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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84] 트럼프는 왜 북한을 만나려고 서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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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6-16 23:4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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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184] 트럼프는 왜 북한을 만나려고 서두르나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6월 16일 서울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11일 미국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뉴욕 주재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통해 친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북측에서 수용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나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 있는 내용입니다.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차례 시도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걸 언론에 공개한 건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트럼프 처지에서는 빨리 친서를 주고받아 북미정상회담을 하고 싶은데 북한이 실무선에서 친서 수령을 거부하니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언론에 공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자기가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전하고자 한 듯합니다. 제발 실무자들에게 친서를 받으라고 지시를 내려달라는 신호인 것이지요. 트럼프의 간절하고도 비굴한 모습이 전해집니다. 

 

그런데 이걸 공개한 시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 처지에서 뭔가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었나 봅니다. 

 

북한의 핵위협이 심각하다

 

지난 5월 11일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하원 군사위원회에 보고서 「2025 세계 위협 평가」를 제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을 두고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전략적 위치에 있으며 동북아시아에서 미군과 미국의 동맹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군사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하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군에 관해서는 “적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면서 북한 영토를 장기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확실하게 갖추고 있다. 북한은 100만 명 이상의 현역 군인과 700만 명 이상의 예비군 및 준 군사 인력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군사화된 국가”라고 주목했습니다. 또 “특수작전부대는 고도로 훈련되고 장비를 잘 갖추고 있으며 한국에 침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러시아에 특수작전부대를 파병해 얻은 교훈을 향후 전투 훈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략군에 관해서는 “미국 본토와 인도·태평양지역의 미군, 동맹국 및 동반자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을 운용하는 북한의 핵무장 미사일 부대”라고 평가했으며 “2024년 북한은 가장 큰 고체 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1개를 성공적으로 발사했고, 단거리 탄도미사일 18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발사훈련을 했다. 이러한 노력은 미국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한다는 북한의 국방 현대화 목표를 향한 지속적인 진전을 보여준다. 이 목표를 위해 북한은 역내 및 미국 본토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탄도미사일 체계를 개발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은 유사시 미국 및 동반자 국가의 위성을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군사력을 상당히 위협적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또한 북한 군사력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경계하고 있습니다. 즉, 시간이 갈수록 북한의 위협이 더 커지기 때문에 서둘러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최근 진행한 북한의 군사훈련 양상을 봐도 미국에 상당한 위협이 됩니다. 

 

5월 8일 북한이 실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포-11가형’과 600밀리미터 초대형 방사포 발사 훈련은 핵무기 종합 관리 체계 ‘핵방아쇠’ 운용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이었습니다. 즉, 북한은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과 방사포를 섞어 쏘는 훈련을 통해 실전에서 효과적으로 핵공격을 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쟁 억제 전략과 전쟁 수행 전략의 모든 면에서 핵무력의 중추적 역할을 부단히 제고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핵무력의 경상적인 전투 준비 태세를 부단히 완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경상적인 준비 태세’란 24시간 언제든 명령을 집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것입니다. 북한은 전쟁이 나면 곧바로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한 것입니다. 

 

▲ 600밀리미터 초대형 방사포 발사 장면.  ©노동신문

 

5월 13일 진행한 병종별 전술 종합훈련 사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많이 쓰인 무인기와 대전차 로켓을 활용한 훈련이 담겨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훈련은 교관 양성 과정의 일환이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 갔다가 돌아온 병사들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전 경험이 전파되면서 북한군의 실전 능력도 더욱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5월 17일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한 공군훈련도 무인기에 대응하는 훈련이 중심이었습니다. 또 신형 장거리 정밀 활공 유도폭탄 적용 시험도 진행했는데 유도폭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해 주목받는 무기입니다. 또 최근 인도-파키스탄 국경 분쟁에서 파키스탄이 인도 공군을 압승한 전술인 ‘헌터-킬러’ 훈련도 진행했습니다. 이걸 보면 북한 공군이 최신 전쟁 사례를 연구하며 발 빠르게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늘과 같은 훈련이 비행사들을 현대 공중 전투 조법에 숙련시키는 데 매우 유익한 훈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공대공 미사일(위)과 장거리 활공 유도폭탄이 보인다.  ©노동신문

