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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31] 12.3내란의 진짜 실세는? 문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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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1-12 04:21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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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31] 12.3내란의 진짜 실세는?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2월 28일 서울

12.3내란사태의 전말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도 있습니다. 특히 계엄 명분을 쌓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으나 결국 실패했는데도 계엄을 밀어붙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내란세력은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고, 대북 전단을 보내며,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고,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포사격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군사행동으로 대응하지 않으면서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보내는 오물 풍선에 대해 원점 타격을 하려고 했지만 이건 군에서 따르지 않아 실패했습니다. 

 

이처럼 전쟁 유도 계획이 실패하면 계엄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다른 작전을 펼치는 게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명분을 만들지 못했지만 그냥 계엄을 밀어붙였습니다. 

 

이들은 계엄 후에도 계엄의 명분으로 내세우기 위해 전쟁을 일으킬 계획이 있었습니다. 정보사 요원들이 북한군 행세를 하며 정치인을 암살하고, 우리 군을 공격하며, 청주공항·대구공항·사드기지를 테러하려고 했습니다. 이 계획은 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되면서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한 뒤에도 윤석열은 이진우 당시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계엄이)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2번, 3번 계엄령을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하라”라고 지시했습니다. 즉, 위의 작전은 계엄이 해제됐어도 실행해 2차 계엄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김용현은 계엄이 선포되자 곧바로 합참 지하 벙커 전투통제실에서 작전을 지휘했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본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용현은 작전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속에서도 언성을 높이거나 초조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군 간부는 “오히려 체념한 사람처럼 차분함이 느껴졌다”라고 떠올렸습니다. 김용현은 계엄이 해제된 직후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소집해제를 지시하며 “중과부적이었다. 수고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내란 실패에 분노하지 않고 차분했던 것입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어떻게든 성공해 보려고 안달복달하는 모습이 전혀 아닙니다. 실패하면 ‘반란의 주역’이 될 판인데 왜 저렇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을까요? 꼭 자기 일이 아닌 사람이 남의 일 대신 해주듯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하는 것 같습니다. 김용현이 내란의 핵심 지휘부 아니었나요?

 

잠시 10월로 돌아가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을 떠올려봅시다. 10월 11일 국정감사 도중 무인기에 관한 질문을 받은 김용현은 “그런 적이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런데 잠시 나갔다가 들어오더니 다시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 “전략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이기 때문에 확인해 드릴 수 없다. 국가안보상, 작전 보안상 확인해 드릴 수 없다”라고 말을 바꿉니다. 마치 본인도 잘 모르는 일이고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답변한다는 투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내란의 핵심 지휘부로 여겼던 김용현 대신 진짜 내란 기획자, 지휘부가 따로 있었던 걸까요?

 

26일 자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10월 초 정성우 당시 방첩사 1처장이 정보사의 ‘국정원을 통한 무인기 수의계약’과 관련된 정보 수집, 첩보 보고를 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합니다. 방첩사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보사가 북한으로 날릴 무인기를 수의계약했는데 돈은 국정원 정보사업 예산이라는 겁니다. 

 

원래 정보사와 국정원은 협력 관계에 있습니다. 외국에서 활약하는 비밀 요원도 주로 정보사 소속이지만 국정원이 정보사 활동 예산을 제공하고, 이들 요원의 활동을 지휘·감독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박채서, 암호명 흑금성입니다. 그는 원래 정보사 소속이었는데 국정원(안기부)에 발탁되어 정보사도 모르게 비밀공작을 했습니다. 

 

위에 언급된 정성우는 여인형의 최측근입니다. 계엄 선포 5일 전인 11월 28일 두 사람은 중요한 신고와 보고도 물리고 4시간 넘게 독대한 사실도 있습니다. 민주당은 여인형이 직접 ‘무인기 관련 정보 수집 금지’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니 여인형, 정성우가 같은 지시를 내린 셈입니다. 

 

▲ 왼쪽이 여인형.  © 대통령실


무인기 평양 침투 사건은 극비 사업이라 정보가 여기저기 알려지면 안 되기 때문에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게 막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정보 수집 금지’ 지시는 쉽게 이해가 가는데 ‘보고 금지’는 이상합니다. 혹시라도 부하들이 비밀을 알아챘을 수 있으니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보고를 받아야 할 텐데 왜 보고도 못 하게 막았을까요?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자면 이 사업 자체를 여인형 본인도 몰라야 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괜히 알면 자신도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무슨 일을 하는지 자체를 모르기 위해 그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나중에라도 문제가 생겼을 때 부하 중에 “그때 내가 정성우나 여인형에게 보고했다”라고 증언해버리면 낭패인 것입니다. 아니면 윗선에서 ‘보고도 받지 말라’라고 지시했을 수도 있지요. 

 

12.3내란의 핵심 지휘부는 윤석열, 김용현, 여인형 등입니다. 이들이 모든 계획을 세우고 일선 부대들을 지휘했습니다. 그런데 여인형도 모르는 공작이 따로 있다? 야당에서는 여인형이 무인기 공작의 주범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주범은 따로 있는 듯합니다. 아마 그쪽이 12.3내란의 진짜 기획자, 진짜 지휘부이겠지요. 

