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322 -1.] 파국이냐 협상이냐, 수렁에 빠진 제국의 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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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11-12 19:51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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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322-1.] 파국이냐 협상이냐, 수렁에 빠진 제국의 위신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 자주시보
<차례>
1. 연기도 아니고 취소도 아니면, 무엇일까?
2. 허위선전은 또 다른 허위선전을 낳고
3. 미국은 “엿이나 먹어라”, 조선은 “병진로선 재고할 수 있다”
4. 분노한 조선이 징벌의 채찍을 쳐들었다
5. 수렁에 빠진 제국의 위신을 세우고 싶은가?
1. 연기도 아니고 취소도 아니면, 무엇일까?
허위선전으로 소동을 벌이는 정치사기꾼들이 있다. 유엔주재 미국대사 니끼 헤일리(Nimrata Nikki Halely)가 그런 부류에 속한다. 일반사기범은 범행대상을 속여 금품을 가로채지만, 니끼 헤일리 같은 정치사기꾼은 유엔무대에서 정치사기극을 연기하며 인류를 우롱한다. 만일 국제형법에 인류우롱죄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다면, 니끼 헤일리는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될 만하다. 2018년 11월 8일 니끼 헤일리는 유엔안보리 회의를 마친 직후 유엔출입기자들 앞에서 또 다시 서툰 정치사기극을 연기하였다. 그녀의 거짓발언 가운데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북조선은 그것을 연기(postpone)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연기했다. 나는 어떤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위의 인용문에서 니끼 헤일리가 말한, 조선이 연기하였다는 것은 미국 국무부가 2018년 11월 8일 뉴욕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나 성사되지 않은 조미고위급회담이다. 니끼 헤일리는 조선이 그 회담을 연기하였다고 주장하였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조선은 뉴욕 고위급회담을 연기한 것이 아니다. 연기라는 말은 다음 개최일정이 정해졌을 때 쓰는 말인데, 조미고위급회담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연기라는 말은 가당치 않은 소리다.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이 뉴욕 고위급회담을 취소(cancel)하였다고 보도하였는데, 취소라는 말도 가당치 않은 소리다. 취소라는 말은 조선이 미국에게 뉴욕 고위급회담을 취소한다고 통보한 경우에 쓸 수 있는 말인데, 조선은 미국에게 그런 취소통보를 보낸 적이 없다.
조선은 뉴욕 고위급회담을 연기한 것도 아니고 취소한 것도 아니다. 미국이 뉴욕 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는 다급한 제의를 조선에게 보냈으나, 조선은 그 제의를 무시하고 아무런 응답도 주지 않았다. 이것이 감춰진 진실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팜페오 국무장관이 2018년 11월 4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발언하는 장면이다. 그날 그는 두 군데의 텔레비전방송에서 진행하는 대담프로그램에 시차를 두고 각각 출연하여 '뉴욕 고위급회담설'을 퍼뜨렸다. 그런데 그는 대담 중에 미국이 조선의 완전한 비핵화를 검증하기 전에는 대조선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완화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팜페오 국무장관이 조선에게 그처럼 자극발언을 늘어놓고 있으니, 조미관계에서 신뢰가 조성되기 힘들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 국무부는 조선과 미국이 고위급회담을 2018년 11월 8일 뉴욕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발표하였으나, 그것은 그들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내용이다. 조미관계에서 발생한 심각한 정황의 내막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미국 국무부의 발표관행을 액면 그대로 믿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정확히 분석, 고찰하지 않으면 사실과 허위를 구분하기 힘들다.
주목되는 것은, 조선과 미국이 2018년 11월 8일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조선과 미국이 2018년 11월 8일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개최할 것이라는 예고발언은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 국무장관에게서 나왔다. 그는 2018년 11월 4일 일요일 하루 동안 두 군데의 텔레비전방송에서 진행하는 대담프로그램에 시차를 두고 각각 출연하여 다음과 같은 예고발언을 늘어놓았다.
2018년 11월 4일 미국 텔레비전방송 <CBS> 대담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한 팜페오 국무장관은 “나는 이번 주말 뉴욕에서 나의 회담상대인 김영철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대담프로그램 진행자가 완전한 비핵화와 대조선제재 해제의 상호성에 관해 질문하였을 때, 그는 “완전한 비핵화만이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를 검증하는 우리의 능력도 또한 대조선제재를 해제하는 전제조건”이라고 답변하였다.