 

4월 25일과 6월 12일 각각 진수식을 진행한 최현급 구축함 2척도 미국에 상당한 위협이 됩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건조한 군함 가운데 가장 큰 최현급 구축함의 배수량은 5천 톤입니다. 한국해군의 3,100톤급 호위함이 단독으로 하와이까지 갈 수 있음을 고려하면 최현급 구축함도 단독으로 충분히 하와이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4월 25일 진수식에서 “핵위협이 동반되는 조선반도[한반도]의 군사적 위협을 능동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하고 유사시 적 해외 무력의 조선반도 무력 증강 기도를 구속하고 차단하는 데서 제일 믿음직한 수단은 원양 작전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항용 제국주의 침략의 대명사로 인식되어 온 원양 작전 함대를 이제는 우리가 건설하자고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원양 함대 건설의 배경으로 “가장 반동적인 군사블록을 형성하고 조선반도 주변을 횡행하는 우리의 적수국들은 모두 해양국들이며 그들의 해외 침략 교두보, 무력 집결지, 병참 기지들도 대양과 연해에 자리”하고 있는 점을 꼽았습니다. 

 

또 6월 12일 진수식에서는 “머지않아 적수국의 함선이 주권 해역 변두리를 횡행하는 것을 지켜보고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자극스럽고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인가 하는 것을 적들 스스로가 체험해 보게 될 것”이라면서 “확신하건대 머지않아 태평양상에는 침략의 전초기지, 모항들에로 향한 우리 전함들의 항로들이 개설될 것이며 우리 동서함대들의 항해일지에는 적수국들의 주요 항들과 해역명들이 기록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걸 보면 북한은 오키나와를 비롯한 일본과 괌, 하와이 등에 있는 군사기지를 직접 공격하기 위해 구축함을 개발했으며 조만간 이곳으로 구축함을 파견해 수시로 드나들면서 적들을 압박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것은 우리 국가에 부여된 항행의 자유”라고 강조했습니다. 

 

원래 ‘항행의 자유’란 국제법상 누구나 공해를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다른 나라를 압박하려고 일부러 다른 나라 영해 근처까지 군함을 들이미는 작전을 매년 수십 회 진행하면서 이를 ‘항행의 자유 작전’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특히 중국 영해 인근을 매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이 가장 유명한데 이 때문에 매번 미국과 중국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발생합니다. 

 

북한이 ‘항행의 자유’라는 표현을 굳이 쓴 건 미국을 겨냥해 ‘우리도 미국 영해 인근에 군함을 수시로 드나들게 할 테니 어떤 기분인지 느껴보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매년 최현급 혹은 그 이상급의 구축함을 두 척씩 건조할 예정이며 이후 구축함보다 더 큰 순양함과 핵동력 잠수함까지 건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함대를 구성해 태평양으로 진출하면 미국에 큰 타격이 됩니다. 

 

미국은 북한과 중국을 포위하는 개념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제1도련선, 제2도련선을 설정했습니다. 

 

▲ 제1도련선(왼쪽), 제2도련선. [출처: 미국 국방부]


그런데 6월 7일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포함된 함대가 제2도련선을 돌파하는 사건이 발생해 미국과 일본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같은 시기 산둥함도 서태평양에 출현해 항공모함 두 대가 합동 작전을 펼치는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왕쉐멍 중국해군 대변인은 10일 이 작전이 국제법을 준수한 연례 훈련이며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의 해양 전략은 미·일의 중국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이었습니다. 이번 제2도련선 돌파는 중국이 그간의 방어형 전략에서 벗어나 태평양의 미군 기지를 직접 압박하는 공격형 전략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줍니다. 

