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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36] 트럼프는 국힘당 재집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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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1-17 06:5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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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36] 트럼프는 국힘당 재집권을 바란다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1얼 16일 서울

민주당 무시하고 국힘당만 챙기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초청자 명단에 관심이 쏠립니다. 취임식 초청자 명단을 고르는 건 대통령의 첫 정치 행위라 할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윤석열도 취임식 초청자 명단이 두고두고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 Gage Skidmore


그런데 트럼프 취임식 초청장을 받은 한국인 명단이 의미심장합니다. 한국의 정계 인사 가운데 초청장을 받은 사람은 모두 국힘당 인사로 한동훈 전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박형준 부산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상수 인천시장 등입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인사는 아직 단 한 명도 초청장을 받지 않았습니다. 초청장이 있으면 6명까지 동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야당 의원 중에는 국힘당 의원과 동행하는 방식을 모색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나경원 의원은 14일 채널A에 출연해 “트럼프 정부에서 파트너로서 야당을 인정하기는 좀 마땅치 않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윤석열이 국회에서 탄핵당한 지난해 12월 14일 매트 슐랩 미국보수주의연합(ACU) 공동의장이 한국을 방문해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을 조용히 만나고 간 사실도 뒤늦게 공개되었습니다. 미국보수주의연합은 미국 최대 보수 성향 단체로 슐랩 의장은 트럼프에게 직접 정책 건의를 할 정도로 매우 가까운 인사라고 합니다. 

 

둘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측근이 탄핵당한 윤석열을 면담한 것만으로도 트럼프가 내란세력에게 힘을 실어주었다는 충분한 신호가 됩니다. 

 

트럼프의 꿍꿍이

 

도대체 트럼프는 무슨 꿍꿍이일까요?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25일 캐나다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캐나다 전체 수출의 약 4분의 3이 미국을 향하기에 관세를 25%나 물리면 캐나다 경제는 직격탄을 맞습니다. 이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부랴부랴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저택을 찾아갔습니다. 트럼프는 생산적인 회담을 했다고 밝혔지만 관세 구상을 취소한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캐나다 내에서 미국의 관세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고 내각의 분열까지 겹치면서 결국 올해 1월 6일 트뤼도 총리는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9년 넘게 총리직을 수행하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무너진 것입니다. 

 

트럼프는 트뤼도 총리의 사임 발표 직후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사라질 것”, “많은 캐나다인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라며 조롱했습니다. 

 

새해 벽두에 벌어진 캐나다 총리 사임 소식은 트럼프가 취임하면 동맹 수탈이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합니다. 캐나다뿐 아니라 멕시코, 파나마, 그린란드도 트럼프의 수탈 목록에 올라 긴장하고 있습니다. 유럽도 초비상입니다. 

 

동맹을 줄줄이 수탈해야 할 만큼 미국 처지가 심각합니다. 패권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경제는 암울하고 그러니 미국 내부에서는 심각한 정치 혼란에 총기 난사, 마약, 노숙자 등 사회 문제가 산적합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이제 약소국도 미국에 순순히 수탈당하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미군이 줄줄이 쫓겨 나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나마 저항이 덜한 동맹국을 털어보겠다는 것입니다. 

 

입만 열면 한미동맹을 외치는 한국도 수탈 대상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이미 한국은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인건비나 물가 등 여러 조건을 따져볼 때 미국에 공장을 짓는 건 상당한 손해입니다. 대신 중국에 공장을 짓는 게 훨씬 이익입니다. 하지만 중국에 공장을 지으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미국의 협박에 기업들이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할 일은 미국과 협상을 해서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거나 안 되면 국제기구에 제소해서 미국의 횡포를 막는 것입니다. 사실 한국 반도체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미국과 충분히 협상해 볼만 합니다. 2023년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존 중국 공장에 추가 장비 반입을 불허했다가 협상 끝에 무기한 유예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우리 기업 편에서 미국과 협상을 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미국 편에서 우리 기업에 압력을 넣었습니다. 가석방 신분이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눈치껏 윤석열 정권의 요구를 수용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이미 라인 사태에서 일본 기업의 편에서 네이버에 압력을 가했고,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옥시아 합병 문제에서도 미일 기업 편에서 SK하이닉스를 압박한 전력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볼 때 한국을 수탈하려면 윤석열 같은 자가 대통령을 하고 있어야 편합니다. 윤석열 파면을 막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다음 대선에서 극우적폐세력이 재집권해야 마음껏 수탈할 수 있다고 여길 것입니다. 

