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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496] 미국의 공허한 핵공갈과 조선의 새로운 핵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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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6-20 17:3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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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496] 미국의 공허한 핵공갈과 조선의 새로운 핵정책

한 호 석(통일학연구소 소장)  자주시보 6월 20일 서울 

<차례>

1. 다급한 심정 감추지 못하고 우왕좌왕

2. 최악의 위기에서 빠져나올 출구

3. 미국의 새로운 핵정책

4. 미국의 핵정책은 어떻게 변천되었나?

5. 미국의 공허한 핵공갈과 조선의 새로운 핵정책 

 

 

1. 다급한 심정 감추지 못하고 우왕좌왕

 

2022년 6월 12일부터 16일까지 박진 외교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했다. 방문기간에 그는 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국무장관을 만나 회담을 진행하고,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기자회견 발언내용 중에서 중요한 대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블링컨 - “우리는 조선의 7차 핵시험 가능성을 우려한다.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우리는 비상사태에 대비하면서, 장단기적 군사태세를 적절히 조절할 준비를 갖추었다. 조선이 방향을 전환할 때까지 압박을 유지하고 증대시킬 것이다.”

 

박진 - “조선은 핵시험준비를 완료했고, 정치적 결단만 남은 상황이다. 핵시험을 포함한 조선의 도발은 단합되고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다. 조선의 도발은 더 많은 억제와 제재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이른 시일 안에 재가동하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 이 협의체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블링컨 - “몇 주 안에 확장억제전략협의체가 가동될 것이다. 미국은 (조선에 대한) 확장억제에 힘쓰고 있으므로, (확장억제전략협의체가) 아주 이른 시일 안에 작동하게 될 것이다.”

 

위에 인용한 박진-블링컨 공동기자회견 발언기록을 읽어보면, 그 두 사람이 얼마나 다급한 지경에 처했는지를 직감할 수 있다. 그 두 사람만 그런 게 아니라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가 다급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잔뜩 다급해진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의 대책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이른 시일 안에 재가동하는 것이다. 2022년 5월 21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 발표된 한미정상공동성명에는 “가장 이른 시일 안에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하였다”는 문장이 들어있는데, 위의 인용문에서 블링컨 국무장관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가 앞으로 몇 주 안에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에 인용한 박진-블링컨 공동기자회견 발언기록에서 나타난 것처럼,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가 다급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는 까닭은 조선이 7차 핵시험 준비를 완료했기 때문이다. 조선은 이번에 처음으로 핵시험을 실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시험 이후 2017년 9월 3일 열핵탄두기폭시험까지 모두 여섯 차례나 실시했다. 그래서 이제는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가 조선의 핵시험에 어지간히 적응되었을 만한데, 다급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그들이 다급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까닭은, 조선이 준비한 7차 핵시험이 이전의 다른 핵시험들과 달리, 전술핵무기에 장착되는 전술핵탄을 기폭시키는 핵시험으로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조선인민군은 전술핵무기를 무려 10종이나 보유했다. 모두 최첨단 전술핵무기들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엄청나다.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10종의 최첨단 전술핵무기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 4관 탑재형 장거리순항미사일 

- 4관 탑재형 변칙비행미사일 

- 2관 탑재형 변칙비행미사일

- 2발 탑재형 변칙비행미사일 

- 원뿔첨두형 극초음속미사일 

- 2발 탑재형 철도기동미사일 

- 이중궁형 변곡비행미사일 

- 5관 탑재형 610mm 조종방사포 

- 4관 탑재형 지능핵로켓탄 

 

위에 열거한 10종의 최첨단 전술핵무기는 적의 미사일방공망을 뚫고 들어갈 수 있고,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다. 다시 말해서, 조선인민군은 적의 미사일방공망을 무력화시키고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전술핵무기를 10종이나 보유한 것이다. 머지않아 조선이 실시할 7차 핵시험은 위에 열거한 10종의 전술핵무기에 장착될 극소형 전술핵탄을 기폭하는 핵시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극소형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최첨단 전술핵무기를 무려 10종이나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조선밖에 없다. 초정밀 전술핵무기를 비교하면, 조선은 미국, 로씨야, 중국을 제치고 급기야 최정상에 올라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과장이 아니다. 조선, 미국, 로씨야, 중국이 각각 보유한 초정밀 전술핵무기를 비교해보면, 조선의 초정밀 전술핵무기가 질량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진실이 드러난다. 

