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준141] 이재명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 > 기고

본문 바로가기
기고

[정조준141] 이재명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2-04 18:52 댓글0건

본문



[정조준141] 이재명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2월4일 서울  

지난해 12월 23일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한국 정치 현안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저격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정책과 노선이 미국의 국익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기본이고 심지어 “이재명 대표는 부패, 비리, 선거법 위반, 불법 자금 송금 혐의로 기소된 인물”이라며 범죄인 취급을 했습니다. 

 

물론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 탄압의 일환으로 억지 기소를 한 것입니다. 따라서 기소 사실을 언급하려면 그 배경이 뭔지, 당사자는 어떻게 주장하는지 함께 언급해야 공정한 서술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의 사안을 검찰의 시각에서 이해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보고서가 개인 연구원이 작성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민간 연구소도 아니고 미국 의회의 공식 연구기관이 발표한 보고서라는 점에서 결코 개인 의견으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미국 의원들에게 배포되어 의정 활동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저 보고서를 본 미국 의원들은 아마 ‘한국의 야당 대표는 범죄를 자주 저지른 사람이구나’라고 여길 것입니다. 

 

입장을 바꿔서 우리 국회입법조사처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후보를 향해 똑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 어떻게 될지 예상해 보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우리 외교부가 정식 항의를 해야 하며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도 항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 대표를 범죄인 취급한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가 나온 걸 혹시 모르나요? 아니면 알고도 반응하지 않는 것인가요?

 

여러 언론에도 공개된 사실을 이 대표와 민주당이 몰랐을 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정말 몰랐다면 너무 무능합니다. 

 

알았다면 왜 반응하지 않았는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단, 보고서가 객관적이고 타당해서 인정하는 건가요?

 

보고서가 열거한 혐의들은 모두 윤석열 검찰이 기소한 것들로 국민들은 억지 기소, 누명, 조작, 정치 탄압이라 여깁니다. 그런데 혹시 이 대표와 민주당은 기소 내용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 문제에 대응하는 게 불필요하다고 보는 건가요? 즉, 미국이 뭐라 하든 아무 상관 없다고 여기며 미국을 무시하는 건가요? 그럼 앞으로도 계속 미국을 무시할 건가요? 미국이 관세를 25% 때려도 무시할 건가요? 

 

아니면 이 문제에 대응하는 게 불리하다고 보고 무대응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건가요?

 

그렇다면 미국을 비판하는 게 불리하다는 것인데 이건 미국이 보복할까 봐 무서워서 그런 건가요? 혹시 미국을 비판했다가 더 크게 공격받고 궁지에 몰릴 것으로 생각하나요? 그럼 앞으로도 미국이 이 대표를 모함하면 똑같이 대응할 건가요?

 

잠시 2023년에 있었던 미국 정보기관의 용산 대통령실 도청 사건을 돌아봅시다. 당시 윤석열은 “국가 간 관계에서는 서로 (도청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라며 “양국 사이 신뢰에 어떤 식으로도 영향을 미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도청을 당하고도 미국에 항의는커녕 역으로 미국을 변호해 주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이들이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을 조롱했습니다. 

 

반면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도청했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메르켈 총리는 “동맹국끼리 이런 감시 행위를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으며 직접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습니다. 2021년에도 미국이 프랑스 대통령의 전화 통화를 도청한 게 드러나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동맹국 사이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나 마크롱 대통령 혹은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이 일로 보복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이 대표는 메르켈이나 마크롱이 아닌 윤석열의 대응을 따라 했습니다. 윤석열식 대응이 옳다고 본 건가요?

 

우리가 볼 때 이 대표가 친미주의자라서 대응을 안 한 듯합니다. 

 

친미에는 숭미와 공미가 있습니다. 숭미는 미국을 숭배하는 것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미국을 따르는 것입니다. 공미는 미국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싫어도 억지로 미국을 따르는 것입니다. 이 대표가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관세 폭탄을 던지며 무역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멕시코와 캐나다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그러자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존엄성을 항상 수호하고 주권에 대한 존중을 항상 수호하며 종속 없이 평등하게 대화에 임하리라는 것을 미국이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캐나다가 미국의 한 부분이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라며 “관세 부과는 캐나다에도 해를 끼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미국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했습니다. 

 

그렇다고 멕시코와 캐나다를 반미 국가라 부르지는 않습니다. 멕시코나 캐나다는 전통적인 친미 국가입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나 트뤼도 총리를 반미 인사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왜 이 대표는 멕시코 대통령이나 캐나다 총리같이 말하지 못하는 걸까요?

 

미국의 의도는 뻔합니다. 윤석열 검찰 논리로 이 대표를 공격하는 건 이재명 개인을 저격하는 게 아닙니다. 차기 대선에서 미국의 입맛에 맞는 대통령을 세우고 싶은데 이 대표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혹은 미국에 길든 이 대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이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국민의 선택을 왜곡하는 주권의 문제입니다. 

 

경제 주권도 중요하지만 정치 주권이 더 결정적이고 관건적입니다. 미국이 관세 25%로 공격하는 것보다 이 대표를 공격하는 게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미국이 한국에 친일·친미와 반북·반중·반러를 강요하고 내정간섭을 하는 게 훨씬 더 큰 문제입니다. 

 

지금 이 대표와 민주당이 미국에 아무 말도 안 하고 넘어가면 그냥 완전히 굴복하는 것이며 굴욕을 당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정권을 잡은 뒤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됐을 때 미국이 모욕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당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언을 두고 항의는커녕 미화하느라 쩔쩔맨 것과 뭐가 다릅니까?

 

“우리가 다른 나라들과 협상하고 대화할 때, 우리는 항상 고개를 높이 들고 나아가며 결코 머리를 숙이지 않는다.”

 

이것은 친미 국가 멕시코의 대통령이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맞서서 한 말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정신 차려야 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페이지  |   코레아뉴스  |   성명서  |   통일정세  |   세계뉴스  |   기고

Copyright ⓒ 2014-2025 [정조준141] 이재명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 >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