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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254- 2] 오슬로 조미회담과 트럼프의 조선정책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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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6-19 20:1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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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핵동결은 선결조건이 아니라 최종목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조선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의 비핵화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2017531일과 6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반관반민대화에 참석한 조선측 대표들은 조선의 비핵화 문제가 논의되는 것 자체를 거부하였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게 닥쳐온 가장 절박하고, 위태로운 위협인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킬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란다면, 조선의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의 핵동결을 조미정상회담의 최종목표로 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말하는 핵동결이란 핵시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중지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조선정책기조 제1항의 의미를 뒤집어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에게 요구하는 것은 조선의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의 핵동결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의 핵동결 문제를 직접 거론한 적은 없지만, 핵동결은 조미핵대결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그가 불가피하게 선택해야 할 유일한 출로다.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조선의 선 핵동결, 후 핵폐기를 주장하면서, 2단계 비핵화 방안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그런 주장은 조선의 핵폐기라는 환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지 현실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변화된 조미관계를 직시하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은 조선이 핵무장을 완성하여 조선의 비핵화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현실적인 대안은 조선의 핵동결밖에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이를테면, 20161025일 미국 대외관계협의회(CFR) 토론회에 출연한 제임스 클래퍼(James R. Clapper)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발언, 2017425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켈리 맥사먼(Kelly E. Magsamen) 전 미국 국방부 아태차관보 대리의 발언, 그리고 2017613일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진행된 토론회에 출연한,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조선정책조정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William J. Perry)의 발언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사진 5>


 

<사진 5> 이 사진은 2017613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진행된 토론회에 출연한 윌리엄 페리가 연설하는 장면이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조선정책조정관을 지냈다. 연설에서 그는 조선의 비핵화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의 핵동결을 대안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윌리엄 페리만 그렇게 주장하는 게 아니라, 몇몇 다른 전직 고위관리들도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 조미핵대결에서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가 차츰 명백해지면서 근본적으로 변화된 조미관계를 직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의 비핵화를 포기하고 조선의 핵동결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15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북한의 핵포기 결단은 남북 간 합의의 이행의지를 보여주는 증표라고 하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조선은 자기와 미국이 맞서 싸우는 조미핵대결에 한국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판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에게 핵포기 결단을 요구하고, 조선의 핵동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것은 조선에게 황당한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조선은 조선의 비핵화라는 말 자체를 용납하지 않으며, 조선의 핵동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제기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에게 비핵화를 요구하고, 조선의 핵동결을 남북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면 남북정상회담은커녕 남북관계개선마저도 전혀 진척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529일과 30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인데, 그 기회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새로운 조선정책기조를 귀담아 듣고 정세오판에서 벗어나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5. “핵공포에 덜덜 떠는 아메리카제국을 완전히 굴복시켜라

조선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동결 요구를 들어줄지 아니면 거부할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해온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를 트럼프 행정부가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 조선은 그에 상응하여 핵동결 요구를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조미정상회담이 성사되어 조선이 핵시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중지하겠다고 공약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그에 상응하여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국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약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조미정상회담은 조미핵대결을 완전히 종식시킴으로써 한반도의 자주적 통일을 실현하는 결정적인 전환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조미핵대결에서 전략적 패배를 코앞에 두고 있는 미국이 국가안보파탄위험에서 구출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 평화가 실현되는 사상 최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물론 세부사항으로 들어가면, 합의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를테면, 조선이 핵동결을 공약하는 경우 조선의 핵시험과 평화적인 핵활동을 구분하고, 전자를 중지시키고 후자를 용인하는 문제, 조선의 중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평화적인 위성발사를 구분하고, 전자를 중지시키고 후자를 용인하는 문제, 조선의 핵무기 및 핵기술이 해외에 이전되는 핵확산을 금지하는 문제, 조선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으로 복귀하는 문제 등을 합의해야 할 것으로 예견된다. 조선은 국제원자력기구에 복귀할 수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에는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 비공인 핵보유국들인 인도와 파키스탄도 국제원자력기구 회원국들이기는 하지만, 핵확산금지조약은 체결하지 않았다.

