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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64] 만리경-1호 정찰위성과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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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12-05 17:4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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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64]  만리경-1호 정찰위성과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한 호 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자주시보 12월 4일 서울  


<차례> 

 

1. 7대 위성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조선

2. 위성개발사업에서 일어난 방향 전환 

3.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조선의 노력

4. 만리경-1호는 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

5. 정찰위성운용실,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전술핵전투단

 

 

1. 7대 위성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조선

 

2023년 11월 21일 밤 10시 42분 28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을 발사하였다. 천리마-1형이 대지를 박차고 우주로 날아오른 발사 시각으로부터 11분 45초 뒤, 만리경-1호는 예정된 궤도에 정확히 진입, 안착하였다. 

 

2023년 8월 24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만리경-1호 정찰위성이 두 번째로 발사되었을 때 “1계단과 2계단은 모두 정상 비행하였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 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하여 실패하였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비상 폭발체계는 위성운반로켓 3단계 추진체에서 분리된 위성 탑재부에서 정찰위성을 분리시키기 위해 소형 폭약을 사용하는 폭발체계를 뜻한다. 위성 탑재부와 정찰위성을 분리시키는 폭발체계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정찰위성이 궤도에 정확히 진입할 수 없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만리경-1호 정찰위성 발사가 두 번째 실패하였을 때, 국가우주개발국(당시 명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발표내용을 보면, 조선로동당 창건 78주년이 되는 2023년 10월 10일 직전에 정찰위성이 발사될 것으로 예견되었다. 

 

그러나 10월 10일이 지나고 11월도 거의 다 지나도록 정찰위성은 발사되지 않았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데일리 NK 2023년 11월 27일 보도에 의하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제3차 정찰위성 발사 이전에 위성 발사에 관한 컴퓨터 모의시험을 반복적으로 시행했는데, 컴퓨터 모의시험에서 오차가 계속 나오는 바람에 발사 시기가 뒤로 늦춰졌다고 한다. 그 보도에 의하면, 컴퓨터 모의시험에서 발생한 오차는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할 때 촬영기가 장착된 위성체 상단부가 지구 쪽을 향해 정확히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그런 정확한 자세로 진입하지 못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정찰위성이 들어있는 위성 탑재부는 지표면으로부터 약 500km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초당 약 7.6km(마하 22.15)에 이르는, 상상을 초월한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speed)으로 날아간다. 그런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위성 탑재부에서 정해진 시각에 위성체를 분리시켜 0.1mm의 미세한 편차도 없이 궤도에 정확히 올려놓는 궤도진입기술은 자세조종기술 중에서도 실로 묘기에 가까운 고난도 기술이다. 

 

위성 발사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미 제국도 위성체를 궤도에 진입시킬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미 제국은 위성체를 일단 궤도에 진입시킨 뒤에 자세조종장치를 가동시켜 촬영기가 장착된 위성체 상단부를 지구 쪽을 향해 돌려놓는다. 그래서 미 제국이 발사한 위성들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기까지 4~6개월이 걸린다. 

 

2023년 8월 24일 정찰위성 발사에서 두 번째 실패를 경험한 이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컴퓨터 모의시험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정찰위성의 궤도 진입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하는 원인을 마침내 찾아냈다.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그 원인을 바로잡고,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할 때 위성체가 지구를 향한 방향으로 정확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였다. 

 

 

2023년 11월 22일에 발사된 만리경-1호 정찰위성은 12월 2일부터 정상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했다. 미 제국이 발사한 정찰위성은 4~6개월 동안 운용 시험 기간을 거쳐야 정상 운용을 시작할 수 있는데, 조선은 만리경-1호 운용시험을 단 10일 만에 끝내버렸다. 조선은 세상이 놀랄 만한 경이로운 기술력을 과시하였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첩보위성(spy satellite)이나 지구관측위성(earth observation satellite)을 쏘아 올리는 나라들이 꽤 있지만, 정찰위성(reconnaissance satellite)을 자력으로 쏘아 올리는 위성 강국은 6개국밖에 없다. 미 제국, 로씨야, 중국,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이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은 만리경-1호 정찰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림으로써 7대 위성 강국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다.

 

정찰위성을 자체로 만들었어도 위성 발사 기술을 갖지 못하면, 미 제국이나 중국이나 로씨야의 위성운반로켓에 자기의 정찰위성을 실어 쏘아 올리는 고육책을 쓰는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2023년 12월 2일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는 미 제국의 위성운반로켓 팰콘(Falcon)-9에 실려 캘리포니아주 쌘타 바바라(Santa Barbara)에 있는 밴든벅 우주군기지(Vandenberg Space Force Base)에서 발사되었다. 그런데 팰콘-9 위성운반로켓에 정찰위성을 위탁해 발사하는 비용은 상승고도 1km당 평균 20,000달러다. 한국이 정찰위성 1호기를 500km 고도에 있는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주머니에 넣어주어야 한다. 일론 머스크는 이번에 한국이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위탁한 민간기업 스페이스 엑스(Space X)의 소유주다. 

