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181] 북한, 강대강 정면승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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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6-15 17:35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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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2년 6월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천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오늘 우리 국가의 안전 환경은 매우 심각하며 주변 정세는 더욱 극단하게 격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위권은 곧 국권 수호 문제이며 우리의 국권을 수호하는 데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면승부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군대와 국방연구 부문에 “강행추진해야 할 전투적 과업”을 제시하며 대적 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과 전략전술 방향을 밝혔다.
1. 한미 강경대응
현재 한반도 정세는 강대강 국면에 들어갔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6월 5일 단거리 미사일을 8발 발사했다. 다음날인 6일 새벽 4시경 한국과 미국은 북한과 똑같이 미사일 8발을 발사하며 맞대응했다. 한국이 7발, 미국이 1발을 쏘았다. 이어 7일 한미 당국은 F-35A와 F-15K 등 국군 전투기 16대, 주한미군 전투기 F-16 4대를 서해에 출격시켜 대북 대응훈련을 진행했다.
윤석열 정권이 적극적으로 보이는 데 반해 미국의 소극적인 듯한 태도가 눈에 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6월 8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확장억제가 뭘 그래? 미국이 왕창 쏴 줘야지”, “확장억제를 부탁했으니까 미국이 쏴줘야 되는데 우리가 7발 쏘고 미국이 1발 쏘는 거 보면서 확장억제의 실체가 저런 건가 하는 걸 느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찌 됐든 한미 당국이 공동행동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비행기를 실제로 띄워 상대에 위협을 가하는 시위의 성격을 갖추고 그 의지를 보였다. 과거 한미 당국은 북한에 강경대응을 한다면서도 그와는 좀 어긋난 행동을 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5월 24일 F-15K를 활주로에 늘어놓기만 하고 비행은 하지 않는 소위 코끼리걸음(Elephant Walk) 훈련을 했다. 하늘에 떠야 의미 있는 전투기가 비행을 하지 않으니, 이건 북한을 위협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모를 정도로 누가 봐도 답답하고 조심스러운 행보였다.
5월 25일에는 B-52H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켰지만, 북한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 동쪽 해안을 따라 비행했을 뿐이었다. 마치 일본을 향한 위협 비행처럼 보였다. 6월 초 한미 해군은 연합훈련을 했는데 이 역시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 오키나와 남쪽 바다에서 진행했다. 꼭 대만 방어 훈련 같았다.
이랬던 과거를 생각하면 현재 한미의 행보는 적극적이고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양새가 좀 더 뚜렷해졌다.
2. 불길하다
한국과 미국이 ‘강’으로 나가고 있는데도 별로 강해 보이거나 시원시원해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8발 발사하니 한미도 따라서 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한 것을 똑같이 하겠다는 뜻이다. 이것부터가 한미가 주동적으로 자기 작전을 펴지 못하고 북한을 따라가는 꼴이라 소극적이고 수세적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앞으로 북한과 똑같은 수위로 대응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한미가 꼬리를 내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미사일 10발을 쐈는데 한미가 5발만 쏜다면 왜 이번에는 똑같이 10발로 대응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래서 한미가 북한의 낚시에 걸려든 게 아닌지, 자꾸만 의구심이 든다.
1) 보류되었던 군사행동 계획
현 상황을 보면서 떠오르는 일이 있다. 2020년 6월 16일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작성해 조선노동당에 제출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일단 ‘보류’한 적이 있다.
이 사례는 북한 내에 한국을 향해 무력을 사용하자는 주장과 욕구가 상당히 팽배한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현재 북한의 대남정책은 사실상 군사정책이다. 2020년 6월 8일 조선노동당 대남사업 부서들이 회의를 열어 대남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전환할 것을 강조했다. 대남사업을 총괄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의 대남행동권을 조선인민군 총참모부에 넘겨주었다. 그리고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날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은 “앞으로 남조선당국과 더는 마주 앉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 이후 남북이 마주 앉는 일이 없었다. 북한에서 나오는 대남 발언도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 2021.8.11.), “(한국군이) 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 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 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 데 총집중할 것”(박정천 당 비서, 2022.4.2.) 등 군사적인 내용이다.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대남·대미 정책에는 대화도 있고 경제교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은 대남정책으로 군사를 택했다.