 

조선인민군이 보유한 초정밀 전술핵무기는 전시용이 아니라 실전용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한미련합군은 6.25전쟁 이후 최악의 위기 속에 빠져든 것이 분명하다. 지금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가 다급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유난히 우왕좌왕하는 까닭을 알 수 있다. 

 

 

2. 최악의 위기에서 빠져나올 출구

 

한미련합군이 6.25전쟁 이후 최악의 위기에서 빠져나올 출구는 미국의 확장억제전략(Extended Deterrence Strategy)밖에 없다. 한 마디로 말해서, 미국의 확장억제전략은 미국식 이핵응핵(以核應核)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핵은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자기의 확장억제전략을 한반도 상황에 적용할 실행방도를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기구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xtended Deterrence Strategy\and Consultation Group, EDSCG)다. 이 협의체는 한반도 상황에 적용할 확장억제전략의 실행방도를 논의한다. 확장억제전략협의체 1차 회의는 2016년 12월 20일 미국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되었다. 

 

2016년 12월 20일 1차 회의를 마친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미국이 조선의 핵위협 및 미사일위협에 대응하여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전략자산(strategic assets)을 정기적으로(regularly) 배치하고, 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 또는 추가적 조치를 확인했고, 그런 조치를 향상시키기로 한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문장이 들어있다. 이 인용문에 들어있는, 미국이 전략자산을 한국에 정기적으로 배치한다는 문구는 핵전략자산을 한국에 정기적으로 배치한다는 뜻이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핵전략자산을 상시적으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는 미국의 핵전략자산을 한국에 상시적으로 배치해달라고 간청했으나, 오바마 정부는 그 간청을 들어주지 않고, 정기적으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미국은 핵전략자산을 한국에 정기적으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6개월에 한 번 배치하는지 아니면 1년에 한 번 배치하는지 구체적인 약속을 주지 않았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미국의 꿍꿍이속은 핵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출동시켜 잠깐 보여주기만 하고 곧바로 복귀시키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2016년에 핵전략자산인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와 B-1B 초음속전략폭격기를 다섯 차례나 한반도에 출동시켰지만, 그 전략폭격기들은 한반도 중부 상공을 한 바퀴 도는 순회비행만 하더니 부리나케 돌아가 버렸다. 언론매체들이 보도하지 않았으면, 전략폭격기들이 언제 왔다가 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허겁지겁 지나가곤 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서 이륙해서 한반도 중부 상공을 한 바퀴 도는 순회비행을 하고 돌아가면 많은 출동경비를 지출해야 한다. 많은 출동경비를 지출하는 판에 이왕이면 오산미공군기지에 1~2개월 동안 내려앉았다가 앤더슨공군기지로 돌아가면 억제효과도 대폭 증대될 것이고, 출동경비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의 전략폭격기들은 순회비행만 살짝 하고 황급히 돌아가는 행동을 반복했고, 그것을 바라보는 박근혜 정부는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미국이 전략폭격기 순회비행을 반복한 까닭은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와 B-1B 초음속전략폭격기가 사실은 핵전략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을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와 B-1B 초음속전략폭격기를 핵전략자산으로 운용할 수 없는 것이다.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을 탑재하지 않은 전략폭격기는 확장억제전략을 수행할 수 없으므로, 오바마 정부가 박근혜 정부에 약속한 확장억제공약은 속이 텅 비어있는 공약(空約)에 불과했다. 