 

 

2. 위성개발사업에서 일어난 방향 전환 

 

조선의 정찰위성 만리경-1호는 지구의 남극과 북극을 통과하면서 1시간 34분 40초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만리경-1호는 지구를 북극 쪽에서 남극 쪽으로 하루에 15번씩 계속 돌고 있는 것이다. 

 

만리경-1호는 이처럼 지구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15번 도는데,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한 번 자전한다. 만리경-1호의 회전주기와 지구의 자전주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만리경-1호가 지상의 어느 특정 지역을 촬영하는 횟수와 촬영 시각은 일정하지 않고 가변적이다. 이를테면, 만리경-1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면서 지상을 촬영한 횟수는 2023년 11월 24일에 3회, 11월 25일에 2회, 11월 26일에 3회, 11월 27일에 4회였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만리경-1호가 지상의 어느 특정 지역을 하루에 2~4회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리경-1호의 1일 촬영 주기는 6시간 또는 8시간 또는 12시간인데, 앞으로 조선이 정찰위성을 4기 더 쏘아 올려 모두 5기를 운용하게 되면, 1일 촬영 주기를 2~3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촬영 주기가 2~3시간으로 단축되면, 지상의 감시대상을 더 정밀하게 감시할 수 있다. 만일 조선이 정찰위성 10기를 운용하게 되면, 지상의 감시대상을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 식별할 수 있다.

  

조선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였다. 그 기간에 이룩한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다. 

 

1) 광명성 계열의 지구관측위성을 두 차례 저지구궤도(Low Earth\orbit)에 진입시켰다.

2) 위성운반로켓에 장착되는 대출력 로켓엔진 백두산-1을 개발, 완성하였다.

3) 정지궤도통신위성(geo-synchronous communication satellite) 개발사업에 착수하였다.  

 

조선이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한 것은, 정지궤도통신위성을 보유하는 것이 김정일 총비서의 소원이었기 때문이다. 국가우주개발국 위성관제종합지휘소(당시 명칭) 혁명사적 교양실에는 김정일 총비서의 말씀이 적힌 명제판이 있는데, 거기에는 “정지위성을 쏘아 올려 통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나의 소원입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2015년 9월 1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의하면,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국가우주개발국이 “위성 개발의 새로운 높은 단계인 정지위성에 대한 연구사업에서도 커다란 진전을 이룩하였다”라고 밝힌 바 있다. 2016년 9월 20일 조선은 정지궤도통신위성을 탑재할 신형 위성운반로켓 엔진 분사 시험을 실시하였다. 2017년 11월 19일 로씨야 언론인 흐루스탈레브 울라지미르(Khrustalev Vladimir)는 평양을 방문하여 국가우주개발국 소속 우주과학자들인 김정오, 김철과 대담하였는데, 당시 국가우주개발국은 무게가 1,000kg 이상인 정지궤도통신위성을 제작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은 2018년에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사업을 중지하고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착수하였다.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의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은 2018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조선이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에서 군사정찰위성 개발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된다. 그 사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17년 말, 조선이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은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를 장착”하고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 체계를 보유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제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조선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초강력한 전쟁 억제 수단이다.

 

그런데 미 제국이 다른 나라를 침공할 때는 반드시 항모타격단을 동원해야 하므로, 조선이 미 제국의 전쟁 도발 야욕을 억제하려면, 미 제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전략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함께 미 제국 항모타격단의 동향을 감시할 전략 정찰 수단도 보유해야 한다. 조선은 2018년에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면서, 미 제국 항모타격단의 동향을 감시할 전략 정찰 수단을 보유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그래서 조선은 2018년에 정지궤도통신위성 개발사업을 중지하고 군사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2016년부터 제1차 우주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해온 조선은 2018년에 정찰위성 개발을 새로운 목표로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집중하였다. 데일리 NK 2021년 12월 2일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최고 수준의 과학자, 기술자들을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인입시킬 데 대한 지시를 직접 내렸고, 당자금을 정찰위성 개발사업에 “아낌없이” 투자하였다고 한다. 

 

 

3.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조선의 노력

 

2018년에 시작된 조선의 정찰위성 개발사업은 빠른 속도로 진척되었다. 그리하여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해 정찰 정보 수집 능력을 확보하겠다”라고 언명하였다. 

