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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75] 윤석열 탈당이 노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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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5-26 08:0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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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75] 윤석열 탈당이 노리는 것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5월23일 서울

윤석열이 17일 국힘당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국힘당은 결코 윤석열을 버리는 ‘절윤’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봤는데 예상과 다른 일이 벌어졌습니다. 윤석열 탈당으로 국힘당은 ‘절윤’이 될까요?

 

윤석열이 탈당한 건 지금 친미친일 극우세력의 정치 역량을 규합하고 강화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이 국힘당에 버티고 있으면서 국힘당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특히 한덕수를 대통령 후보로 세우려고 10일 새벽 3시 후보 교체 쿠데타를 벌인 이후 국힘당 상황은 난리가 났습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사퇴하고, 홍준표는 탈당을 선언한 뒤 하와이로 날아가 버렸고, 한동훈은 김문수 지원 유세를 거부하고 라이브 방송에 빠졌고, 콩가루도 이런 콩가루가 없습니다. 당이 와해하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윤석열이 탈당을 안 했으면 정말 사달이 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윤석열이 탈당을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홍준표는 하와이까지 날아간 특사단을 만나 김문수를 지지하며 민주당에는 안 가겠다고 선언했고, 민주당을 뜻하는 파란 넥타이를 맨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도 빨간 넥타이로 바꿨습니다. 한동훈도 김문수를 피해 다니기는 하지만 어쨌든 유세에 합류했습니다. 국힘당 분위기가 그래도 규합이 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즉, 윤석열의 탈당은 한동훈이 유세에 합류하고 홍준표가 돌아오는(혹은 민주당으로 안 넘어가는) 명분으로 작용했습니다. 친미친일 극우세력이 완전히 가루가 되는 것을 막고 규합, 강화하는 방향입니다. 

 

반면 윤석열 탈당이 김문수 지지율을 올리는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만약 그런 목적이 있었다면 윤석열은 사과하고 조용히 물러났어야 합니다. 하지만 윤석열은 탈당하면서 성명을 발표하는 등 요란을 떨었고 4일 후에는 극장에 가서 이른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영화를 보는 등 오히려 김문수 표 떨어뜨리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윤석열은 전부터 자신이 탈당하면 지지층이 떨어져 나갈 수 있으니 선거에 득이 안 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윤석열의 탈당 과정과 이후 행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윤석열이 탈당하면서 발표한 성명 내용을 보면 마치 윤석열이 사령관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윤석열은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존속될 것이냐, 붕괴하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면서 당원들에게 이러저러한 지침까지 내렸습니다. 친미친일 극우세력이 가야 할 총적 방향을 제시한 것입니다. 또 백의종군하겠다는 것은 계속 싸우겠다는 뜻입니다. 오죽하면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탈당 성명은 김(문수) 후보 선대위원장 취임사”라고 지적했습니다. 

 

원래 탈당, 출당은 사과와 반성을 하고 조용히 자숙하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윤석열의 탈당은 완전히 성격과 의미가 다릅니다. 

 

탈당 과정을 보면 윤석열이 여전히 ‘갑’입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15일 기자들에게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윤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탈당해달라고) 말씀드리겠다. 당과 대선 승리를 위해 결단해줄 것을 요청드린다”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뜻이 중요하다’고 해 온 김문수와 다른 목소리를 낸 겁니다. 한국일보는 15일 자 기사 「尹과 끊지 못하는 국민의힘... 김용태-김문수 ‘탈당’ 엇박자」에서 “보수 지지층을 감안해 두 사람(김문수와 김용태)이 역할을 분담한 모양새”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자 윤석열 측 관계자가 조선일보에 “모든 것을 김문수 후보에게 맡기겠다는 게 윤석열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친윤세력인 윤상현 의원도 “이 문제는 윤 전 대통령과 김 후보의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조용히 긴밀하게 풀어야 할 사안”이라며 김용태가 나설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윤석열은 김용태 말고 김문수가 직접 나서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이에 김문수는 16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는 윤 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전부터 하던 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러자 이날 오후 김용태가 갑자기 “(윤석열 탈당은) 지금 대선 시국에서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정황을 보면 탈당을 강하게 압박하는 김용태와 윤석열 뜻에 맡기자는 김문수가 서로 엇박자 나는 것처럼 굴었지만 윤석열은 ‘김용태와 김문수가 짜고 역할 분담을 한 것을 알고 있으니 비겁하게 김용태 시키지 말고 김문수가 직접 나오라’고 한 걸로 보입니다. 탈당 과정에서도 윤석열은 자신이 ‘갑’이라는 것을 과시했고 김문수는 설설 기었으며 김용태는 허수아비에 불과한 자기 처지에 좌절해야 했습니다.

 

윤석열의 영화 관람만 해도 그렇습니다. 윤석열이 이른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영화를 관람해도 김문수는 “누구라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명해야 한다”라며 표 떨어지는 소리를 하는 등 윤석열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김문수는 여전히 윤석열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윤석열 아바타’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윤석열은 탈당하기는 했지만 원래 의미의 ‘탈당’도 아니고 ‘절윤’도 아닙니다. 

 

윤석열을 ‘아버지’로 모시는 김계리 변호사가 국힘당에 입당하려고 한 것이나, 국힘당에서 입당에 제동을 걸자 친윤세력인 김재원 전 의원이 “이해가 안 간다”라며 지도부를 비판한 것을 봐도 윤석열은 여전히 국힘당 내에서 ‘갑질’을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이 탈당 후에도 여전히 김문수와 국힘당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한동훈은 선거에 한 발만 걸쳐 자기 유세를 하고 있습니다. 김문수가 여전히 윤석열 아바타인 것을 확인하고 자기 입지 강화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홍준표도 하와이로 온 특사단을 만나주기는 했지만 선대위 역할도 맡지 않고 대선이 끝난 후 귀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발만 걸치고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윤석열이 탈당했지만 한동훈과 홍준표는 국힘당의 단합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윤석열은 ‘탈당 쇼’를 한 것입니다. 한동훈, 홍준표가 이탈해 국힘당이 완전히 분열하고 콩가루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명분만 만들어 준 것입니다. 

 

윤석열의 탈당으로 국힘당이 친미친일 극우정당으로 규합되고 강화될 실마리가 마련됐기에 윤석열 탈당은 원래 의미의 ‘절윤’이 아니며 반대로 윤석열의 당내 장악이 강화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열 탈당은 민심의 강한 압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이 계속 국힘당을 장악하고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 국민은 윤석열이 여전히 힘이 세고 국힘당은 윤석열 당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 결과 김문수와 국힘당은 민심의 배척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민심의 배척을 받으면 결국 당의 규합과 강화도 불가능합니다. 민심을 얻어야 규합의 구심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지율이 바닥인 당에 무슨 규합이고 강화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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