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134]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기밀문서와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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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7-07 15:5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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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정세에는 근본적인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세계를 지배해 온 건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였다. 그런데 이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미국은 이 위기를 극복하려 북한, 중국, 러시아를 향해 공세를 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와 북한,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반제자주 국가 사이의 신냉전 대결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향한 제재와 봉쇄를 강화하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자유, 민주주의, 인권을 내세운 ‘가치동맹’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 가치동맹엔 신냉전 대결 체제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
이에 맞서 북·중·러가 3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사회주의·반제자주 진영은 세 나라가 각각 자기 힘을 키우면서 미국과 서방세계를 향해 공세를 펴고 있다. 그리고 세 나라가 서로 연대와 공조, 지원과 지지의 기운을 높이고 있다.
이 대결에선 미국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가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반면, 북·중·러가 공세를 펴며 세계적 차원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형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상황들을 기회 될 때마다 살펴보려 한다.
1. 영국군의 잃어버린 기밀문서
지난주 ‘아침햇살’에서는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에 와서 북한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고 미국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성 김 특별대표가 북한에 문전박대 당한 것을 미국이 크림반도에서 진행하는 다국적 연합훈련 시 브리즈21(Sea Breeze 21)와 연관 지어 분석하였다. 미국이 시 브리즈21 훈련을 통해 러시아가 2014년에 차지한 크림반도를 수복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미국은 북한과의 대결에 배치했던 군 역량을 돌려 크림반도 수복 계획을 강행했을 수 있다는 점도 살펴보았다.
이와 관련해 유럽에서 주목되는 일이 또 벌어져 이어서 살펴보려 한다.
6월 23일, 유럽 흑해에서 영국군과 러시아군의 충돌이 일어났다. 러시아는 영국의 구축함 HMS 디펜더가 러시아 영해를 침범했다가 경고사격을 받고 도망쳤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영국은 이 사실을 즉각 부인했다. 영국은 자신의 구축함이 주변에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않고 통상적인 항해를 했으며 경고사격을 받은 일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국의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했다. 러시아가 다음 날인 6월 24일 러시아 전투기가 영국 구축함을 조준하고 있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국 당국은 러시아가 공개한 영상증거에 할 말을 잃고 며칠 동안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했다.
그 뒤 영국에서 수상한 일이 벌어졌다. 6월 27일, BBC가 어떤 영국인이 버스정류장에 떨어져 있는 군사기밀문서를 주워 제보했다면서 그 기밀문서의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그 기밀문서엔 영국 구축함 HMS 디팬더가 크림반도 해역을 통과하면 러시아가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영국 국방부는 “한 직원이 문서를 분실”했다며 “민감한 방위 문서를 대중이 찾은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말해 내부 문서가 맞는다고 시인했다.
만약 기밀문서가 진짜라면 그 문서는 진짜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게 일반적인 정부 당국의 태도이다. 모르는 일이라거나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식으로 얼버무릴 수도 있다. 아무렇게나 둘러대도 되는데 영국 국방부는 굳이 그 문서가 진짜 내부 문서가 맞는다고 확인해주었다. 그 탓에 영국 국회에서는 국방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고 “007이 예전 같지 않다”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까지 했다. 이런 정황을 보면 영국이 문서를 의도적으로 흘렸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일부러 흘렸기 때문에 영국 당국이 곧바로 인정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영국은 왜 의도적으로 문서를 흘렸을까?
영국은 구축함을 러시아 영해에 보냈다가 러시아가 위협하자 도망쳐버렸다. 망신을 톡톡히 당한 셈이다. 영국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아무런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서 조용히 넘어가는 게 가장 좋았겠지만, 러시아는 이 사실을 공개해버렸다. 영국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해보았지만, 러시아가 영상증거까지 공개해버렸다.
애초에 영국은 이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만약 영국이 ‘우리가 러시아 영해에 들어간 게 맞다. 그런데 러시아가 공격하는 바람에 빠져나왔다’라고 인정하면 어떻게 되나. 첫째로는 영국이 러시아에 밀렸다는 걸 시인하게 된다. 둘째로는 러시아가 나가라고 해서 영국 구축함이 나갔으니, 이는 곧 크림반도가 러시아의 땅이라는 걸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래서 영국이 부인했던 건데, 결과적으로는 도망친 겁쟁이이자 거짓말쟁이가 되고 말았다. 영국은 크림반도가 러시아의 땅임을 인정해준 셈이 됐고 거기에 창피와 수모까지 다 당하게 됐다.