 

2022년 2월 27일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1차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날 오전 7시 52분경 평양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시험용 정찰위성이 탑재된 위성운반로켓이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1차 시험에서는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특정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촬영을 진행하여 고분해능 촬영체계와 자료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들의 특성 및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였다”라고 한다.

 

 

2022년 3월 5일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2차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날 오전 8시 48분경 평양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서 시험용 정찰위성이 탑재된 위성운반로켓이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2차 시험에서는 “위성 자료 송수신 및 조종지령체계와 여러 가지 지상위성관제체계들”의 동작 정확성이 확증되었다고 한다. 

 

2022년 12월 18일 조선은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3차 시험을 진행하였다. 그날 오전 11시 13분경, 오후 12시 5분경에 시험용 정찰위성이 탑재된 위성운반로켓이 각각 발사되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제3차 시험에서는 “위성촬영 및 자료전송계통과 지상관제체계”의 동작 정확성이 확증되었다고 한다.  

 

조선은 시험용 정찰위성을 쏘아 올려 성능을 확증하기 전에 정찰위성 종합심사를 먼저 진행하였다. 2021년 12월 2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2021년 11월 22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국방과학원,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국방성 병기심사국에서 각각 파견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합동종합심사위원회가 정찰위성 종합심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그날 합동종합심사위원회는 “촬영기 품질”부터 먼저 심사하였다고 한다. 정찰위성의 성능은 촬영기(camera)의 성능에 의해 결정된다. 정찰위성에 고성능 촬영기를 장착해야 고해상도(high resolution)를 가진 선명한 영상자료를 촬영할 수 있다. 조선에서는 해상도라는 용어 대신에 분해능이라는 용어를 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조선은 2022년 2월 27일에 진행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제1차 시험에서 “고분해능 촬영체계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였다”라고 한다. 이것은 분해능이 1m 이하인 선명한 화질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고분해능 촬영기가 정찰위성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분해능이 1m 이상인 영상을 흐릿한 화질의 영상을 촬영하는 위성은 군사정찰위성이 아니라 지구관측위성이다. 2021년 11월 22일에 진행된 합동종합심사에서 정찰위성 촬영기가 합격점을 받은 것은 분해능이 1m 이하인 고분해능 촬영기가 정찰위성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위에 인용한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그날 합동종합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은 “최신형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송수신 방식”을 “집중적으로” 심사하였다고 한다. 그 소식을 데일리 NK에 전해준 조선 내부의 소식통은 정찰위성에 관한 기본상식을 몰라서 ‘탐지’라는 어색한 용어를 썼지만, 정찰위성은 지상을 탐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을 촬영한다. 그러므로 위의 인용구를 적확한 용어로 다시 서술하면, 정찰위성에 장착된 최신형 레이더가 영상을 촬영하여 지상관제소로 보내는 자료전송체계(data-transmission system)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었고, 정찰위성에 장착된 적외선 촬영기가 영상을 촬영하여 지상관제소로 보내는 자료전송체계에 대한 심사가 진행된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정찰위성에는 전자광학 촬영기(electro-optical camera)와 적외선 촬영기(infra-red camera)가 함께 장착된다. 그래서 전자광학-적외선(EO/IR) 정찰위성이라고 부른다. 2023년 12월 2일 미 제국의 위성운반로켓 팰콘-9에 실려 발사된 한국의 정찰위성 1호기가 전자광학-적외선 정찰위성이다. 

 

전자광학 촬영기는 낮에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지상을 촬영하고, 적외선 촬영기는 가시광선이 비치지 않는 밤에 적외선을 이용하여 지상을 촬영한다. 그런데 전자광학-적외선 촬영기는 구름이 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지상을 촬영하지 못한다. 그래서 구름이 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에도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또 다른 종류의 정찰위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기가 바로 합성개구레이더(synthetic aperture radar)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21년 11월 22일 합동종합심사위원회가 심사한 “최신형 레이더”가 바로 합성개구레이더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합성개구레이더를 장착한 정찰위성이 신호전파를 지상으로 쏘면, 신호전파가 지상의 굴곡면에 반사되어 위성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면 정찰위성에 설치된, 오목거울처럼 생긴 포물면 안테나(parabolic antenna)는 반사되어 되돌아온 신호전파를 수신하고, 미세한 반사 시간 차를 계측해 지상의 물체를 숫자식 영상(digital image)으로 형상한다. 이처럼 합성개구레이더는 가시광선이나 적외선을 사용하지 않고 레이더파를 사용하므로, 낮이나 밤이나,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이나 그 어떤 기상 조건에서도 작동한다. 하지만 합성개구레이더가 형상한 영상은 전자광학-적외선 촬영기로 촬영한 영상에 비해 분해능이 약간 떨어진다. 