 

미국이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을 전략폭격기에 탑재하지 않은 까닭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이 미국에 한 발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을 2020년까지 전량 폐기했고, 지금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게 될 신형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중이다. 미국이 신형 전술핵탄두와 신형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을 각각 개발하고, 그것을 실전배치하기까지 앞으로 얼마나 긴 시간이 요구되는지 알 수 없지만, 미국 국방부는 전술핵탄두를 장착하는 신형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을 2027년에서 2030년 사이에 실전배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조선은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을 아직 보유하지 못한 미국이 알맹이 없는 깡통 같은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중부 상공에 출동시켜 순회비행이나 하고 황급히 돌아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조선인민군은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중부 상공에 출현해도 위협을 느끼지 않으며, 군사행동으로 대응할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미국의 전략폭격기 출동을 날강도 같은 핵위협이라고 맹비난하면서 아메리카핵제국의 침략야망을 지적, 폭로하지만, 그것은 반미선전이다. 조선인민군은 그냥 무시해버린다. 

 

이런 내막을 살펴보면, 미국이 알맹이 없는 깡통 같은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중부 상공에 출동시키는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진짜 목적은 조선을 핵위협으로 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핵공포증에 걸린 종미우익정권을 그런 행동으로 안심시키려는 것이다. 미국이 확장억제전략을 운운하면서,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출동시킨 것은, 좀 거칠게 표현하면, 종미우익정권을 위한 위안공연이었다.  

    

 

3. 미국의 새로운 핵정책

 

2022년 3월 28일 미국 연방의회는 두 종의 국가기밀문서를 접수했다. 그것은 미국 국방부가 제출한 ‘2022년 핵태세검토(2022 Nuclear Posture Review)’와 ‘미사일방어검토(Missile Defense Review)’였다. 미국 국방부가 2022년 1월 중에 연방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2022년 핵태세검토’를 3월 말에 가서야 뒤늦게 제출한 것을 보면,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관들이 최근 복잡하게 변화되고 있는 국제정세에 대처할 핵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얼마나 고심참담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는 ‘2022년 핵태세검토’와 ‘미사일방어검토’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 두 문서에 관한 언론설명회도 진행하지 않았으며, 고작 ‘사실통보문(Fact Sheet)' 한 장만 달랑 내놓았다. 바이든 정부는 이전 정부들의 관행과 달리 핵정책을 철저히 비밀로 감추고 있는 것이다. 비밀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바이든 정부는 왜 새로운 핵정책을 비밀로 감추는 것일까? 

 

이 궁금증을 풀어줄 단서는 몇 글자 되지 않는 짤막한 사실통보문에 들어있다. 사실통보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이 “극단적인 상황(extreme circumstances)에서 미국 또는 동맹국과 우호국의 사활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핵무기의 사용을 고려(consider)할 것”이라는 문장이다. 바이든 정부가 수립했다는 새로운 핵정책의 핵심내용은 바로 이 문장 속에 살짝 비껴있다. 그 문장을 축자적으로 해석하면, 미국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동맹국과 우호국의 사활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2020년 4월 미국군 합동참모본부가 작성한, ‘핵억제: 미국의 국가방위를 위한 기초와 보강(Nuclear Deterrence: America's Foundation\and Backstop for National Defense)’이라는 제목의 기밀문서에도 “미국은 가장 극단적인 상황(the most extreme circumstances)에서 우리의 사활적 이익과 우리 동맹국 및 우호국들의 사활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는 문장이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똑같은 내용이 2020년 4월 미국군 합동참모본부의 기밀문서에도 들어갔고, 2022년 3월 미국 국방부의 기밀문서에도 들어갔다. 이런 흥미로운 정황은, 2021년 1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미국 군부가 이미 새로운 핵정책을 수립해놓았고, 바이든 정부가 그것을 인수하여 새로운 핵정책을 수립한 것처럼 발표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공언하였다는 사실이다. 미국 군부가 새로운 핵정책에서 말한 ‘극단적인 상황’은 전시상황이 아니라, 무력충돌위기가 고조된 준전시상황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미국의 새로운 핵정책은 그들이 준전시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언제라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동맹국들과 우호국들이 적국의 핵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이 핵공격으로 보복하는 것이 아니라, 적국의 핵공격위험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면 선제핵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미국은 2020년에 이르러 자기의 핵정책기조를 보복핵타격(retaliatory nuclear strike)에서 선제핵타격(preemptive nuclear strike)으로 변경시킨 것이다. 

 

 

4. 미국의 핵정책은 어떻게 변천되었나?

