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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29] 미국은 이재명을 대안으로 고려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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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2-26 22:1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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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29] 미국은 이재명을 대안으로 고려할까?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2월 22일 서울 

한국 정치 역사를 보면 미국은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였습니다. 이번 12.3내란과 윤석열 탄핵 국면에서도 미국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해 여러 관리와 전문가들이 대놓고 내정간섭 성격의 발언을 하면서 자기들이 이번 사태에 개입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정국을 전망하는 데서 미국의 의도와 구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국은 이재명 정권을 용인할 수 없다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안이 가결되었고 헌법재판소가 심판에 들어갔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과연 윤석열을 완전히 버렸을까요? 윤석열을 완전히 버렸다면 차기 정권 수립을 준비할 텐데 지금으로서는 현실적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외에 다른 인물이 안 보입니다. 그러면 미국은 이재명 대표까지 포함해 차기 정권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첫 번째 질문을 뒤로하고 두 번째 질문부터 따져봅시다. 

 

미국은 차기 정권을 구상하면서 그 대안에 이재명 대표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11월 2일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왼쪽)와 김민석 최고위원.  © 이호 작가


첫째, 국제정세에 따른 요구입니다. 

 

국제정세의 기본 축은 북·중·러 대 미국·서방의 대립인데 갈수록 북·중·러가 강세를 더해가며 우세를 차지하는 반면 미국·서방은 약세, 열세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미국의 패권은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미국은 한·미·일 삼각동맹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북·중·러를 견제하고자 합니다.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은 미국의 사활이 걸린 문제입니다. 

 

미국이 보기에 윤석열은 일본에 무릎을 꿇고 기어들어가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에 맹렬히 동참했지만 이재명 대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은 만약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북·중·러에 유리하고 미국·서방에 불리하며 이는 동북아와 세계질서에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길 것입니다. 

 

이번에 민주당이 주도해 작성한 1차 탄핵안 결론에 윤석열이 북·중·러를 적대하고 친일 외교를 펼친 것을 문제 삼자 미국 내에서 엄청난 반발이 쏟아진 것도 이런 인식의 연장선입니다. 미국은 이재명 대표가 한·미·일 삼각동맹을 깰지도 모른다고 보며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재명 대표가 집권하는 걸 용인할 수 없습니다. 

 

둘째, 한미관계에 따른 요구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을 자기 속국 대하듯 마음껏 내정간섭하며 약탈해 왔습니다. 동시에 장기간 친미 의식을 주입해 한국 국민 속에서 반미자주 의식이 퍼지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진실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이제 국민 속에서 ‘미국의 국력이 예전만 못하다’, ‘미국이 우리를 약탈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그러니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을 요구한다거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강요한다거나, 삼성전자를 털어가려고 하면 이제는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2019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주한미군이 감축되어도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68.8%나 나왔습니다. 

 

  © 리얼미터


이처럼 한국 국민은 더 이상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순응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순응하면 정부를 비판하고 압박합니다. 

 

미국은 이런 속에서도 미국의 뜻에 따라 움직일 친미 정부를 원합니다. 즉, 미국과 우리 국민의 요구가 다를 때 미국 편에서 우리 국민을 등질 대통령을 원합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정권을 잡으면 미국 뜻대로 움직일지 미국이 확신하지 못합니다. 

 

이재명 대표는 원래 민주당 내 소수파였고 민주당 상층부, 주류의 견제, 공격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원칙적인 개혁을 강하게 바라는 민주당 기층 당원과 국민이 이재명 대표를 강력히 지지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었고 당대표도 되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중의 요구를 쉽게 저버릴 수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재명 대표를 차기 대통령으로 용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은 윤석열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미국이 향후 정국 구상 속에 이재명 대표를 대안으로 포함하고 있느냐 아니냐는 현 정세를 판단하는 데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만약 이재명 대표를 포함하고 있으면 미국은 윤석열을 완전히 버리고 대선을 하도록 놔둘 것입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면 완전히 다른 결론이 나옵니다. 지금 대선을 하면 이재명 대표의 집권을 막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윤석열을 완전히 버리지 않고 적폐세력이 정국을 주도하도록 온갖 수를 다 쓸 것입니다. 

 

원래 미국은 윤석열 정권이 위기에 몰리자 한동훈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제2의 6.29선언을 해보려 하였습니다. 그래서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는 대신 국정에서 손을 떼게 하고 한동훈, 한덕수가 대통령 행세를 하는 ‘셀프 위임’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한-한 체제가 국민의 해일 같은 거부로 실패하면서 작전도 무산되었습니다. 만약 한-한 체제가 성공했다면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안을 가결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국회가 윤석열 탄핵안을 가결한 뒤에도 미국은 이재명 대표가 정국 주도권을 가져가 끝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수를 쓰고 있습니다. 

