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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01]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아닌 조정은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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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8-14 16:06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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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01] 한미연합훈련 중단이 아닌 조정은 의미 없다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8월 14일

 군 당국은 7일 오는 18일 시작하는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계획을 발표하면서 야외기동훈련(FTX) 40여 개 가운데 20여 개를 다음 달로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극심한 폭염에 따른 훈련 여건의 보장, 연중 균형된 연합방위 태세 유지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 한미연합훈련 계획 발표.  © 합동참모본부


이를 두고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긴장 완화와 평화·안정”을 위해 “조정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7월 28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UFS 훈련 조정을 건의하겠다고 했는데 그에 따른 것이라는 말입니다. 

 

정부는 이번 조처로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를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그러나 언론이나 전문가의 시각은 좀 다릅니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 책임연구위원은 9일 YTN에 출연해서 “대대급 이하 훈련이 한 달 뒤로 지연이 된 것”뿐이라며 큰 조정이 아니고 따라서 “북한이 거기에 대한 호응이 있(을 것이)다라고는 볼 수 없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겨레도 7일 사설을 통해 “이 정도 대응으로 꽉 막힌 남북 간 소통의 물꼬가 단숨에 뚫리기를 기대하긴 힘들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훈련 조정을 두고 14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담화를 발표해 “평가받을 만한 일이 못 되며 헛수고로 될 뿐”이라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나아가 “한국이 확성기를 철거하든, 방송을 중단하든, 훈련을 연기하든 축소하든 우리는 개의치 않으며 관심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사실 북한의 반응은 일관성이 있으며 따라서 충분히 예상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2021년 8월 10일 한미연합훈련 사전 훈련 시작에 맞춰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발표해 “연습의 규모가 어떠하든,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든 우리에 대한 선제타격을 골자로 하는 작전계획의 실행 준비를 보다 완비하기 위한 전쟁 시연회, 핵전쟁 예비 연습이라는 데 이번 합동군사연습의 침략적 성격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한미연합훈련의 규모나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북침훈련이라는 성격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훈련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정’도 의미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앞서 국내 언론이나 전문가의 시각도 틀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조정의 폭이 좁아서 문제고 더 많이 조정했으면 북한이 호응했을지도 모른다는 건데 조정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는 변수가 아닙니다. 훈련을 하느냐 마느냐가 문제입니다. 

 

지난 9일 자민통위(준)는 성명을 통해 “8월에 할 훈련의 절반을 9월에 한다는데, 그렇게 하면 훈련이 약해진다는 것인가. 회칼을 식칼로 바꿔봐야, 들고 덤비겠다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 회칼에 찔려도 위험하고 식칼에 찔려도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적절한 비유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 때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집권 첫해인 2017년에는 기존의 한미연합훈련을 그대로 진행했고 미국의 전략무기도 수시로 동원했는데 그때는 남북관계가 박근혜 정권 때랑 다를 게 없었습니다. 그러다 평창겨울올림픽을 이유로 2018년 3월에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키리졸브를 연기하면서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서 특사가 오가고 정상회담까지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 문재인 정부는 기존 한미연합훈련을 모두 중단한다면서 이름과 형식만 바꿔서 재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훈련 규모를 줄이고 언론 노출을 막는 이른바 ‘로키’로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했지만 소용없었고 결국 남북관계가 다시 나빠졌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정말 남북대화를 하고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한미연합훈련을 과감히 중단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8월에 할 훈련을 절반 뚝 떼서 9월로 넘기는 조삼모사식의 조처는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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