같은 날 미국 텔레비전방송 <팍스 뉴스> 일요일 대담에 출연한 팜페오 국무장관은 “나는 이번 주 뉴욕에서 나의 회담상대인 김영철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를 성취할 때까지 제재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명백한 입장”이라고 발언하였다.
팜페오 국무장관의 위와 같은 발언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의 완전한 비핵화를 검증하기 전에는 대조선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대조선제재를 완화하지도 않겠다는 것이다. 팜페오 국무장관이 조선에게 그런 자극발언을 함부로 탕탕 쏘아대는 판이니, 조미관계에 신뢰가 조성되지 않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보다 며칠 앞서 2018년 11월 1일 미국 국무부 기자회견실에서는 로벗 팰러디노(Robert J. Palladino) 국무부 부대변인과 국무부 출입기자들이 열띤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뉴욕 고위급회담설’이 그 자리에서 거론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팜페오 국무장관이 조미고위급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힌 날로부터 거의 보름이 지나도록 미국 국무부가 조미고위급회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발표하지 않아 궁금증이 생긴 국무부 출입기자들은 팰러디노에게 조미고위급회담 일정이 취소된 것인지 아니면 연기된 것인지 질문을 들이댔다. 그러자 팰러디노는 조미고위급회담에 관련하여 발표할 것이 없다고 발뺌을 하면서 우물거렸다. 이런 정황은 팜페오 국무장관이 2018년 11월 8일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는 제의를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보냈으나,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하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회담에 대해 아무 것도 발표할 것이 없다는 팰러디노의 답변은 회담제의에 대한 응답을 받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 문제를 좀 더 집중적으로 파고들려면, 1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8년 10월 19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진행한 대담에서 팜페오 국무장관은 “앞으로 일주일 반쯤 뒤에 나 자신과 북조선 상대자가 여기서(미국을 뜻함-옮긴이) 고위급회담을 진행하기 바란다”고 하면서 조미고위급회담을 제의한 바 있었다. 이것은 조미실무회담이 개최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자, 실무회담보다 격이 높은 고위급회담을 제3국이 아닌 미국에서 개최하자는 다급한 제의를 조선에 보낸 것이었다.
팜페오 국무장관이 보낸 다급한 제의에 대한 조선의 응답은 2018년 10월 20일 <조선중앙통신>에 정현이라는 필명으로 발표된 논평에 담겼다. ‘미국은 두 얼굴로 우리를 대하기가 낯뜨겁지 않은가’라는 제목의 논평은 “미국이 평양에 왔을 때 한 말과 워싱톤에 돌아갔을 때 한 말이 다르고, 속에 품은 생각과 겉에 드러내는 말이 다르다면 지금껏 힘겹게 쌓아온 호상신뢰의 탑은 닭알쌓기처럼 맹랑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고, “미국은 자기의 얼치기적인 이중적 사고와 이중적 태도로부터 목표와 수단을 혼돈하고 큰 것과 작은 것을 분간 못하고 있으며 비례감각과 균형감각마저 잃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하였으며, “선의와 아량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받은 것만큼 주어야 하는 초보적인 거래의 원칙에라도 맞게 행동할 것을 (미국에게) 요구”하였다.
만일 팜페오 국무장관이 위에 인용된 논평의 영어번역본을 읽어보았다면, 뉴욕에서 2018년 11월 8일에 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는 두 번째 제의를 조선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두 번째 제의를 조선에 보낸 것을 보면, 상황을 오판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만일 팜페오 국무장관이 조미협상이 중단된 이유를 간파하였다면, 조미고위급회담을 뉴욕에서 개최하자는 두 번째 회담제의를 조선에 보낼 것이 아니라 조선이 요구하는 종전선언 발표와 대조선제재 완화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꿨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전략적 오판에 빠진 팜페오 국무장관은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외면하였고, 조선으로부터 무응답 퇴짜를 받을 것이 뻔한 조미고위급회담을 두 번째로 제의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말았다.
2. 허위선전은 또 다른 허위선전을 낳고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해놓은 회담예정날짜는 하루하루 다가오는데, 조선으로부터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한 팜페오 국무장관은 조바심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제의한 회담예정날짜를 사흘 앞둔 2018년 11월 5일 국무부 대변인 명의로 작성된 성명을 발표하여 뉴욕 고위급회담을 제멋대로 공식화해버렸다. 그날 헤더 노어트(Heather A. Nauert) 국무부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팜페오 장관은 11월 8일 김영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스티브 비건 조선정책특별대표와 함께 뉴욕에 갈 것이다. 국무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최종적으로, 완전하게 검증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을 포함하여 싱가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시된 네 가지 중대사안들을 진전시키기 위한 회담을 진행할 것이다.”