북한은 군사행동을 단행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있는 듯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취소’가 아니라 ‘보류’라는 점이다. 군사행동을 할 욕구와 의지가 있는데, 지금은 참고 넘어가지만 언젠가 터트릴 수 있다는 의미다.
2) 군사행동 욕구의 함의
북한이 군사행동에 대한 욕구와 의지를 가졌다는 것은 시사점이 있다.
군사행동에 대한 욕구와 의지는 아무나, 아무 때나 갖지 않는다. 어떤 때 무력 행사에 대한 욕구와 의지가 강해지나. 그건 우선, 자기 무력이 상대방을 압도한다고 여길 때다.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숙명여대 교수는 2021년 5월 2일 tvN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운전을 하다가 앞차랑 시비가 붙어서 내렸는데 상대가 마동석이라면? 그럼 분노가 쏙 들어간다”라는 비유를 했다. 과격하게 행동하던 사람도 자기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사람 앞에서는 폭력 의지가 사라지고 절로 얌전해진다는 것이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자. 우크라이나 전쟁은 본질상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이다. 만약 러시아가 미국을 두려워했으면 우크라이나를 향해 특별군사작전을 펼 수 없었을 것이다. 러시아가 미국의 참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미국이 참전하면 이 기회에 손을 봐주겠다는 생각이 있을 때 군사작전 돌입이 가능하다.
미국이 참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러시아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한다. 러시아는 나토가 참전하면 3차 세계대전, 핵전쟁이 벌어지게 될 거라고 위협하고 있는데, 미국이 이를 두려워해 참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만약 미국이 러시아를 압도했으면 러시아의 위협에 콧방귀를 뀌며 곧바로 군대를 투입해 응징했을 것이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독 안의 쥐를 다루듯 여기 때렸다가 저기 때렸다가 하면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일방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난 4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장악하고 아조우연대가 아조우제철소에 고립되어 있었을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철소를 공격하지 말고 그냥 봉쇄하라고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아조우연대를 대피시키려고 함정과 헬기를 투입해보고 야반도주도 시켜보았다가 실패하자 그냥 알아서 살아남으라며 손을 놓아버렸다. 전력이 비등했으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격렬히 항전했을 것이고 러시아군도 제철소를 서둘러 제압하기에 급급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한이 강한 군사행동 욕구를 가지는 건 자신이 한국과 미국을 압도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압도한다는 게 사실인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하지만 또 다른 당사자인 미국에서는 북한이 미국을 이긴다는 평가가 나오는 게 현실이다.
존 메릴 전 미 국무부 동북아실장은 2020년 11월 30일 시사인 인터뷰에서 “바이든 새 행정부는 오늘날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더 심각한 사실은, 북한이 유사시 미국의 선제공격에서 살아남아 한국·일본·하와이, 나아가 미국 본토까지 파괴하기에 충분한 핵무기를 확보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선제공격을 받은 상황에서도 반격을 가해 한국, 일본, 미국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집단 케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우 선임연구원은 2021년 10월 18일 미국의 외교·안보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문에서 미국은 한국에 핵우산 제공 약속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전쟁이 발발하면 한국을 보호하려다 미국인 수백만 명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밴도우 선임연구원은 이를 “자살행위”라고 말하며 “미국인들은 아마도 ‘국가적 자살’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게 현실이라면 북한이 한미를 압도할 수 있다는 우월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아 보인다.
다음으로 군사행동 욕구와 의지는 정치적 동기가 있어야 나온다.
군사행동에 대한 정치적 동기에는 제국주의적인 패권 실현 욕망이 있다. 다른 나라를 침략해 영토를 늘리고 부를 얻는 것이다. 또 다른 정치적 동기로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괴롭힘을 끊어내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 있을 수 있다.
북한이 전자의 정치적 동기를 가지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점령해 약탈하려 한다? 이 가설은 근거가 없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국과 미국에서 북한으로부터 약탈을 당할까 봐 걱정하는 여론도 없다.