이 상황을 그대로 둘 순 없었다. 영국은 변명할 방법을 찾았고 그 결과 기밀문서 유출 놀음을 벌였다. ‘사실은 구축함이 흑해에 들어가면 러시아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알아보기 위해 작전을 폈다. 러시아가 공격적으로 대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니 작전 목표를 달성했다. 모든 게 미리 짜놓은 각본대로고 패배가 아니라 작전 성공이다’라고 둘러대기 위해서였다.
물론, 영국이 단순히 러시아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서 구축함을 들여보낸 건 아니다. 이건 엄연한 군사작전이었다. 러시아가 영국 구축함이 영해를 침범했을 때 미적지근하게 대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미국은 러시아가 몸을 사린다고 판단하고 시 브리즈21 훈련에서 다국적 연합군을 끌고 흑해로 몰려갔을 것이다. 시 브리즈 훈련은 작년만 해도 9개 나라가 참가하는 훈련이었다. 미국이 올해 불현듯 참가국을 32개국으로 늘렸는데, 크림반도로 밀고 들어갈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영국 구축함을 러시아 영해로 들이민 미국의 구상이었다.
미국은 러시아에서 크림반도를 되찾아 우크라이나에 돌려주어야 하는 처지다. 그러기 위해서 미국은 러시아가 스스로 철수하지 않는 이상 결국 군대를 보내 크림반도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야 한다.
미국에 있어서 크림반도는 정말 큰 문제다. 만약 미국이 크림반도를 되찾아 주지 않으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불만을 갖게 될 것이다. 미국이 자신을 보호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되기 때문이다.
크림반도의 여파는 다른 친미국가들로 일파만파 퍼져나갈 수 있다.
대만을 보자. 중국은 대만의 분리·독립을 인정하지 않지만 대만은 공공연히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중국에 맞서고 있다. 대만이 국력 차가 상당한 데도 중국에 맞설 수 있는 건 미국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되찾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대만은 미국이 정말로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미국이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이제라도 중국에 잘 보이는 게 상책이라고 판단하게 될 수도 있다.
한국 상황도 비슷하다. 한국은 미국의 ‘승인’을 받아 대북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후에 5.24조치를 해제하고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할 수도 있었다. 남북경협을 하면 평화번영을 실현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미국이 하지 말라고 하니 그만두었다. 그리고 남북관계가 악화할 걸 뻔히 알면서도 미국의 요구에 따라 연합훈련에 동참했다.
이는 모두 북한이 군사행동을 하게 되더라도 미국이 책임지고 보호해주리라고 믿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다. 그런데 정작 미국이 크림반도를 빼앗겼는데도 손을 쓰지 못한다면 한국은 이대로 미국을 추종해도 될지 강한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니 미국은 어떻게든 크림반도를 되찾아야 한다. 그래야 동맹국들에 미국 편에 서라고 요구할 수 있다. 미국이 혼자 힘으로 못하겠으면 동맹국을 규합해서라도 크림반도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 그래서 32개 나라가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 크림반도를 되찾아 보려고 했다. 영국군을 흑해로 보낸 건 이를 위한 첫 공정이었다.
미국이 흑해에서 러시아와 대결을 해보려고 작정한 데에는 유럽 쪽에는 러시아를 도와줄 만한 나라가 없다는 점도 한몫했다. 미국이 밀어붙이면 러시아는 흑해에서 고립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가 영국군에 강경대응했다. 설령 1대 32로 싸우게 되더라도 상대해주겠다, 그러니 올 테면 오라는 태도였다.
게다가 지구 반대편, 동북아에 있는 북한과 중국이 흑해에서 고립될 뻔한 러시아에 도움을 주었다.
북한은 6월 17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라며 미국을 향해 공세의 도수를 높였다. 또한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시시각각 변화되는 상황에 예민하고 기민하게 반응 대응하며” “능동적 역할을 더욱 높이고 유리한 외부적 환경을 주동적으로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말해 어떤 주동적인 조치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은 성 김 대북특별대표를 보내 북한에 다시 한번 대화를 제안해봤지만 북한은 대화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1일에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그 어떠한 외국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하는 것을 중국 인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누가 이런 망상을 하면 14억 중국 인민들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향해 강하고 거친 경고를 보낸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 주석의 연설을 알고 있고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논평하지 않겠다”라며 꼬리를 내렸다.
북한과 중국이 미국을 강하게 공격하자 미국은 동북아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이는 지중해에서 미국과 싸우고 있는 러시아를 도와주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대결에 집중할 수 없게 돼 크림반도를 되찾으려는 구상에 큰 방해를 받았고, 그만큼 러시아는 큰 도움을 얻었다.
이렇게 미국의 작전은 파탄을 맞았다. 미국과 서방세계는 이 패배를 숨기기 위해서 기밀문서 유출이라는 연극을 한 것으로 보인다.
