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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97] 사기 저하와 정신질환으로 골골대는 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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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6-07 18:42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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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297] 사기 저하와 정신질환으로 골골대는 미군


추락하는 미국과 유럽의 군사력 ②

박 명 훈 기자 자주시보 6월 5일 서울 

 (이어서)

 

한때 세계 유일 초강대국을 자처했던 미국의 힘이 빠지면서 국제질서가 변화하고 있다. 군사력은 국제질서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서방 진영의 군사력은 급속히 약해지고 있지만 반미·반서방 진영의 군사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를 살펴본다. 

 

침략전쟁이 부른 미군의 사기 저하

 

 

미군의 사기 저하, 기강해이가 심각하다. 이러한 현상은 미군이 벌이는 침략전쟁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2019년 2월 15일, 미국 육군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Army.mil에는 「의견: 설문조사 결과는 군대 사기 문제의 원인을 지적한다(OPINION: Surveys point to cause of military morale issues)」라는 제목의 기고가 실렸다.

 

기고는 미국 국민이 2001년 9.11 사건 이후 계속되는 전쟁과 그에 따른 나쁜 소식, 불어나는 재정 적자에 지쳐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일반 국민과 군인 간 거리감이 커지면서 “미군의 사기에 명백한 타격을 입혔다”라고 분석했다.

 

2018년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참전군인 단체(IAVA)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IAVA 회원의 43%가 군 입대 이후 자살 충동을 느꼈다. 특히 “전투에 지원하지 않은 젊은 군인들” 가운데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IAVA 회원의 67%가 미국 국민이 미군의 희생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한 점도 눈에 띈다. 참전군인 가족의 60%는 “미국 국민은 참전군인이 지역사회에 가치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바라봤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조사에 응답한 미군의 48%는 지역사회 공동체에서 함께하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군이 군인사회에서 역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도 43%로 나타났다. 

 

소속감도 느끼지 못하고 복무하는 의미도 찾지 못한 미군 사이에서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과 자살 충동을 겪는 이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기고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미군의 사기와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도록 예산을 늘려 장비 도입, 훈련 방식 개선 등 여러 측면에서 미군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경제 상황이 어려운 미국 국민 사이에서 미군을 향한 부정적 인식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이 기고는 미 육군의 공식 견해는 아니지만 미군의 사기 하락에 관한 미군 내부의 인식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2023년 8월 29일, 미국 공공정책 싱크탱크 후버연구소는 조 바이든 정부가 미군의 군사력과 신뢰를 떨어트리는 정책을 펴 미군의 사기가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후버연구소는 아프간 전쟁으로 “굴욕”을 당한 미군에 “젊은 남녀들이 동참하고 싶어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미군을 향한 미국 국민의 신뢰도는 60%로 지난 2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라고 짚었다.

 

그런데 후버연구소는 소수민족을 우대하면서 백인을 역차별하는 미군의 훈련 방식이 “사관학교 내부 사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미 국방부가 훈련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짚었다. 

 

또 후버연구소는 미 국방부가 지금과 같은 방식을 지속하면 “중동과 우크라이나, 중국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직면한 즉각적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반적인 군사 준비 태세를 더욱 손상시킬 가능성이 높다”라며 “누가 패배자와 함께하고 싶겠나”라고 주장했다. (「How Demoralization Undercuts Recruitment」, Hoover Institution, 2023.8.29.)

 

과연 앞에서 소개된 2가지 방안으로 미군의 사기가 다시 올라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침략전쟁의 후유증: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은 실패한 침략전쟁으로 평가된다. 미 정부는 전쟁의 명분으로 자유 확보와 민주주의 회복을 들었지만, 민간인 학살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원성과 분노가 쏟아졌다. 해당국 주민들은 시간이 갈수록 미국을 혐오하게 됐고 미군은 영웅이 아니라 ‘학살자’로 인식됐다.

 

그 결과 2021년 8월 미군은 20년 넘게 머물던 아프간에서 야반도주하듯 황급히 철수했다. 2024년 들어 이라크에서도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 총리가 미군이 이라크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미군 철수를 촉구하고 나섰다.

 

환영받지 못하는 침략전쟁에 지원한 미군의 정신적 압박은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이라크, 아프간 전쟁을 겪으면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미군 출신 청년층이 많다. 두 전쟁에 지원한 미군 병사 260만 명 대부분이 PTSD를 겪어야 했고, 특히 이들 가운데 11~20%가 심각한 PTSD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이라크, 아프간 참전미군 25만 큰 고통」, 라디오코리아, 2014.5.27.)

 

PTSD는 환청, 이명, 귀울림, 자살 위협, 공격 충동 등을 불러일으켜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미 정부가 ‘전쟁 영웅’이라고 부르던 미군이 자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미군이 PTSD를 겪고 변해가는 과정은 2014년에 나온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잘 묘사하고 있다. 영화는 이라크 전쟁에 파견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소속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라크로 파병 간 카일의 첫 임무는 한 소년과 어머니를 저격해 살해하는 것이었다. 카일은 ‘첫 살해’ 이후 밀려드는 죄책감을 애써 누르며 자신의 임무가 정당하다고 합리화했지만 PTSD 증상은 갈수록 심해졌다.

