것과 대비됩니다.
미국 언론에 인터뷰하는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조종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을 덮으려고 전쟁을 일으켰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실제로 시위대 피켓에는 ‘엡스타인 전쟁을 중단하라’는 구호도 보입니다.
초등학교 공습으로 여학생 180여 명이 사망하는 등 이란 민간인을 상대로 한 비인도적 군사 행동이 계속되자 미국 내에서 보복 테러로 보이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12일 오전 버지니아주 노퍽의 한 대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용의자도 사망했습니다. 용의자는 주방위군 출신 30대 남성으로 사건 직전 “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같은 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한 유대교 회당에 자살 폭탄 트럭이 돌진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폭탄은 터지지 않았으며 용의자는 레바논 출신 40대 남성으로 보안요원의 총격에 사망했습니다. 용의자는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가족을 잃었다고 주변에 얘기했다고 합니다.
충격에 빠진 미국 경제
미국이 이란 공습을 시작하자마자 국제 유가가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상승세는 더 가팔라졌습니다. 이는 물가상승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일으킨 전쟁으로 고통받으니 자업자득이라 하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오르면 산유국인 미국은 큰돈을 벌 수 있다”라고 반박했지만 미국 내에서조차 궤변이라며 조롱하는 상황입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12일 기준 미국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6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란 침공 이후 20% 이상 오른 것입니다. 자동차 없이 살 수 없다는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민심과 직결합니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5달러를 임계치로 봅니다. 지금은 국민 분노가 폭발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LA의 경우 갤런당 5달러를 훌쩍 넘기는 등 지역 격차도 큽니다.
유가 상승은 비행기 요금도 끌어 올렸습니다. 도이체방크 보고서에 따르면 6일 기준 미국 스피릿 항공의 국내선 편도 항공편 최저 공시가격이 전주 대비 2배 이상 상승했고 다른 주요 항공사도 15~57% 상승했다고 합니다. 미국 주요 항공사 주가는 10~20% 폭락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정부는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저장고를 가득 채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대선 공약을 위반하며 전략 비축유를 1억 7,200만 배럴이나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심지어 러시아산 석유 제재를 한시적으로 풀어 판매를 허용했습니다. 그걸로도 효과가 미미하니 베네수엘라 석유 제재도 추가 완화했습니다. 심지어 미국 내 항구 간 물자 운송은 미국 선박으로만 하도록 한 존스법 규제를 석유 운송에 한정해 유예하는 방침을 검토한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존스법 유예는 휘발유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트럼프 정부가 얼마나 궁색한 처지에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12일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8%가 기름값 상승 원인으로 트럼프 정부를 꼽았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월의 전년 대비 2.4%에서 3월에 2.9%로 급등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회의 국정연설을 통해 “지난 12개월 동안 우리 정부는 근원 물가 상승률(core inflation)을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췄고, 2025년 마지막 3개월에는 1.7%까지 떨어졌다”라며 물가 문제를 해결했다고 자랑했지만 이게 무색하게 될 판입니다.
고용 상황도 불안해졌습니다. 지난 2월 비농업 일자리는 9만 2천 개 감소했고 실업률도 전달의 4.3%에서 4.4%로 올랐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것입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11일 팟캐스트에서 “증시 충격, 유가 충격, 식품 가격 충격, 관세 충격을 고려할 때 미국 경제는 매우 험난한 시기를 앞두고 있다”라며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는 재앙적인 경제 현상)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1974년 석유 파동이 재현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물가상승 위험이 커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도 어려워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바라지만 자기가 일으킨 전쟁 때문에 자기 발목을 잡은 꼴이 됐습니다.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다음 회의를 기다리지 말고 즉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라고 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압박했습니다.
돌아서는 마가(MAGA)세력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세력 내에서도 이란 공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분열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방송인 터커 칼슨은 이란 공격을 “역겹고 사악한 행위”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마가를 배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인 메긴 켈리도 “이번 전쟁이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전사한 군인들이 미국을 위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란이나 이스라엘을 위해 죽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마가는 트럼프다. 두 사람(칼슨과 켈리)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의 반발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인 조란 맘다니 시장은 1일 소셜미디어에 미국의 이란 공격을 “불법적인 침략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미국인들은 이란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또 다른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연방 하원의원도 “미국 국민은 장기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 대통령 때문에 원하지도 않는 전쟁에 끌려 들어가고 있다”라면서 “이 전쟁은 불법이고 불필요하며 결과는 재앙적일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행정부는 위협의 범위와 긴급성에 대한 핵심 정보를 의회와 국민에게 제공하지 않았다”라며 트럼프 정부가 법적 절차를 어겼다고 비판했습니다. 팀 케인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불필요하고 끝이 없는 전쟁에 우리를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연구소들도 트럼프 비판에 합류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프레블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이 전쟁은 위헌적이고, 현명하지 못하며, 미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연구소의 켈리 그리코 연구원은 “미국이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하고 이란 군 수뇌부를 제거할 수는 있지만 이란 국내 정치를 재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고, 에반 쿠퍼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적대국들이 미국과의 외교를 주저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핵 프로그램을 먼저 개발해 미국 주도의 정권 전복을 피하고, 핵 프로그램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겠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조지프 로저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핵문제 프로젝트 부소장은 1일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은 단기적인 이란 핵확산 위험을 중대하게 줄였을 수 있지만, 새로운 유형의 확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란의 핵 및 미사일 전문 연구진 또한 이번 공습으로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이 있다. 핵확산에 관심 있는 국가나 무장단체 등에 핵확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라며 미국의 공격이 핵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시민단체들도 미국의 이란 공격을 비판했습니다.
12일 미국의 251개 시민단체가 의회에 이란 공격 예산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 단체들은 “하루 약 10억 달러가 소요되는 선택적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미국인들이 직면한 경제적 압박과 의료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급한 국내 우선 과제에 할당할 연방 자금을 전용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이란 공격이 “헌법을 위반하고, 국제법을 무시하며, 미국 국민의 의지를 거스르고 해당 지역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이란 공격은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불만을 촉발했습니다.
올해 11월에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해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이 되면 탄핵당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이란을 공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란 공격이 오히려 중간선거 패배 가능성을 키운 꼴이 됐습니다.
프린스턴대 교수 출신의 저명한 역사학자 로버트 단턴은 최근 “트럼프가 때로는 독재자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적이 있다”라면서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비상사태를 명분으로 중간선거를 멈추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건 윤석열의 12.3 친위 쿠데타를 재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윤석열의 뒤를 따라간다면 미국이 어떻게 될지 주목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