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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30] 윤석열을 파면시킬 수 없는 미국의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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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2-26 19:5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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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30]  윤석열을 파면시킬 수 없는 미국의 처지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2월 26일 서울 

윤석열 파면에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윤석열 일당의 12.3내란에 맞선 국민의 항쟁으로 윤석열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습니다. 이 기세면 탄핵의 최종 단계인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도 어렵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보면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일단 한덕수 체제가 국민과 야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란 대행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덕수는 19일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권한대행은 현상 유지의 권한만 있으므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그러나 한덕수는 자기가 선거로 뽑힌 대통령인 양 12.3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시사했습니다. 또 공석인 헌법재판관 3명 임명을 두고서도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임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야당이 한덕수를 탄핵하겠다고 경고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내란 정범으로 수사와 처벌 대상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덕수는 마치 윤석열이 빙의한 것처럼 내란 대행을 하고 있습니다. 

 

▲ 26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한덕수.  © 국무총리실


탄핵안 가결 직후 아수라장이 됐던 국힘당도 대열을 정비하고 역공에 나서고 있습니다. 

 

새 원내대표에 이어 당대표 권한대행까지 맡게 된 권성동은 “지역 가면 욕도 먹겠지만 각오하고 얼굴을 두껍게 다녀야 한다”라며 윤석열 파면을 막기 위해 국힘당이 똘똘 뭉치자고 하였습니다. 국힘당은 ‘한덕수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 ‘한덕수를 탄핵하려면 국회의원 200석이 필요하다’는 등 초헌법적 주장을 하면서 정국 반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12.3내란사태에 관한 공식 대국민 사과를 아직도 발표하지 않은 것은 물론입니다. 국힘당 역시 내란 정범으로 해산 대상이지만 뻔뻔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윤석열과 김용현도 기가 꺾이지 않은 채 버티기로 일관합니다. 

 

공조수사본부의 출석 요구서를 ‘수취 거부’하며 ‘배 째라’는 식입니다. 윤석열 측 석동현 변호사는 “폐쇄된 공간에서 수사관과의 문답을 통해 대통령의 입장과 사정, 행위를 설명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수사를 거부했습니다. 내란 주범 가운데 하나인 김용현도 26일 변호인단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정치 패악질”을 한다며 자기는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들 ‘국민 여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투입니다. 

 

경찰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내란 혐의로 구속됐지만 경찰은 여전히 내란을 옹호하며 윤석열 파면을 주장하는 국민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21~22일 남태령에서 경찰버스로 차벽을 만들어 ‘전봉준 투쟁단’의 트랙터를 막았습니다. 집회신고를 하고 합법적으로 진행하던 트랙터 행진을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막은 것입니다. 심지어 트랙터를 부수고 운전자를 끌어냈으며, 농민을 응원하러 모인 시민들을 위한 난방 버스가 진입하는 것도 막았습니다. 

 

더 가관인 건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를 지적하자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실무상 문제가 없다”, “사과할 단계는 아니다”, “믿고 맡겨 달라”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경찰이 이용하는 익명 게시판에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향해 “왜 이렇게 정신머리가 없냐”, “전문 시위꾼들에 선동당해서 우르르 쏟아져 나와”, “유럽이었으면 머리에 총알구멍 뚫어버렸을 텐데” 등의 막말이 올라왔습니다. 아무리 익명 게시판이라지만 12.3내란에 온 국민의 분노가 이어지는 분위기에서 이런 글을 쓴다는 건 경찰 내에 내란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처럼 내란세력들이 전혀 기가 죽지 않고 뻔뻔하게 나서지만 내란세력을 수사하는 공수처 등 수사기관은 초반의 적극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힘이 빠진 모양새입니다. 윤석열이 소환을 계속 거부하는데도 공수처는 “체포영장은 너무 먼 이야기”라며 전전긍긍합니다. 일각에서는 ‘이럴 거면 왜 검찰에 이첩을 요구했나’는 푸념까지 나옵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이 가면 윤석열 탄핵과 12.3내란사태 응징이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윤석열 파면을 반대한다

 

강력한 국민의 항쟁을 보면서도 내란세력이 고개를 뻣뻣이 쳐들고 있을 수 있는 건 미국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미국은 한덕수 체제를 지지한다고 벌써 몇 차례나 공개 선언을 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23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김홍균 외교부 1차관에게 “한덕수 권한대행의 지도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미국이 힘을 실어주니 내란세력도 살길이 열렸다고 여기며 큰소리를 치는 것입니다. 

 

윤석열이 계엄을 막 선포했을 때만 해도 미국은 혹시라도 한국 국민 속에서 반미 감정이 폭발할까 봐 굉장히 신경을 쓰는 모양새였습니다. 그런데 1차 탄핵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내란세력을 비판하던 목소리가 줄어들고 대신 야당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미국 내에서는 1차 탄핵안에 윤석열이 북·중·러를 적대하고 친일 외교를 펼친 게 문제라는 문구가 들어간 걸 지적하는 목소리가 빗발쳤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한미동맹을 파괴하려고 한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미국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을 지냈던 리처드 롤리스는 21일 미국의소리(VOA)와 대담에서 “이재명 측이 한덕수를 탄핵하려는 시도는 매우 파괴적이며 한미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진보정당(민주당을 의미)은 북한과 관련한 진보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동맹이나 동맹 체제의 대부분을 희생할 용의가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23일 발표한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도 이재명 대표를 반미·반일·친북·친중 인사로 묘사하면서 우려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처럼 미국은 이재명 대표를 극도로 경계하며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만약 윤석열이 지금 파면돼 대선을 치르면 이재명 대표가 승리하는 건 거의 확실합니다. 그러니 미국은 윤석열 파면을 막고자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덕수를 지지한다’, ‘이재명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를 계속 내면서 내란세력에 힘을 실어줍니다. 