 

카일은 인간성도 잃어갔다. 한동안 미국에 돌아왔을 때 갓 태어난 둘째 딸이 울자 갑자기 격분해 딸이 보이는 신생아실의 유리창을 마구 두들겼다. 또 자기 집에서 키우는 개를 허리띠로 때리려고도 했다.

 

이라크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카일은 결국 미군을 떠난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온 카일은 함께 사냥을 나갔던 해병대 출신 남성에게 총격을 받고 숨진다. 이때가 2013년으로 카일은 38살이었다.

 

카일은 영화 공동 각본가로 참여했는데 영화 촬영이 진행되는 도중 살해당해 더 충격을 줬다.

 

실제로 카일을 죽인 에디 레이 루스는 심각한 PTSD 증상을 앓고 있었다. 카일 그리고 카일의 친구와 함께 사냥하러 갔을 때 마리화나와 술에 취해있던 루스는 “만약 그때 내가 그들을 죽이지 않았으면 그들이 자신을 죽일 것이란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PTSD 문제가 심각해지자 미 정부는 전쟁에 미군 병사를 최대한 동원하지 않고 있다. 오늘날 미군은 전쟁에 직접 동원되는 대신 먼 거리에서 무장 드론을 조종하며 중동지역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있다. 

 

실제로 미 공군은 아프간과 한참 떨어진 곳에서 컴퓨터 화면을 보며 드론을 원격 조종해 목표물을 제거했다. 이를 두고 미군이 ‘게임’하듯 죄의식 없이 사람을 죽이면서 살인에 무감각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이 손 쓸 수 없는 문제들

 

지금도 미군 내부에서는 사기 저하, 기강해이와 관련한 충격적인 사건들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북·중·러를 견제하는 주한미군에서 심각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7월 18일에는 주한미군 이병 트래비스 킹이 판문점에서 북한으로 넘어간 사건이 있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흑인 병사인 킹은 미군 내에서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시달리다가 월북했으며 제3국으로 망명을 원했다고 한다. 

 

미 정부는 여러 경로로 킹을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북한 측은 응답하지 않았다. 이후 북한은 두 달이 지난 9월 27일 킹을 추방했고 미 정부는 북한 측에 “매우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을 통해 한국에 밀반입되는 마약 문제도 심각하다. 이는 주한미군의 기강과 질서가 무너진 사례로 볼 수 있다.

 

2020년 10월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해에만 주한미군 군사우체국(JMMT)을 통해 밀반입됐다가 적발된 필로폰이 247억 원어치로, 무려 27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조사됐다.

 

2022년 9월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주한미군 군사우편으로 밀수되려다 적발된 마약이 3년 사이에 10배나 증가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증가할지 모른다”라며 “주한미군뿐 아니라 그 자녀들까지도 마약을 밀수하고 유통해 재판을 받는 사례가 매년 끊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2023년 9월에는 미국에서 우편으로 합성대마를 밀반입해 평택 미군기지 근처에서 유통한 미군 등 22명이 검거됐다. 그런데 이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양해사항 9조에 따라 한국 경찰이나 관세청은 주한미군의 군사우편을 단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5월 6일에는 러시아에 들어간 미 육군 하사 고든 블랙이 전 애인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러시아에 돌리며 적대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미 국방부는 미군의 러시아 방문을 금지하고 있다.

 

미 우주군이 미국 국민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된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2019년 12월 트럼프 정부는 미 우주군을 신설했다. 미 우주군은 미 육군·해군·해병대·공군·해안경비대에 이은 미국의 6번째 군종이다. 그러나 미 우주군은 신설되자마자 미국 국민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됐다. 

 

이 내용은 지난 5월 10일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펴낸 보고서 「뻗어나가는 우주-미 우주군을 위한 근본적인 기회와 도전」에 담겼다.

 

미 우주군의 임무는 ‘우주에서의 전쟁 수행’, ‘우주가 위협받으면 필요시 무력으로 우주를 방어하는 것’이다. 미 정부는 공중·지상·해상에서의 작전·전술·정보수집·병참·타격 등 여러 측면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데 미 우주군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미 우주군 고위 장교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임무를 헷갈리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나 데니스 CNAS 국방프로그램 연구원에 따르면 미 우주군 고위 장교 중 우주군의 임무가 ‘전쟁 수행’이라고 답한 이들도 있었지만, ‘전쟁 지원’이라고 답한 이들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존 레이먼드 전 우주군 참모총장조차 “(실제로) 우주군의 역할 가운데 90%는 전쟁 지원 역할”이라고 자조 섞인 증언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민 사이에서는 ‘우주군은 진짜인가? 우주군은 외계인과 싸우려는 것인가?’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우주군은 여전히 혼란과 조롱의 대상이며 대중에게 그 목적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라고 꼬집었다. (「“외계인과 싸우나” 조롱거리 전락...장교들도 헷갈린 美우주군」, 중앙일보, 2024.5.13.)

 

미군을 둘러싼 소동들은 미군 내부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보여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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