 

내란의 진짜 지휘부는 따로 있었다

 

전북 군산의 한 무속인에 따르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수십 차례 찾아와 군 관계자들의 사주와 점을 봤다고 합니다. 특히 김용현에 관해서는 2022년부터 지속해서 잘 될 사주인지를 물었으며 김용현 사주를 가장 많이 물었다고 합니다. 또 “끝까지 갈 수 있는지, 배신을 할 사람인지” 등을 집중해서 물었다고 합니다. 

 

노상원은 현역도 아니고 당시에는 점집을 운영하던 민간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국방부장관이 자기를 배신할지 궁금해했을까요? 아마도 이번 내란의 기획자이자 주동 인물이 노상원이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가 김용현을 부하로 삼아야 하니 ‘배신’ 같은 걸 신경 쓴 겁니다. 12월 3일이라는 날짜도 노상원이 “계엄을 하려면 꼭 이날이어야 한다”라고 지정했다고 합니다. 여러 증언을 보면 노상원이 내란을 기획하고 선동하고 지휘한 인물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그리고 노상원과 직접 결탁한 인물은 윤석열이 아닌 김건희일 것입니다. 대통령이 민간인과 직접 소통하는 건 법적인 문제가 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김건희는 민간인 신분이기에 들통나도 법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게다가 무속에 빠져 있다는 공통점도 있으니 죽이 잘 맞았을 듯합니다. 

 

김건희는 스스로를 현 정권의 진짜 실세라고 여깁니다. 처음부터 윤석열을 대놓고 조종하며 대통령 행세를 했습니다. 경찰을 대동하고 마포대교를 시찰할 때는 아마 대통령이 된 기분도 느꼈을 것입니다. 여기저기 온갖 사람들에게 전화를 돌려 지시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김건희가 계엄 후 개헌을 통해 ‘통일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는 말도 그냥 나온 말이 아닙니다.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고, 북한을 원점 타격하고, 서해 최전방에서 포사격해 국지전을 일으키고, 또 북한군으로 위장한 요원이 청주공항, 대구공항, 사드기지를 폭파하고 주한미군을 살해해 미군이 전쟁에 개입하게 만들면 북한을 이길 수 있고 자기가 충분히 ‘통일 대통령’이 될 거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1차 계엄에 실패하고서도 이른바 OB(전직 요원)들에게 전화해 작전 개시를 독촉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번 내란의 진짜 핵심은 비선실세인 김건희-노상원 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비선실세가 진짜 기획자, 지휘자 노릇을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움직이는 건 윤석열-김용현과 국정원(홍장원), 방첩사(여인형), 수방사(이진우), 특전사(곽종근) 등 4인방으로 이어지는 공식 라인입니다. 이들이 손발이 안 맞으면서 12.3내란이 2시간 천하로 끝났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비선실세의 지시에 손발이 열심히 움직이지 않은 것입니다. 

 

12.3내란 실패의 결정타는 홍장원 국정원 전 1차장입니다. 홍장원은 원래 윤석열에게 직접 보고를 자주 했고 지시를 잘 따라서 신뢰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무인기 평양 침투 작전도 잘 수행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동훈 등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거절했습니다. 본인 말로는 ‘부당한 지시’라서 이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용현 사례에서 보듯 다른 손발도 머리의 지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손발이 머리와 따로 노니 내란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비선실세의 문제가 내란 실패로 이어졌다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첫째, 비선실세의 도덕성이 너무 형편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계엄의 진짜 이유가 내세운 명분 그대로 ‘야당의 횡포를 막고 부정선거를 밝히고 반국가세력을 척결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었다면 공식 라인이 적극적으로 움직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짐작하듯 계엄의 진짜 목적은 김건희 특검과 명태균의 추가 폭로를 막는 것이었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온갖 부정·부패·비리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는 김건희를 지키기 위한 계엄이니 공식 라인이 충성하며 움직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둘째, 비선실세의 실력이 너무 형편없었기 때문입니다. 

 

야당이 예산을 깎았다느니, 검사를 탄핵한다느니 하는 게 계엄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건 자명합니다. 내란세력 처지에서는 북한이 ‘도발’을 해줘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끝까지 전쟁 유도에 말려들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무인기 평양 침투는 명백한 전쟁 행위임에도 북한은 군사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계엄을 보류해야 하는데 비선실세가 억지로 밀어붙였습니다. 여기서 비선실세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게 다 드러났습니다. 사실 무속 신앙에 기대어 내란을 준비할 정도면 실력을 거론할 수준도 안 된다고 봐야겠죠. 공식 라인 4인방이 볼 때는 자기들이 열심히 해 봐야 그게 ‘쥴리 발바닥 핥는 꼴’이니 내키지 않은 내란을 수행하다 결국 좌초한 것입니다. 

 

이게 이번 12.3내란사태의 전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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