 

2020년에 미국의 핵정책기조가 바뀐 배경이 무엇인지 알려면, 미국의 핵정책이 지난 70년 동안 어떻게 변천되어왔는지 훑어볼 필요가 있다. 1953년 10월 30일 아이젠하워 정부는 ‘새로운 용모(New Look)'라는 이름의 핵정책을 채택했다. 이 핵정책의 기조는 다량보복(massive retaliation)이다. 그들이 말한 다량보복은 적국이 재래식 무기로 친미동맹국을 공격하는 경우 미국은 핵공격으로 적국을 초토화한다는 뜻이다. 아이젠하워 정부가 다량보복 핵정책을 꺼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미국이 크고 무거운 핵탄을 소형-경량화하는 핵무기제조기술을 개발하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새로 개발한 전술핵탄을 퍼부어 적국을 초토화하겠다는 광기를 드러냈던 것이다. 

 

아이젠하워 정부의 다량보복 핵정책에 따르면, 미국의 주적인 소련과의 전쟁은 유럽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래서 미국은 각종 전술핵탄을 개발하여 유럽의 친미동맹국들에 집중적으로 배치했고, 한국과 일본에도 배치했다. 이런 상황은 1950년대 후반기에 미국이 압도적인 핵무력으로 비핵국가들인 소련과 동유럽사회주의나라들, 그리고 중국과 조선을 위협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만일 미국의 적국이 재래식 무기로 친미동맹국을 공격하면, 미국은 유럽과 동북아시아에 각각 배치해둔 전술핵탄을 사용하여 소련과 그 동맹국들을 공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소련이 핵무력을 보유하게 되자, 국제정세가 급변했다. 미국은 ‘새로운 용모’라는 이름의 다량보복 핵정책을 더 이상 붙들고 있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미국이 전술핵탄으로 소련을 공격하는 경우, 소련도 전략핵탄으로 보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당시 소련의 사회주의핵무력이 미국의 제국주의핵위협을 억제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소련의 핵무력 보유로 변화된 국제정세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기존 핵정책인 ‘새로운 용모’를 폐기하고, 새로운 핵정책을 채택하였는데 그것이 '유연대응(Flexible Response)'이라는 이름의 핵정책이다. 1961년 3월 케네디 정부가 이 새로운 핵정책을 채택했다. ‘유연대응’은 다량보복이 아니라 단계적 대응에 기초한 핵정책이었는데, 대응단계는 다음과 같이 3단계로 정해졌다.

 

1단계는 적국이 친미동맹국을 재래식 무기로 공격하는 경우, 미국도 그에 대응하여 재래식 무기로 적국을 공격하는 단계다. 2단계는 적국의 재래식 공격을 받은 친미동맹국들이 패전상황에 몰리는 경우, 미국이 전술핵탄을 사용하여 적국의 군사전략거점을 파괴하는 단계다. 미국은 이것을 제한적 핵공격이라고 했다. 3단계는 소련이 보복핵공격을 하는 경우, 미국은 소련의 산업시설 50%와 인구 20%를 핵공격으로 제거하는 이른바 ‘확증파괴(Assured Destruction)’를 감행하는 단계다. 미국은 이것을 전면적 핵공격이라고 했다.   

 

위에 서술한 내용 가운데서 중요한 것은, 2단계에 해당하는 제한적 핵공격이다. 미국은 자기의 제한적 핵공격으로 적국의 군사거점들을 모조리 파괴할 수 있을 것처럼 핵공갈을 늘어놓으면서 국제정세를 긴장시켰다. 그러나 당시 미국이 떠들어댄 제한적 핵공격은 공허한 핵공갈이었고, 실제로는 제한적 핵공격을 감행할 능력이 없었다. 미국의 핵공갈은 제국주의국가의 전형적인 특징인 허장성세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은폐되었지만, 비밀문서에서 드러났다. 