 

 

4. 만리경-1호는 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

 

그렇다면, 조선이 2023년 11월 22일에 쏘아 올린 만리경-1호는 전자광학-적외선 정찰위성인가 아니면 합성개구레이더 정찰위성인가? 

 

2023년 11월 23일 평양에 있는 국가연회장 목란관에서 만리경-1호 발사 성공을 경축하는 성대한 연회가 진행되었다. 그 소식을 보도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연회석 상에서 류상훈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장으로부터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자료를 보고받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였다. 그 보도사진을 확대하면, 보고서의 제목은 “《만리경-1》호 (식별할 수 없음) 사진 자료”라고 되어 있고, “- 보고 내역”이라고 쓴 소제목 아래 “2023년 11월 22일 ?시 ?분”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연회석 상에서 받아본 보고서는 만리경-1호가 2023년 11월 22일에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보고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래 보고서에는 촬영 시각이 몇 시, 몇 분까지 기록되었으나, 보도사진을 확대해도 몇 시, 몇 분에 해당한 숫자는 너무 흐려서 식별되지 않는다.

 

 

2023년 11월 21일 밤 10시 42분에 발사된 만리경-1호는 11월 22일 오전 9시 21분부터 12분 동안 괌(Guam)의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을 촬영하였다. 일반적으로, 전자광학-적외선 정찰위성은 전자광학 촬영기를 작동시키고 렌즈의 초점을 맞춘 뒤에야 촬영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런 준비공정을 마치기까지 며칠이 걸린다. 그런데 만리경-1호는 궤도에 진입한 시각으로부터 불과 10시간 39분 만에 괌의 군사 기지들을 촬영하였다. 합성개구레이더가 아니면, 정찰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직후 그처럼 곧바로 촬영을 시작할 수 없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만리경-1호에 합성개구레이더가 장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11월 22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만리경-1호가 시험적으로 촬영한 영상을 분석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보고서를 받아보고 정찰위성 시험 운용 정형을 구체적으로 요해하였다고 한다. 당시 만리경-1호가 시험적으로 촬영한 영상은 다음과 같다. 

 

11월 22일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을 촬영한 영상

 

11월 24일 

서울, 평택, 오산, 군산, 목포 등을 촬영한 영상 

 

11월 25일 

부산, 진해, 울산, 포항, 대구, 강릉 들을 촬영한 영상 

하와이주 진주항에 있는 해군기지와 호놀룰루에 있는 히컴 공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이딸리아 수도 로마를 촬영한 영상

 

11월 27일

백악관을 촬영한 영상

미 제국 국방부 청사를 촬영한 영상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미 제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미 제국 커네티컷주 뉴포트 뉴스 조선소를 촬영한 영상

미 제국 본토 동부지역 공군 기지들을 촬영한 영상

 

11월 29일 

미 제국 캘리포니아주 쌘디에고 해군 기지를 촬영한 영상

일본 오끼나와현 가데나 공군기지를 촬영한 영상

에짚트 수에즈운하를 촬영한 영상

 

위의 보고내역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만리경-1호가 2023년 11월 24일 오전 10시 15분부터 12분 동안 서울, 오산, 평택, 군산, 목포를 촬영하였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2023년 11월 24일 오전 서울에서부터 목포에 이르는 지역의 날씨는 다음과 같았다.

 

서울 – 맑음

오산 – 약한 구름

평택 – 약한 구름

군산 – 흐림

목포 – 흐림

 

위에 열거한 날씨를 보면, 만리경-1호가 지나갈 때 오산, 평택, 군산, 목포 상공에는 구름이 끼어 있어서 전자광학-적외선 촬영기로는 그 도시들을 촬영할 수 없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구름이 낀 오산, 평택, 군산, 목포를 촬영한 영상자료를 받아보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료해하였다.” 이런 사정은 기상조건에 구애되지 않고 지상을 촬영하는 합성개구레이더가 만리경-1호에 장착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5. 정찰위성운용실, 익명의 상설집행부서, 전술핵전투단

 

만리경-1호에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은 어느 정도인가? 정찰위성이 촬영한 영상은 군사기밀이므로 그것을 외부에 공개하는 나라는 없다. 조선도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리경-1호에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방증을 가지고 추론하는 수밖에 없다.    

