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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45]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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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2-16 17:4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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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45]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이유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2월 15일 서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상 개시를 합의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최종적으로 끝내는 평화 협상에 진심으로 전념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 [출처: 백악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유럽이 갈등 해결을 주도하라고 요구합니다. 미국은 발을 빼겠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도 반대하며 평화유지군이 필요하면 유럽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돈을 회수하겠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약 3,500억 달러를 투입했다며 이를 돌려받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 5천억 달러어치를 가져가겠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희토류의 대부분은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지방에 매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차지한 영토를 되찾을 생각도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거래에 관해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합니다. 이 문제는 결국 러시아와 협상으로 풀어야 하는데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장관은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 회의에서 미국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임을 인정해야 한다. 거짓된 목표를 추구하면 고통만 더 커질 뿐”이라고 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나토 가입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의 ‘현실적 결과물’이라 보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종전 후 평화유지군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미군이 파병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나토의 후원을 받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나토가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면 나토의 일원인 미국도 파병해야 하니 아예 나토 이름으로도 평화유지군을 파병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특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해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는 전쟁 중에 선거를 치른다. 그렇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0일로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을 핑계로 대선을 미루고 있습니다. 켈로그 특사의 발언은 사실상 젤렌스키보고 물러나라는 신호입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요구하는 것들은 모두 러시아가 요구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불리한 것들입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승리, 푸틴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준비된 계획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불만을 표했고, 유럽도 미국이 협상 시작 전부터 러시아에 양보했다며 반발했습니다. 

 

그럼 트럼프 대통령은 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고 서두르는 걸까요?

 

지금 전쟁을 계속하면 결국 우크라이나가 패배한다는 건 젤렌스키 대통령을 제외하고 모두가 압니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군인이 부족해 징집 연령을 낮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파병하겠다는 나라는 없습니다. 미국도 더 이상 무기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제공하기 싫은 게 아니라 아예 재고가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의 패배는 기정사실입니다. 

 

문제는 그냥 패배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나라가 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산업 시설과 지하자원이 몰려있는 동부는 러시아에 빼앗겼고 장기간 전쟁으로 경제 기반이 모두 무너졌습니다. 한창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전쟁터에서 죽거나 징집을 피해 해외로 도망갔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젤렌스키 정권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러시아의 영향 아래 친러 정권이 들어설 것입니다. 이건 그나마 나은 편이고 아예 동부는 러시아가, 서부는 폴란드와 루마니아가 차지하면서 나라 자체가 3개로 쪼개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떻게 되든 러시아 턱밑의 미국 거점이 아예 사라집니다. 그러니 완전히 거덜 나기 전에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전쟁을 멈추려는 것입니다. 미국은 나라가 망하든 말든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계속하려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찍어 누를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상황에서도 하나라도 건질 게 있을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것입니다. 그게 바로 희토류와 재건 사업입니다. 

 

미국은 2008년 국제 금융 위기를 거치며 장기간 경제 위기에 빠집니다. 양적완화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파국을 막아왔지만 부작용이 심각했습니다. 실물경제가 살아나기보다는 투기 자본만 성장하는 거품 경제, 빈익빈 부익부로 인한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으로 언제 경제가 경착륙할지 모를 상황이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무한정 돈을 풀 수도 없으므로 언젠가 양적완화를 멈춰야 하는데 양적완화를 멈추는 순간 경제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서 누구도 손을 못 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 갑자기 코로나19 사태가 터집니다. 경제가 파국으로 흘러갔지만 다들 코로나19 때문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정부 처지에서는 바이러스 덕을 본 셈입니다. 

 

▲ 미국 연간 경제성장률. 코로나19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 Trading Economics


그 후 미국은 셰일 가스에 승부를 걸었습니다. 셰일 가스 개발로 1위 산유국 자리를 탈환한 미국은 새로운 석유·가스 판로를 찾다가 유럽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유럽이 러시아에 에너지 자원을 의존하는 걸 보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유럽과 러시아를 갈라놓았습니다. 유럽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바로 옆의 값싼 러시아 가스를 두고 멀리서 비싼 미국 가스를 수입해야 했습니다. 전쟁 덕에 미국 셰일 가스 업계는 떼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한 셰일 가스 호황은 바이든 정권의 치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처지에서는 이걸 계속 이어나가 봐야 바이든 민주당 좋은 일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독자적인 사업을 물색하다가 우크라이나의 희토류를 골랐습니다. 또 자기 전공인 부동산 사업과 관련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물론 이런 걸로 미국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게 훨씬 큽니다. 

 

러시아의 승리로 전쟁이 끝나면 전 세계가 러시아와 손을 잡으려 할 것입니다. 미국의 압박에 못 이겨 대러 제재에 동참했던 나라들도 고개를 숙이고 러시아에 접근할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하루빨리 대러 제재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전쟁 초기에 대러 제재만 끝나면 공장을 돌려받기로 하고 러시아 공장을 현지 기업에 사실상 거저 넘겨줬습니다. 당연히 돌려받으러 갈 것입니다. 러시아에서 인기가 많았던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도 다시 들어갈 것입니다. 물론 그사이에 중국 기업이 시장을 차지해 삼성이든 현대든 손해가 막심하지만 그건 윤석열이 대러 제재에 동참했기 때문에 감수해야만 하는 부분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너도나도 러시아에 몰려갈 것입니다. 경쟁력 우위에 있는 러시아 천연가스도 불티나게 팔릴 것입니다. 러시아가 급성장하면 미국·서방과 대척점에 있는 브릭스도 급부상할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전선을 포기하고 대신 중국 봉쇄에 사활을 걸려고 합니다. 그런데 전쟁까지 치른 러시아가 승승장구하는 걸 본 다른 나라들이 미국 눈치를 보며 중국 봉쇄에 동참할까요? 미국 눈치 보며 러시아에 등을 돌렸다가 경제 몰락의 길을 걷는 유럽에서 이미 많은 나라가 충분한 교훈을 찾았습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며 최근 딥시크 충격으로도 확인되듯 첨단 기술 수준도 세계 선두를 달립니다. 미국의 중국 봉쇄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미국 패권 몰락은 이제 막을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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