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준124] 과연 미국이 윤석열을 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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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2-26 21:18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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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24] 과연 미국이 윤석열을 버린 걸까?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2월 6일 서울
미국이 윤석열을 직접 공격한다
윤석열의 내란이 일단 무산되자 갑자기 미국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비상계엄 해제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것과 대비됩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비상계엄을 두고 “심한 오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부장관이 동맹국 대통령의 결정을 “오판”이라고 표현한 건 이례적입니다. 또 “사람들이 이것을 매우 불법적인 과정으로 분명히 할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도 했습니다. 사실상 윤석열의 내란을 “불법”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도 “12월 3일 벌어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결정에 대해 답변이 이루어져야 할 많은 질문이 있다”라면서 비상계엄에 관해 부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장관은 방한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한미동맹을 신성시하는 한국의 처지에서 이는 윤석열에게 치명적인 결정이며 미국이 윤석열을 버렸다는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 미국은 4차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와 1차 핵협의그룹 도상연습(TTX)을 무기한 연기해 버렸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계엄 선포는 우리에게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긴급 보고서에서 “윤석열의 국내 정치적 생존 가능성은 현재로서 불확실”하다면서 “정치적 몰락을 예고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며칠 사이에 나온 이런 발언들을 보면 미국이 윤석열의 내란 시도를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심지어 윤석열을 ‘손절’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하게 만듭니다. 한동훈 국힘당 대표가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다가 하룻밤 사이에 윤석열 직무정지를 주장하는 등 태도가 바뀐 것도 미국의 바뀐 기류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이 윤석열을 공격하는 이유를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제2의 6.29선언을 추구하는 미국
내란 시도가 아니었더라도 윤석열이 권력을 계속 유지하기는 이미 글러 먹은 상태였습니다. 미국은 제2의 6.29선언과 같은 극적인 연출을 통해 적폐세력이 계속 정권을 쥐게 할 구상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6.29선언의 주인공인 노태우 역을 맡을 인물로 한동훈 대표를 내세웠습니다. 조중동도 한동훈 띄우기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보다 별반 나을 게 없던 한동훈은 조중동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보수층의 지지를 얻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내란 사태 직전까지는 ‘한동훈 일가족 당원게시판 사건’ 때문에 국힘당에서 퇴출당할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내란 사건으로 갑자기 분위기가 뒤바뀌었습니다. 국힘당의 다수는 아직 윤석열과 한배를 타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한동훈이 앞장서서 윤석열을 버리자며 강경한 목소리를 냅니다. 오늘(6일)도 윤석열과 담판을 짓는 모습으로 정국을 주도하는 것처럼 행세합니다. 정작 담판 결과 아무 성과도 없었지만 말입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 역시 한동훈을 띄워주며 한동훈 입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윤석열 탄핵 여부가 모두 한동훈에게 달려있다는 투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언론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윤석열을 공격하면서 한동훈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제2의 6.29선언이라는 대본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의 역습을 가리는 효과
아직 윤석열이 순순히 죗값을 치르겠다는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윤석열 기질상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습의 기회를 엿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자꾸 윤석열을 버린 듯한 모양새를 만들면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국민과 야당이 방심하게 됩니다. ‘미국도 버렸는데 윤석열이 이제 뭘 더 하겠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국민과 야당을 방심하게 만든 다음 윤석열은 2차 계엄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탄핵 표결을 앞둔 오늘(6일) 밤과 탄핵 표결이 끝난 내일 밤이 중요합니다. 탄핵이 되든 안 되든 2차 계엄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원래 박근혜 쿠데타 계획도 보면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든 각하하든 계엄령을 선포하려고 했습니다.
지금 이미 2차 계엄 정황이 나왔다는 폭로가 이어지고 있으며 민주당도 관련 제보가 많다며 비상 대기에 들어갔습니다. 국방부와 합참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심시키느라 바쁩니다. 하지만 이미 비상계엄으로 국민의 뒤통수를 쳤는데 이들의 말을 믿고 안심할 국민은 없습니다.
국방부가 비상계엄 당시 부대를 파견했던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전사령부, 방첩사령부의 사령관 3명을 직무정지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사실 김용현 당시 국방부장관의 지시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은 인물들입니다. 곽종근 특전사령관은 자신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거부했다며 ‘항명’을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내란의 핵심 인물인 계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사의를 표명했지만 반려되었습니다. 이런 모습들도 2차 계엄은 없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게 만듭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미국과 적폐세력의 연막작전을 면밀히 뚫어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마지막까지 방심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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