위의 성명에서 주목되는 것은, 뉴욕 고위급회담에 나올 미국측 참석자가 팜페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비건(Stephen E. Biegun) 특별대표로 정해졌는데, 조선측 참석자로는 김영철 부위원장 한 사람만 거명되었다는 점이다. 당시 언론매체들은 뉴욕 고위급회담이 개최되면, 조선측에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나오고 미국측에서 팜페오 국무장관과 비건 특별대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정작 당사자인 미국 국무부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뉴욕 고위급회담에 참석하게 될지 알지 못해서 그의 이름을 거명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 국무부가 회담을 사흘 앞둔 임박한 시점에 조선측 참석자 명단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이야말로 조선으로부터 뉴욕 고위급회담과 관련한 응답을 받지 못하였음을 말해주는 결정적인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2018년 11월 7일 정례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미국 국무부는 2018년 11월 5일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2018년 11월 8일 뉴욕에서 조미고위급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해버렸고, 2018년 11월 7일에는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조미고위급회담이 열리지 않게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조선과 미국은 뉴욕에서 2018년 11월 8일에 열릴 것이라던 조미고위급회담을 합의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그 회담이 연기되었다는 미국 국무부의 발표는 사실과 다르며, 그 회담이 취소되었다는 미국과 한국의 언론보도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 조선이 미국의 고위급회담 제의를 두 차례나 무시해버리는 바람에 미국이 밑모를 수렁 속에 빠졌다는 것, 바로 이것이 미국 국무부가 은폐한 진실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미국 국무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뉴욕 고위급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인 2018년 11월 7일 예상을 뒤엎는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뉴욕 고위급회담이 열리지 않게 되었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성명의 전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마이클 팜페오 국무장관이 이번 주 뉴욕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관료들과 만나려던 일정은 훗날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일정이 허락될 때 다시 만날 것이다. 지속적인 대화는 계속된다. 미국은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위의 성명을 아무리 읽어봐도, 뉴욕 고위급회담이 왜 성사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미국 국무부는 왜 그렇게 모호한 성명을 발표했을까? 미국이 조선에게 고위급회담을 두 차례나 거듭 제의하였으나, 조선으로부터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 조선으로부터 무시당한 미국의 처량한 꼴이 국제사회에 드러나 ‘제국의 위신’이 망가질 것이므로, 미국 국무부는 그처럼 모호한 성명을 발표했던 것이다.
그런데 조미관계의 심층정보를 알지 못하는 언론매체들은 위에 인용된 미국 국무부의 모호한 성명을 액면 그대로 믿어버리는 바람에 뉴욕 고위급회담이 연기되었다느니 취소되었다느니 횡설수설하였다. 그 회담은 애초에 합의된 적이 없으므로, 연기되었다고 말할 수도 없고 취소되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조선이 미국의 고위급회담 제의를 두 차례나 무시해버리는 바람에 미국이 밑모를 수렁 속에 깊이 빠졌다는 것, 바로 이것이 미국 국무부가 은폐한 진실이다. <뉴욕타임스>도 2018년 11월 8일부 기사에서 “미국과 북조선의 외교과정이 싱가폴 정상회담에서 정점에 도달한 이후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졌다”고 언명하였다.
이런 상황을 인식하면, 밑모를 수렁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신의 수치스러운 꼴이 국제사회에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정치사기극을 연출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심정이 이해될 수 있는데, 바로 그런 정치사기극에 출연한 주연급 연기자가 니끼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다. 그래서 그녀는 2018년 11월 8일 유엔안보리 회의를 마친 직후 유엔출입기자들 앞에서 정치사기극 씨나리오를 연기하였던 것이다.
정치사기극에 주연으로 출연한 그녀는 뉴욕 고위급회담이 조선의 준비부족으로 연기되었다는 허위선전을 늘어놓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아 조미관계에서 어떤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허위선전까지 덧붙였다. 아무리 거짓말이라고 해도 이처럼 새빨간 거짓말이 또 어디 있을까!
미국이 대조선제재를 완화하는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겠다는 조선이 미국의 고위급회담 제의에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았는데도, 니끼 헤일리는 조선이 준비부족으로 연기를 요청하였다는 허위선전을 늘어놓았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회담을 제의해왔으나, 조선은 미국이 대조선제재를 완화하는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회담제의를 무시하여 미국을 수렁에 빠뜨렸는데도, 니끼 헤일리는 조미관계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허위선전을 늘어놓았다.
개벽예감 322-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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