북한이 가진 정치적 동기는 후자라고 할 수 있다.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는 2019년 4월 3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한국에 처음 들여온 것도 미국 정부이고 핵무기로 먼저 북한을 위협한 것도 미국입니다. 핵무기로 상대 국가를 위협한다면 그 국가가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핵무기를 자체 개발하고 싶겠지요. 북한의 핵개발에 미국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라고 짚었다.
노무현 정부 때 외교부 장관이었던 윤영관 하버드대학교 방문교수는 2021년 10월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문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완전히 개발하기 전에 자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안보 불안을 완화하려 하곤 했다. 그러나 매번 미국이 북미 관계를 개선하자는 북한의 주장을 무시했다”라고 주장했다.
정치 분야를 보면 미국은 북한의 정권과 체제를 전복하려 한다.
2002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불렀다. 2017년 7월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은 “미국 정부 관점에서 중요한 일은 핵개발 능력과 핵개발 의도가 있는 인물을 떼어놓는 것”이라며 북한 정권 전복을 바라고 있음을 드러냈다. 최근 취임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대사도 2022년 4월 7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불량정권”으로 규정한 바 있다.
미국이 북한에 공세를 펴는 주요 소재 중 하나는 인권이다. 미국은 매년 인권보고서를 발표해 북한을 정치적으로 공격한다. 또한 미국은 북한인권법을 만들어 이를 근거로 북한에 대북전단을 살포한다. 북한은 2021년 5월 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에게 있어서 인권은 곧 국권이다. 미국이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부인하고 ‘인권’을 내정간섭의 도구로, 제도전복을 위한 정치적 무기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군사적으로도 북한을 위협한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한미연합훈련을 한다. 과거 팀스피릿훈련(1976~1993)에는 병력 20만 명에 항공모함, 전략폭격기, 잠수함, 전투기 100여 대가 동원되기도 했다.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2019년 5월 한겨레에 “나는 이른바 남쪽의 ‘팀스피릿훈련’ 기간 중에 북한에 머물며 상황을 지켜본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팀스피릿훈련이 시작되면 북한은 곧바로 전쟁상태에 돌입한다... 전쟁상태에서 일상생활은 전면적으로 마비된다. 팀스피릿훈련이 주로 농번기여서 북한은 농사 준비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라고 증언했다.
이러한 한미연합훈련은 이름과 규모, 형식만 바뀌었을 뿐 북한 점령이라는 똑같은 성격을 가지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 선제타격을 추구한다.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 5015에는 도발 징후를 포착하면 북한 700여 곳을 선제타격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미국은 조만간 북한이 핵시험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전계획 5015 대로라면 ‘징후’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해도 무방한 셈이 된다. 매우 호전적인 군사교리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을 핵으로 위협하기도 한다. 과거 미국은 한반도에 950여 기나 되는 핵무기를 배치하고 있었다.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책 ‘격노’(2020)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2017년 북한을 핵무기 80개로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미국은 경제적으로도 북한을 고립 압살시키려 한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사상 최악의 경제 제재를 펴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2021년 원유 9억 6천만 배럴을 수입했다. 그런데 현재 북한에 허용되는 원유 수입량은 연간 400만 배럴에 불과하다. 한국의 0.4%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2000년대 초반 개성공단이 처음 시작될 때 한국 기업들은 북한에 386 컴퓨터도 들고 가지 못했다. 거기다 미국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4차례에 걸쳐 유엔 제재를 추가했으며 그 외에 미국의 독자 제재도 셀 수 없이 많다. 정의용 당시 외교부 장관이 3월 28일 “솔직히 말해서 현재 미국도 추가 제재를 할 만한 것이 거의 없다”라고 말할 정도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 압박, 제재에서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열병식 연설에서 핵무기를 전쟁 방지 외에도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천명했다. 연설에 따르면 북한은 자신의 ‘근본 이익’이 이미 침탈당하고 있었다며 미국을 향해 군사행동을 하려고 할 수 있다.