 

북한이 원양 함대를 건설해 태평양에 진출하려는 것도 이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 북한, 중국 함대가 수시로 태평양을 드나들며 미군 기지들을 압박하면 미국은 제1도련선, 제2도련선을 포기하고 오키나와, 괌, 하와이 등에서 철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트럼프는 북한과 서둘러 접촉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심각하다

 

5월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헬리콥터를 타고 쿠르스크주를 방문했을 때 우크라이나 드론 떼가 달려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푸틴을 살해하려고 한 것입니다. 6월 1일에는 우크라이나가 100여 대의 드론을 동원해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러시아 공군기지들을 공격하는 ‘거미줄’ 작전을 진행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평화협상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러시아는 거미줄 작전을 테러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아마도 푸틴은 평화협정을 맺어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있으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원래 테러 집단은 뿌리 뽑기가 쉽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4일 푸틴과 통화를 했다면서 “푸틴이 최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비행장 공격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6월 들어 역대 최대 규모의 공습을 연일 이어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7일 러시아가 ‘진짜’ 보복을 아직 시작도 안 했으며 지난 주말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은 ‘푸틴의 응징’ 축에도 못 낀다고 주장하면서 조만간 ‘제대로 된 대응’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구상은 아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고 젤렌스키를 제거해 전쟁을 멈출 정부, 평화정부를 세우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서방은 이를 ‘친러정부’라 부를 것입니다. 

 

사실 러시아는 전쟁 초기에도 이런 시도를 했습니다. 2022년 2월 24일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러시아 공수부대가 키이우 공항 점령을 시도했습니다. 다음날 키이우에 러시아군 전차가 진입했고 엄청난 기갑부대로 키이우를 포위했습니다. 많은 나라가 며칠 안에 키이우가 점령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마 러시아는 키이우를 포위하면 젤렌스키가 항복하거나 도주하다가 체포될 것으로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젤렌스키는 키이우에 남아서 끝까지 저항하겠다며 영상을 올렸습니다. 결국 러시아는 젤렌스키를 체포하지 못했고, 키이우 점령도 실패했습니다. 젤렌스키 체포에 실패한 건 우크라이나와의 정보전에서 밀린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4일 북한을 긴급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습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6월 4일 만났다.  ©노동신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쇼이구 서기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노동신문은 “공동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일련의 중요 문제들, 각이한 분야들에서의 상호 협조 사항들이 심도 있게 토의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정세 발전과 국제 및 지역 정세에 관한 양국 지도부의 견해와 의견들이 폭넓게 교환되었으며 완전 일치한 입장을 확인하였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한 모든 심각한 국제 정치 문제들에서 러시아의 입장과 대외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것이며 조러 국가 간 조약의 조항들을 책임적으로 준수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를 무조건 지지’한다는 게 무척 인상적인데 혹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어떤 합의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목받은 부대는 러시아 용병기업인 바그너 그룹입니다. 바그너 그룹은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 함락 작전을 주도해 유명해졌습니다. 또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를 침략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북한군이 투입되자 전황이 바뀌면서 러시아가 승리해 전 세계가 북한군을 주목한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러시아 정규군이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운 일을 정규군이 아닌 다른 군대가 해결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쇼이구는 키이우 함락과 관련해 북한에 어떤 특별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을까요?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분석한 북한군의 특징은 ▲북한군 5명이 러시아군 10명의 전투력과 맞먹을 정도로 높은 전투력을 보유 ▲강인한 체력 보유 ▲20세 어간의 젊은 청년층 ▲공포심이 없음 ▲개개인의 사상 교육이 비교적 잘 됨 등이었습니다. 

 

북한군의 도움으로 러시아가 키이우를 점령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실상 끝난다고 봐야 합니다. 수도를 뺏긴 젤렌스키가 저항을 이어 가봐야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트럼프는 이런 최악의 결과를 막기 위해 북한을 서둘러 만나려고 조급증을 보인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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