 

케네디 정부 집권기에 미국 국방부 산하에는 자기의 핵무력을 평가하는 실제판정위원회(Net Assessment Committee)가 있었는데, 그 위원회 위원장인 미국 공군 중장 토머스 힉키(Thomas J. Hickey)가 1961년 12월 당시 국방장관 로벗 맥나마라(Robert S. McNamara)에게 ‘미국 전략체계의 요구에 관한 연구: 최종 보고(A Study of Requirements for US Strategic Systems: Final Report)'라는 제목의 비밀문서를 제출했다. 비밀문서에는 미국이 핵무기제조기술의 한계 때문에 아무리 일러도 1960년대 말까지 제한적 핵공격능력을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적시되었다. 실제로 케네디 정부와 존슨 정부는 핵무기제조기술의 한계를 넘지 못해 미국의 새로운 핵정책을 완성하지 못했고, 기존 핵정책에 약간의 변동사항만 첨가했을 뿐이다. 케네디 정부와 존슨 정부가 제한적 핵공격능력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그들의 발목은 잡은 핵무기제조기술의 한계는 무엇일까? 그것은 1960년대 당시 미국이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전술핵탄을 개발하지 못하는 기술공학적 한계에 가로막혀 있었다는 뜻이다. 미국이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전술핵탄을 개발하기까지 긴 세월이 흘렀다.  

 

1974년 1월 닉슨 정부의 국방장관 제임스 슐레진저(James R. Schlesinger)가 ‘슐레진저 교리(Schlesinger Doctrine)’를 발표했다. 이것은 미국이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전술핵탄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핵정책을 확정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슐레진저 교리에 따르면, 미국은 전술핵탄으로 파괴해야 할 대상과 전술핵탄으로 파괴하지 말아야 할 대상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전술핵공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군사지역에 대한 피해도 감소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슐레진저 교리에 따라 확정된 새로운 핵정책은 1976년에 실시된, ‘단일통합작전계획(Single Integrated Operation Plan)-5’라는 명칭의 핵전쟁연습에 처음 적용되었다. 한미련합군이 ‘팀스피릿(Team Spirit)’이라는 북침전쟁연습을 1976년에 시작한 것은,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전술핵탄으로 조선을 공격하려는 제한적 핵전쟁을 바로 그 해부터 연습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이후 미국은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전술핵탄을 지속적으로 개량하여, 사거리가 더 길어지고, 정밀타격도가 더 향상된 신형 전술핵탄을 만들어냈는데, 그것이 AGM-86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이다. 5킬로톤급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이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2,400km에 이르렀다. 1982년 미국 공군은 B-52H 장거리전략폭격기와 B-1B 초음속전략폭격기에 AGM-86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을 각각 탑재했다. 

 

그런 추세에 따라, 1983년에 미국 육군은 퍼싱(Pershing)-2 미사일을 실전배치했고, 미국 해군도 같은 해에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 AGM-86 공중발사순항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이 두 종의 미사일도 사거리가 길고, 타격정밀도가 높으며,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장착했다. 이렇게 되어 미국은 적국의 군사전략거점을 전술핵공격으로 정밀타격할 수 있는 고도의 작전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압도적인 핵무력을 틀어쥐게 된 미국의 제국주의핵광기는 그때부터 극에 달했고, 인류는 미국의 핵위협 앞에서 공포와 불안을 느꼈다.   

 

그러나 한때 압도적인 핵무력을 틀어쥐고 핵광기를 부리던 미국은 자기의 전술핵탄을 이러저러한 이유로 줄줄이 폐기해야 했다. 이를테면, 미국 육군이 실전배치한,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퍼싱-2 중거리탄도미사일은 1987년 12월 8일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중거리미사일감축협정’에 따라 폐기되기 시작하여 1991년 5월까지 전량 폐기되었다. 미국 해군이 실전배치한 여러 종의 토마호크지상공격미사일들 가운데서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지상공격미사일(TLAM-N)은 2010년부터 2013년 사이에 전량 폐기되었다. 미국 공군이 실전배치한,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AGM-86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은 2020년에 작전수명이 끝나면서 전량 폐기되었다. 

 

미국이 2020년에 자기의 핵정책기조를 보복핵타격에서 선제핵타격으로 변경시킨 배경에는 바로 그 해에 전술핵탄을 전량 폐기한 무력감에서 벗어나보려는 체면치레가 깔려있었던 것이다. 