3) 전쟁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전쟁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일어나는 건 아니라며 전쟁 가능성을 부정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보자. 실제로 전쟁이 일어났다. 경향신문은 2022년 2월 24일 사설에서 “(전쟁이) 21세기에도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이 벌인 아프간 전쟁(2001년 발발)과 이라크 전쟁(2003년 발발)은 왜 무시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게 꽤 뜻밖이었나 보다.
이런 막연한 생각과는 달리 객관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이 수년 전부터 계속 고조되어 온 게 현실이다. 여기서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힘이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으로 꼭 해결하고자 하는 과제가 있다면 군사행동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번 가정해보자. 북·중·러가 한국을 공격하겠다며 한 해에도 몇 번씩 수십만 병력과 전략자산을 동원해 연합훈련을 벌인다. 유엔 제재 때문에 우리가 석유를 수입하기도 어렵고 해외로 상품을 수출할 수도 없다. 또한 북·중·러가 매일 같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해야 한다고 위협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상대를 일방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절대무기가 있다고 해보자. 예를 들어서 미사일 공격을 완전히 방어할 수 있는 방공망이 있고 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UFO 군단 같은 걸 개발했다고 치자. 이 경우,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그것을 극복할 힘을 갖추고 있는데 한국이 가만히 있을까?
지금 한반도 상황이 이와 똑같다. 그래서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지금 전쟁이 발발하는 데 필요한 건 오직 명분이다. 그런데 현재 강대강 대결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북한이 바로 이 명분을 확보해나가는 것 같아 불길하다. 그래서 한미가 북한의 유인 전술에 말려든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3. 전쟁 아니면 굴복
북한이 미사일을 8발 발사하자 한미도 똑같이 미사일 8발로 대응했다. 이제 한미는 북한의 행동과 똑같이 대응해야 하게 됐다. 그러지 않으면 꼬리 내리는 것으로 비춰진다.
문제는 앞으로 북한이 핵시험이라도 하면 한미 당국은 대체 뭘 할 거냐는 것이다. 똑같이 핵시험을 할 수는 없으니 그에 상응하는 전략무기, 예를 들어 핵폭격기나 핵잠수함을 북한 인근으로 보내 북한을 위협해야 얼추 급이 맞는다.
그러면 북한은 한 단계 더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다. 북한이 할 수 있는 행동은 많다. 북한이 2017년에 가능성을 내비친 군사행동 중에 태평양상 수소폭탄 실험이 있다. 시간이 5년이나 흘렀으니 그보다 더한 군사행동을 구상했을지도 모른다. 또는 북한이 핵잠수함 진수식을 하거나 ICBM을 점점 미 본토에 근접해가게 발사할 수도 있다. 그러면 한미도 북한을 따라가며 군사행동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
이렇게 가다 보면 어느 한쪽이 완전히 굴복하며 대결이 끝나든지, 그렇지 않으면 전쟁이 나고 만다.
한미가 차마 전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전쟁을 피하고자 맞대응을 중단하고 ‘전략적 인내’라며 침묵하면 미국의 위신이 크게 추락하며 세계 패권도 휘청이게 될 것이다. 그래도 이걸로 그치면 그나마 나을 텐데 더 큰 문제는 미국이 대응을 멈춘다고 해서 북한도 같이 군사행동을 멈추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이 대응을 포기하면 북한은 자신이 승리했다고 판단하고 더 큰 요구를 관철하려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엄포를 놓을 수 있다. 그러면 강대강 대결에서 무릎 꿇은 미국으로선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다음으로 북한은 유엔 대북 제재 또한 자신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므로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북한이 계속 요구를 높이면 미국은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이 대응을 포기하고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 밀린다.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항하면 결국 전쟁이다.
그동안 우리는 ‘강대강’이냐 ‘선대선’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그런데 이제 강대강 국면으로 들어섰기 때문에 ‘선대선’이라는 선택지는 사라졌다. 이제 결론은 전쟁이냐 아니면 끝없는 후퇴냐, 둘 중 하나다.
그래서 북한이 발표한 ‘강대강, 정면승부’가 심상치 않게 다가온다. 지금 한국은 핵보유국과 강대강의 정면승부를 해야 할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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