 

나라가 망해도 반중

 

지난 14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헤그세스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라는 표현을 써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미국 고위 관료 혹은 고위 관료 지명자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부랴부랴 ‘헤그세스가 한반도 상황을 잘 몰라서 그런다’,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 피트 헤그세스.  © Gage Skidmore


하지만 청문회장에서 즉흥적으로 튀어나온 발언이 아닌 서면 답변이라는 점에서 이게 개인의 생각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 아니라 보좌진과 충분한 상의를 거쳐 다듬은 표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핵보유국’ 발언은 트럼프 정부의 공식 입장이며 대북 정책 수립의 바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입니다. 하지만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핵폐기를 요구하기 어려워지고 군축이나 확산 방지 등 핵무기 관리에 대응의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따라서 트럼프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당장 북핵 폐기를 한다며 북한과 협상 혹은 대결을 서두르는 게 아니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장기적으로 대북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본인도 주장했고 헤그세스 지명자나 마코 루비오 국무부장관 지명자도 청문회에서 증언하듯 트럼프 정권은 화력을 중국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서둘러 발을 빼고, 중동 문제도 더 확전하지 않도록 관리하려 합니다. 북한과도 충돌을 피하려고 할 것입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최전방에 내세워 러시아와 싸워보니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북한 역시 윤석열을 내세워 자극해 봤는데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등 미국을 겨냥한 전략 무기를 속속 선보이며 미국을 위협합니다. 게다가 북한과 러시아가 강력한 군사동맹을 맺었기 때문에 두 나라를 상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화력을 집중한다면 최전방은 한국이 될 것입니다. 물론 전쟁이 난다면 중국-대만 사이에 나겠지만 정치, 경제 영역을 보면 대만보다 한국이 중국에 더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군사적으로도 중국에 가까운 평택에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기지가 있으며 중국을 겨냥한 사드 기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중국을 적대해서 좋을 게 없습니다. 아니 중국을 적대하면 매우 중대한 타격을 입습니다. 윤석열 정권 들어 반중 정책을 편 지 2년 만에 경제 영역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제정신인 정치인이라면 중국을 적대하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거나 최소한 중립을 지키려 할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 처지에서 한국에는 친중·반미 인사가 아닌 반중·종미 인사가 집권해야 합니다. 자기 나라가 망하든 말든 미국을 위해 반중 정책을 전면에 걸어줄 극우·친미·적폐세력이 정권을 쥐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필리핀을 봅시다. 두테르테 정권 시기에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했는데 2022년 집권한 봉봉 마르코스 정권은 친미 일변도 외교를 하며 중국과 대립합니다. 이게 바로 미국이 바라는 바입니다. 한국에서는 윤석열이 이 역할을 했는데 이제 날아갈 운명이니 윤석열을 대신할 후임이 필요합니다. 후임은 당연히 국힘당에서 나올 것입니다. 

 

한편 많은 이들이 트럼프가 취임하면 2018년처럼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를 하면서 한반도에 다시 평화 분위기가 찾아올 것처럼 전망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트럼프가 국힘당보다 민주당을 선호할 것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낙관하기에는 이릅니다. 

 

2018년 북미정상회담이 있기 전 2017년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를 외치며 북한과 전쟁을 하려 했습니다. 3개 핵항공모함 전단을 한반도로 집결시키며 실제 전쟁 직전까지 갔다는 게 이후 증언에서 모두 드러났습니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을 했던 존 켈리는 트럼프가 비공개 석상에서 북한에 핵공격을 하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자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외과수술식 타격을 뜻하는 ‘코피 전략’을 진지하게 논의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며 미국 본토를 핵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실물로 보여주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결국 힘의 대결에서 밀리면서 북미정상회담에 나선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 취임 후 북미 사이에는 다시 힘의 대결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4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으니 이번에는 자기가 힘의 대결에서 이길 수도 있을 거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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