2. 헤매는 윤석열과 국힘당 세력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크림반도를 되찾고 싶어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 한반도에서는 CVID 정책을 펴고 싶어도 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CVID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뜻이다. 원래 미국의 북핵정책이 바로 CVID였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지난 4월에 대북정책을 발표하면서 CVID 대신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썼다.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이 북한에 하는 핵위협을 제거하는 것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핵폐기를 해야 한다는 CVID와는 다른 의미다.
바이든 정부가 스스로 CVID를 폐기한 건 아니다. 5월엔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각각 북한의 CVID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한국과 일본에 CVID 방침을 설파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미국 정부는 대북정책에서 CVID를 빼버렸고 북한에 CVID를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반발하기 때문에 CVID를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러시아에 크림반도를 빼앗겼듯 북한에 CVID를 빼앗긴 셈이다.
미국이 대북강경책을 펴지 못하는 상황은 한국과 일본에도 영향을 준다.
일본은 가장 강경한 대북정책을 주장하는 나라다. 지난 4월에 열린 미일정상회담 때에도 일본은 CVID를 해야 한다고 미국에 강력히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미국이 CVID 정책을 펼 수 없기 때문에 일본에 힘을 실어줄 수가 없었다. 그 결과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힘을 쓰지 못하게 됐다.
한국의 보수세력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보수적폐세력의 대권주자인 윤석열이 6월 29일 대선 출마선언을 했다. 하지만 윤석열의 출마선언은 속 빈 강정이었다. 자유가 중요하다느니 기회가 공정해야 한다느니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을 뿐 구체적인 정책은 없었다. 기자들이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재차 물어도 끝내 자신의 정책을 말하지 않았다. 대신 윤석열은 기자회견 내내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라는 식으로 거친 표현을 써가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할 뿐이었다.
이런 윤석열의 출마선언은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도 확연히 비교됐다. 민주당 인사 중 가장 먼저 출마선언을 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평화체제와 통일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불공정을 개혁하겠다며 부동산 불로소득 개혁, 권력기관 개혁, 보편적 복지 확대와 집중적 복지 실시, 호혜주의에 기초한 세계질서 추구 등을 내세웠다, 그리고 민주당이 촛불정신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장 유력한 여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한민국이 불공정과 양극화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며 그 해법으로 공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경제체제 수립과 북방경제 활성화,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기본소득 도입과 사회안전망 확충,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의 균형외교 등을 내세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한국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전망과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에 반해 윤석열은 오직 문재인 정부를 비난할 뿐 그 어떤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국힘당을 중심으로 한 적폐세력은 반공반북으로 권력을 유지해 왔다. 만약 지금 북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처럼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고 미국이 북한에 맹공을 퍼붓는 중이었다면, 윤석열은 자신 있게 CVID를 핵심으로 하는 북핵폐기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을 것이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북핵폐기를 하는데 방해가 된다며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고 자기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을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CVID를 입에 올리지 못했다. 다름 아니라 미국이 CVID를 주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도 못하는 CVID를 친미친일 보수적폐세력이 무슨 수로 한단 말인가. 미국이 반공반북을 드러내놓고 추진하지 못하니 보수세력도 덩달아 반공반북을 강하게 내세우지 못한다. 보수적폐세력의 이가 빠진 셈이다.
윤석열이 최근 고립되고 맥을 못 추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윤석열은 개인 비리 문제도 있고 검찰 출신으로 적폐의 칼잡이 노릇만 했기 때문에 능력에 한계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라면 반공반북을 거세게 내밀어 부정부패와 무능을 덮어 버리고 민주진보세력을 압살할 수 있었다. 이게 지금까지 적폐세력이 정권을 차지해온 비결이다.
그런데 적폐의 장기인 반공반북을 내세우지 못하니 윤석열도 힘을 쓰지 못하게 됐다. 윤석열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후 지금까지 3개월 동안 정치를 배우겠다며 과외를 받고 다녔는데, 다 소용없는 일이다. 아무리 공부해봤자 저들이 추구하는 건 반공반북과 친미친일이 전부인데, 미국이 꺾이고 있으니 내세울 수 있는 게 없는 것이다.
3. 결론
지금 정세는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형국이다. 원래 한국 정치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표현은 보수세력이 유리하다는 의미로 통용됐다. 미국이 승승장구하던 시절엔 친미친일 반공반북을 내세운 보수적폐세력이 그만큼 큰 힘을 갖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운동장이 반대로 기울어졌다. 미국의 위세가 움츠러드는 반면 북·중·러의 영향력이 커지고 그들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세에 빠진 미국은 영국에서 기밀문서를 유출하는 창피스런 자작극을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한국 보수세력은 중요한 대선을 앞두고도 힘 한번 쓰지 못하고 우왕좌왕 헤매게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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