 

1) 2023년 5월 17일 조선은 언론보도를 통해 만리경-1호 실물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였다. 보도사진에 나타난 만리경-1호의 외형은 육각형이며, 위성체 상단에 태양빛 전지판 4개가 달렸다. 도이췰란드의 항공우주공학 전문가 마커스 쉴러(Markus Schiller)는 2023년 5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기사에서 조선이 2023년 5월 17일 보도사진을 통해 세상에 공개한 정찰위성의 형태와 크기를 보면, 서브미터(sub-meter)급 고해상도(1m 이하의 고해상도를 뜻함-옮긴이)로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고성능 촬영기가 장착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 제국의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쎈터(Harvard & 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에서 근무하는 천체물리학자 조너던 맥도웰(Jonathan C. McDowell)은 2023년 11월 28일 미국의소리(VOA) 보도기사에서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은 미 제국 상업위성이 촬영한 영상자료의 화질(분해능이라는 뜻-옮긴이)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 제국 맥사 테크놀로지스(Maxar Technologies)가 운용하는 상업위성의 분해능은 46cm이고, 플래닛(Planet)이 운용하는 상업위성의 분해능은 50~80cm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만리경-1호에 장착된 합성개구레이더가 촬영한 영상의 분해능은 50~80cm인 것으로 추정된다. 

 

만리경-1호 정찰위성이 2023년 12월 2일부터 정상 운용을 시작했다는 조선의 언론보도를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1) 위성관제종합지휘소가 평양종합관제소로 명칭을 바꿨다. 위성관제소의 명칭에 ‘평양종합’이라는 용어가 들어간 것을 보면, 평양에 종합관제소가 있고,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도 지상관제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구 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만리경-1호가 유럽 상공을 지나면서 촬영한 영상은 평양종합관제소로 직접 보낼 수 없다. 유럽 상공에서 만리경-1호가 발신하는 전파는 지구 곡면에 가려져 평양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평양종합관제소는 만리경-1호가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영상을 내려받아야 한다. 이것은 위성 정찰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정찰 시간이 지체되면 불리하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제국은 자기 영토에서 멀리 떨어진 친미 동맹국들의 영토에 지상관제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데, 해외 지상관제소마저 정찰위성의 전파를 수신하지 못하는 외진 지역에는 중계 위성을 띄워 놓고 전파를 중계한다. 하지만 조선은 자기 영토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 영토에 지상관제소를 설치할 형편이 아니고, 중계 위성을 쏘아 올릴 형편도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로씨야가 유럽대륙에서 시작하여 북미대륙 인근까지 곳곳에서 운용하는 지상관제소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조선은 위성 정찰 시간을 지체시키지 않을 수 있다. 조선과 로씨야의 항공우주 분야 상호협력은 지상관제소 공동 운영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2) 평양종합관제소 산하에 정찰위성운용실이 설치되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정찰위성운용실을 “독립적인 군사 정보 조직”이라고 했다. 독립적인 조직이라는 말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의 지시를 받지 않고,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를 받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3) 정찰위성운용실은 만리경-1호가 촬영한 영상을 정밀 분석하여 정찰보고서를 작성한다. 만리경-1호는 매일 같이 엄청난 양의 영상을 촬영하여 평양종합관제소로 계속 보내준다. 정찰위성운용실에서 근무하는 영상분석전문가들이 그처럼 엄청난 양의 영상을 육안으로 일일이 검토하고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찰위성운용실이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하여 영상 분석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4) 정찰위성운용실에서 분석한 정찰보고서를 상시적으로 받아보는 상설집행부서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조직되었다. 상설집행부서의 공식 명칭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익명의 상설집행부서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인 김정은 총비서의 직속 부서인 것으로 생각된다.

 

5)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찰위성운용실이 당중앙군사위원회 상설집행부서로 상신한 정찰보고서는 “지시에 따라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부대와 조선인민군 정찰총국에 제공된다”라고 한다. 이 인용구에 나오는 “지시에 따라”라는 말은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상설집행부서는 정찰보고서 중에서 긴급히 대처해야 할 중요한 정찰보고서를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부대”들과 정찰총국에 각각 보내주는 것이다. 이 인용구에 나오는 “국가의 전쟁억제력으로 간주되는 중요부대”는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단이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상설집행부서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긴급히 대처해야 할 중요한 정찰보고서를 전술핵전투단들에 보내줄 것이다. 그러면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단은 한미연합군 타격 대상들 중에서 어느 것부터 먼저 타격할 것인지를 파악하여 타격 순차를 정할 것이고, 전술핵 타격을 단행할 타격 시각도 택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미연합군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이 만리경-1호의 정상 운용으로 극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이 정찰위성체계를 운용하는 목적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한미연합군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2023년 12월 조선은 마침내 그 목적을 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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