 

미국은 헌재가 판결을 최대한 미루도록 압박하면서 정국 반전을 노릴 것입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재판을 빨리 진행해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하면 지금과 비교도 안 되는 거대 항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안 그래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민심에 기름을 끼얹는 꼴입니다. 그러니 미국도, 재판부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마를 막는 데 성공해도 문제는 남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비슷한 노선을 가진 김민석, 추미애, 정청래 의원 등이 대신 대선에 출마해도 지금 분위기에서는 충분히 정권을 쥘 수 있습니다. 이들이 집권할 수 있는 건 개인의 정치적 견해나 특징 때문이 아닙니다. 이들이 당심과 민심에 올라탔기 때문에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미국에는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측과 경쟁 관계에 있는 김동연, 김경수, 김두관 등을 내세우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들은 당심, 민심과 괴리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 뜻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심, 민심과 괴리되어 있다는 그 이유로 대선 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윤석열을 파면하면 답이 안 나오므로 결국 미국은 윤석열을 파면하지 않도록 만들 것입니다. 그런데 윤석열이 복귀하면 그것대로 문제입니다. 국민과 전면전을 치러놓고 이제 와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결국 윤석열은 2차 내란을 하는 등 또 사고를 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국민이 그냥 탄핵 정도로 끝내지 않을 것입니다. 그야말로 ‘혁명적’ 상황이 펼쳐질 텐데 이건 미국이 바라는 판이 아닙니다. 

 

설사 윤석열이 복귀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며 총리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죽은 듯이 살겠다고 빌어도 국민은 수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래저래 미국은 답이 없는 답답한 상황에 부닥쳐 있습니다. 

 

사실 헌재가 파면을 미루며 재판 기한인 6개월을 꽉 채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미국은 시간을 끌수록 국민의 관심이 사그라들기를 기대하겠지만 민심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후 수단인 전쟁도 할 수 없다

 

이처럼 미국은 뭘 해도 안 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습니다. 이럴 때 떠올릴 수는 전쟁입니다. 전쟁은 지금 내란세력도 간절히 바라는 수입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12.3내란 당시 출동한 북파공작원, 이른바 HID 블랙요원이 아직도 부대 복귀를 안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선호 국방부장관 직무대행은 24일 모든 병력이 비상계엄이 철회된 4일 부대에 복귀했다며 제보를 부인했습니다. 국방부에서는 모두 복귀했다고 하는데 민주당 의원은 아직 복귀하지 않은 요원의 제보를 받았다고 하니 국방부가 거짓말을 했거나, 제보자가 거짓말을 했거나, 의원이 거짓말을 했거나 셋 중 하나일 것입니다. 아니면 블랙요원은 원래 모든 게 기밀이라 국방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총과 폭탄을 휴대하고 테러 명령을 받은 이들이 정말 복귀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전쟁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쟁도 쉬운 길은 아닙니다. 애초에 미국이 윤석열의 전쟁 도발을 막은 건 전면전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윤석열은 평양에 무인기를 날려 전쟁을 유도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굉장히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10월 13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한국 국방부를 “뒈지는 순간까지 객기를 부리다 사라질 것들”, “서울의 깡패들”이라고 불렀을 정도입니다. 

 

당시 북한의 외무성은 11일 중대성명에서 “국방성과 총참모부, 군대의 각급은 사태 발전의 각이한 경우에 대응할 준비에 착수하였다. 우선 남부 국경선 부근과 대한민국의 군사 조직 구조를 붕괴시키는 데 인입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모든 공격 수단들은 임의의 시각에 즉시 자기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게 된다. 얼마 전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한 국가수반의 입장이 결코 대한민국을 공격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모든 공격력 사용을 준비 상태에 두고 우리는 대한민국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최후통첩으로서 엄중히 경고”한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국가수반’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이야기합니다.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의 의도를 마음대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즉, 이 중대성명의 내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승인 아래 발표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이처럼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승인 아래 최후통첩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격을 결정하면 곧바로 전면전으로 넘어갈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북한은 미국에도 이런 내용을 전달했을 것입니다. 북한은 한국 군부의 행동은 모두 미국의 지시에 따른 것이니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14일 유엔사(사실상 미군)가 입장문을 내 평양 무인기 사건이 정전협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인기가 북한 영공에 들어간 건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므로 유엔사의 발표는 ‘한국군을 통제할 테니 군사행동을 멈춰 달라’는 신호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국지전으로 끝나는 ‘통제할 수 있는 전쟁’이 아닌 전면전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바람과 달리 전쟁은 곧 전면전이며 전면전은 곧 핵전쟁이라고 반복해서 경고합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바람에 미국이 전쟁 카드를 꺼낼 수 없게 된 셈입니다. 

 

전쟁으로 정국을 뒤집지도 못하니 미국 처지가 참으로 난감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운데 미국은 폭발하는 민심을 제압, 통제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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