 

 

5. 미국의 공허한 핵공갈과 조선의 새로운 핵정책 

 

2018년 10월 20일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는 미국이 1987년 소련과 체결했던 중거리핵미사일감축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 트럼프는 로씨야가 그 협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탈퇴한다고 떠들어댔지만, 사실은 그런 게 아니었다. 미국이 마지막까지 보유하고 있었던 전술핵무기인 AGM-86 공중발사순항미사일이 2020년에 작전수명이 끝나면서 전량 폐기되어 미국은 신형 전술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므로, 트럼프 정부는 중거리핵미사일감축협정을 서둘러 파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정부는 2018년 2월 2일에 발표한 ‘2018년 핵태세검토(NPR)’에서 미국 해군이 사용할, 전술핵탄을 장착한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지난 시기 미국 해군이 실전배치했던 W-80 전술핵탄을 장착한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은 작전수명이 끝나는 바람에 2013년에 폐기되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신형 전술핵탄을 장착한 신형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을 앞으로 약 10년 동안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2020년 2월 22일 미국 온라인 군사매체 <디펜스 뉴스(Defense News)>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조선, 중국, 로씨야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전술핵탄을 장착한 신형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을 앞으로 7~10년 안에 실전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것은 신형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이 2027년에서 2030년 사이에 실전배치될 것으로 예고한 것이다. 

 

미국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게 될 신형 공중발사순항미사일과 신형 해상발사순항미사일을 아직 개발하는 중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전술핵무기가 없는 미국이 그 무슨 확장억제전략을 운운하는 것은 공허한 핵공갈이 아닐 수 없다. 2022년 5월 21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 발표된 한미정상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핵, 재래식 및 미사일방어능력을 포함하여 가용한 모든 범주의 방어력량을 사용하여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공약을 확인하였다”고 적시되었지만, 조선의 견지에서 보면 그것은 전술핵무기를 갖지 못한 미국이 내뱉은 공허한 핵공갈에 불과하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이 핵공포증에 걸린 윤석열 정부를 안심시키기 위해 그런 공허한 핵공갈이라도 줄창 늘어놓아야 할 만큼 한반도 군사상황이 한미련합군에 절대적으로 불리해졌다는 사실이다. 조선인민군이 10종의 최첨단 전술핵무기를 보유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나는 최근 <자주시보>에 발표한 여러 글들에서 조선인민군이 10종의 최첨단 전술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사실을 논증한 바 있다.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쉬쉬하지만,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조선인민군은 최첨단 전술핵무기를 10종이나 보유했는데, 그에 맞선 한미련합군은 최첨단 전술핵무기는 고사하고 구식 전술핵무기마저 전혀 갖지 못했다. 그러니 양측의 무력격차가 하늘과 땅만큼 벌어졌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다종다양한 전술핵무기를 가진 조선인민군은 한미련합군을 압도한다. 조선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들인 화성포-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대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쐐기첨두형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한 데 이어, 한미련합군과 서태평양작전지대에 있는 미일동맹군을 초토화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 10종을 개발했다. 그것만이 아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열병식 연설에서 “우리의 핵무력의 기본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여 있을 수는 없다”고 하면서,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보리익을 침탈하려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 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명하였다. 2022년 4월 4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에서 “(조선인민군이 핵전투무력을 동원하는) 상황에까지 간다면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술핵무기를 개발 중인 미국은 확장억제전략을 가지고 공허한 핵공갈을 늘어놓고 있지만, 10종의 최첨단 전술핵무기를 보유한 조선은 새로운 핵정책을 가지고 엄포를 놓는 게 아니다. 예상컨대, 전시상황이 오면, 조선인민군은 10종의 초정밀 전술핵무기를 일제히 발사할 것이다. 달빛도 없는 깊은 밤에 발사징후를 노출하지 않은 채, 더도 말고 딱 1시간 동안만 다종배합련사방식으로 집중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한미련합군은 그런 절묘한 전술핵공격을 예상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다. 삼라만상이 잠든 깊은 밤에 조선인민군이 결행할 절묘한 전술핵공격은 비군사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고, 미국이 증원부대를 편성하기도 전에 그들이 말하는 ‘남조선해방작전’을 번개처럼 끝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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