 

19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관해 “주미대사를 역임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라면서 “우리는 그의 한국 내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 임기 마지막 몇 주 안에 한덕수 체제의 한국 정부와 고위급 대면 소통을 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한덕수는 윤석열의 뒤를 이어 거부권을 남발하며 내란을 대행하고 있습니다. 그런 한덕수 체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또 그는 “우리는 깊은 관여의 신호를 계속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우리는 권한대행 체제의 한국 정부뿐 아니라 위기의 다른 행위자들과도 가능한 모든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미국이 정치권 전반에 관여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김두관 민주당 전 의원이 19일 중앙일보와 통화하며 4.10총선은 부정선거라면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 “선관위 직원들이나 특정 정당에 관련된 사람들이 개표에 참여해 장난쳤으면 당락이 바뀌었을 곳이 꽤 많다”라는 말을 한 것도 특이합니다. 윤석열이 부정선거를 명분으로 12.3내란을 저질렀는데 하필이면 지금 시점에 민주당 인사가 나서서 부정선거가 사실이라며 맞장구치는 이유가 뭘까요?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대한 반발심을 완화하려는 것 아닐까요?

 

미국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을 지냈던 리처드 롤리스는 21일 미국의소리(VOA)와 대담에서 “이재명 측이 한덕수를 탄핵하려는 시도는 매우 파괴적이며 한미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라며 이재명 대표가 한미관계에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또 이재명 대표가 2021년 미군을 ‘점령군’이라 표현하면서 “미국 점령군이 친일파와 협력해 한국을 만들었다”라고 했다고 상기시키며 “올해도 이재명은 왜 대만보다 중국을 괴롭히느냐는 말을 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대담에서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재명과 그의 측근들은 한미연합훈련이나 미군의 한국 주둔을 환영하지 않는다”라며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이재명 대표가 집권하면 북한을 방문하기 위해 한미동맹 구조를 기꺼이 희생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처럼 이재명 대표가 친북, 친중, 반미 성향이라서 대통령을 하면 안 된다는 여론을 유포하고 있습니다. 

 

또 윤석열이 석동현 변호사를 내세워 “국회의원을 체포하라, 끌어내라고 한 적이 없다”, “내란이 아닌 소란”이라며 뻔뻔하게 나오는 것도 미국이 아직 자신을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는 신호를 받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과 미국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지금 상당히 난감한 상황입니다. 한-한 체제 등 이러저러한 꼼수를 써 봤지만 결국 국회가 윤석열 탄핵안을 가결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이대로 가면 윤석열 파면과 이재명 집권도 시간문제입니다. 헌재에서 탄핵안을 기각하도록 만들자니 민심이 폭발해 더 거대한 항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윤석열이 복귀하면 미국을 끌어들여 전쟁하려고 하는 등 또 사고를 칠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미국에 골치 아픈 상황입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미국 정치도 혼란하고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등 미국 핵심 동맹국들의 정치 상황을 봐도 다 혼돈의 도가니입니다. 모두 기존 정치권이 국민의 불신을 받지만 대안을 세우지도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이건 미국의 힘이 약해졌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입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 상황에서 손을 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은 이재명 대표가 정권을 잡는 것을 막기 위해 앞으로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할 것입니다. 

 

일단 헌재가 시간을 최대로 끌면서 정국 반전 기회를 만들려 할 것입니다. 또 가능하다면 윤석열 탄핵안을 기각해 판을 뒤집으려 할 것입니다. 물론 앞서 말한 변수들이 있어 쉽지 않은 문제이기는 하지만요. 

 

이재명을 반대하는 세력을 총결집해 민주세력을 열세로 만드는 작업도 할 것입니다. 아직도 윤석열과 한배를 타고 있는 홍준표 등 국힘당 내 꼴통세력은 물론 윤석열에 등을 돌린 한동훈·이준석·안철수·오세훈, 중도를 표방하는 김한길·이낙연·김종민,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측과 경쟁 관계에 있는 김동연, 김경수, 김두관 등이 결탁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사법부에 압력을 넣어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거나 선거에 나가지 못하도록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고 해도 김민석, 정청래, 추미애 의원 등에 이재명 대표가 힘을 실어주면 정권교체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따라서 국민은 헌재 결정에 환상을 품지 말고 윤석열 파면 확정, 국힘당 해산을 위한 투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 진보개혁세력을 망라한 민주세력의 우세를 계속 확장하며 공고화해야 합니다. 

 

미국과 적폐세력을 향한 경계를 풀면 패배합니다. 한시도 각성을 늦추지 말고 총력 투쟁해야 이길 수 있습니다. 범국민적인 총력 투쟁에 뿌리를 둔 낙관만이 과학입니다. 

 

▲ 21일 촛불문화제 모습.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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