다른 한 편, 미국이 조미평화협정 체결을 공약하는 경우 대조선적대정책을 포기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문제, 조선침공전쟁연습을 중지하는 문제, 조미관계를 정상화하는 문제,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는 문제 등을 합의해야 할 것으로 예견된다. 특히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를 뒤집어놓을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올 것이므로, 공개된 합의문에 명시하지 않고 공개하지 않는 이면합의로 신중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 6>


 

<사진 6> 위쪽 사진은 미국 본토 워싱턴주에 있는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에 주둔하던 미국 육군 제23화학대대 병력 250명이 201344일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미국 육군 제2사단으로 재배치되어 행진하는 장면이다. 미국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64년 동안 평화협정 체결을 한사코 거부하면서,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미핵대결이 조선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종식될 최종단계에 이르렀으므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국군 철수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주한미국군 철수는 의회 승인도 필요하지 않으므로, 트럼트 대통령의 명령으로 언제든지 전격철수를 단행할 수 있다. 지난 시기 베트남전쟁이 북베트남의 승리와 미국의 패배로 최종단계에 이르렀을 때,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철수명령을 내리자 남베트남에 주둔하던 미국군 500,000명이 불과 3개월 만에 완전히 철수되었다. 1973127일 프랑스 빠리에서 북베트남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마자 남베트남에 주둔하던 미국군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가운데 1973329일 북베트남은 마지막 미국군 포로들을 석방하였고, 미국은 마지막 전투부대를 철수시켰다. 아래쪽 흑백사진은 바로 그 날 마지막 전투부대가 철수하는 장면이다. 그로부터 2년 뒤 남베트남 정부의 무조건 항복으로 베트남전쟁은 종식되었고, 베트남은 통일위업을 달성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조미핵대결 종식전략에 대해 서술하였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미핵대결 종식전략에 대해서도 서술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미핵대결 종식전략은 전략적 핵압박공세로 조미핵대결에서 승리하여 한반도의 근본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구상을 알지 못하고 비난공세에 매달려온 문외한들은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겠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해결하려는 한반도의 근본문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주한미국군을 완전히 철수시킴으로써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역사적인 과업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역사적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역량을 집중하여 조선의 핵무력을 비상히 강화해왔으며, 이전에 비할 바 없이 강해진 핵무력으로 전략적 핵압박공세를 가중시켜 조미핵대결을 최종단계로 끌어간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핵압박일정표는 조선이 다종다양한 핵공격전법들과 핵타격수단들을 하나씩 차례로 세상에 공개하거나 시험발사하면서 미국을 국가안보파탄의 벼랑끝으로 밀어버리는 핵압박공세의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온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조미핵대결은 최종단계에 이르렀다. 지금 조선에게 남은 일은 조선이 보유한 4종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하나씩 차례로 시험발사하는 것이다. 201767일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로벗 쑤퍼(Robert Soofer) 국방부 핵미사일방어정책 부차관보는 조선이 2017년 안에 첫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단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에게 닥쳐온 국가안보파탄위험이 폭발임계점으로 밀려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정상회담에서 조미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를 공약할 때까지, 다시 말해서 미국이 조선에게 굴복할 때까지 조선은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 준비태세를 계속 견지할 것이다. 그렇게 조미핵대결을 최종단계로 끌어간 조선의 시야에 보이는 목표는 이런 것이다. “핵공포에 덜덜 떠는 아메리카제국을 굴복시켜라.”

<보충서술>

이 글을 탈고한 직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릿저널> 2017618일 보도기사를 읽었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과 미국은 지난 1년 이상 비밀접촉을 해왔다고 한다. 이것은 오바마 행정부 말기부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거쳐 지금까지 미국이 조선과 비밀접촉을 꾸준히 진행해왔음을 말해준다. 웜비어 석방문제도 그 비밀접촉에서 해결되었다.

위의 보도에 따르면, 201759일에 진행된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최선희 조선 외무성 미국국장이 조섭 윤 미국 국무부 조선정책특별대표에게 조선이 핵시험을 동결하는 방법으로 미국과 협상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월스트릿저널>은 그 보도기사에서 최선희 국장이 조섭 윤 특별대표에게 조선의 핵동결 문제를 제시하였다고 서술했지만, 조섭 윤 특별대표가 조선의 핵동결 문제를 먼저 제시하였고, 최선희 국장이 그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하였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어째든 조선과 미국이 조선의 핵동결과 미국의 평화협정 체결을 맞바꾸는 형식으로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킬 가능성을 오슬로 조미회담에서 타진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조미핵대결은 그렇게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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