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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10] 제2의 이낙연,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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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9-18 17:2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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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10]  제2의 이낙연, 김병기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9월 18일 서울 


김병기의 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가 내란 청산을 바라는 국민을 배신하고 반기를 들었다가 진압됐습니다. 가히 ‘김병기의 난’이라 부를 정도로 파장이 컸습니다. 

 

김병기의 난은 두 단계로 진행됐습니다. 

 

1단계는 10일 오후 두 차례에 걸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3대 특검법 개정안에 대한 국힘당 수정 요구를 수용한 것입니다. 

 

현재 3대 특검이 활발히 수사를 하면서 내란세력의 추악한 비밀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저지른 일이 너무 많아 남은 기간에 과연 특검이 수사를 완료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특검 수사 인력을 늘리고, 기간을 연장하며, 기간이 끝난 후에도 특검이 국가수사본부를 지휘하는 등 특검을 강화하기 위한 특검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에는 내란 사건 1심 재판을 중계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그러자 국힘당이 반대했습니다. 국힘당은 내란 정당이기에 당연히 내란세력의 치부를 하나라도 숨기고 싶었겠지요. 그런데 김병기가 원내대표 회동에서 특검법 개정안의 내용 대부분을 빼기로 합의해 버렸습니다. 김병기의 합의는 3대 특검을 강화할 것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며, 국민과 민주당, 이재명 정부의 관계를 흔들려는 시도였습니다. 

 

이 소식이 10일 저녁에 공개되자 전체 민주당 당원은 물론이고 내란 청산을 바라는 국민의 분노가 화산같이 폭발했습니다. 밤새 국민들은 온라인상에서 분노를 표출했고 많은 이들이 김병기는 물론이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직접 항의했습니다. 이에 놀란 민주당 의원들이 김병기 합의를 반대한다는 뜻을 서둘러 밝혔습니다. 

 

마침내 11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김 원내대표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우리 지도부 뜻과는 많이 다른 것이어서 어제 많이 당황했다”라며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도 달라 바로 재협상을 지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여야 합의는 파기됐고 민주당은 특검법 개정안을 원안 그대로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일부 위헌 시비가 있는 조항을 수정한 뒤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김병기의 난 1단계는 진압됐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모든 문제가 끝난 건 아니었습니다. 김병기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내부 분열과 혼란을 조성해 내란 청산의 구심을 무너뜨리기 위해 2단계로 넘어갔습니다. 2단계는 진실 공방의 모양을 띠었습니다. 

 

1단계 진압 직후인 11일 김병기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동안 당 지도부, 법사위, (특검)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라고 썼습니다. 특검을 강화하기 위한 특검법 개정안을 누더기로 만든 게 자기 혼자의 뜻이 아니라 당 전체의 뜻이었던 것처럼 표현한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게 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김병기는 이재명과 민주당 전체가 국민의 뜻에 반한 것처럼 만들려 했고 사람들이 진실 공방에 빠지도록 시도했습니다. 

 

나아가 김병기는 의원총회를 앞두고 기자들 앞에서 거만한 태도로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라며 큰소리를 쳤습니다. 김병기의 이 발언은 ‘정청래가 시킨 일이니 정청래 책임이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책임 공방을 일으켜 내분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 주장에 관한 정청래의 선택지는 3가지로 압축됩니다. 

 

첫 번째는 경과를 자세히 설명하고 ‘내가 사과할 일이 아니다. 김병기가 독단으로 처리한 게 잘못이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김병기가 다시 대응하면서 정청래와 김병기 사이의 진실 공방이 벌어지면서 민주당은 걷잡을 수 없는 내분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입니다. 

 

두 번째는 ‘내가 잘못했다, 사과한다’라고 수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 사태의 책임이 정청래에게 있는 것으로 정리되고 끝납니다. 

 

세 번째는 아예 무시하고 반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김병기가 사과를 요구했는데 반응하지 않으면 사람들 사이에서는 ‘정청래가 시킨 게 맞구나’라고 해석됩니다. 

 

결국 정청래의 선택지 가운데 2, 3번은 정청래가 책임을 떠안게 되는 것이므로 자연히 1번을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청래는 2번을 선택했습니다. 의원총회에서 곧바로 사과한 것입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치고 “매끄럽지 못한 부분에 대해 당대표께서 당원과 국민, 의원께 본인의 부덕의 소치라며 사과했다. 심심한 사과를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11일 본회의 표결을 마친 뒤 김병기에게 저녁 식사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김병기는 무응답으로 거절했습니다. 12일에는 최고위원회를 종료하기도 전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을 나가버렸습니다. 정청래는 화합을 시도하는데 김병기는 대결적으로 나갔습니다. 상황을 정청래와 김병기의 싸움으로 몰고 가기 위해 대단히 의식적인 행위를 한 것입니다. 

 

한편 김병기가 페이스북에 자기 책임이 아닌 것처럼 글을 쓴 지 2시간 후 이재명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이재명은 “(여야 합의를) ‘이재명이 시킨 것 같다’는 여론이 있더라”라며 “(합의안에 대해) 몰랐고, 실제로 그렇게 하길 바라지 않는다”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또 “내란의 진실을 규명해서 철저하게 진실, 진상을 규명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서 다시는 못 하게, 이런 거 꿈도 못 꾸게 만드는 거는 아주 민주공화국의 본질적인 가치 아닌가. 그걸 어떻게 맞바꾸나. 그런 건 타협이 아니다. 저는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라고 정확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재명이 기자회견에서 확실하게 정리를 해주면서 김병기의 책임 전가 시도는 조기에 수습됐습니다. 만약 기자회견이 잡혀있지 않았다면 수습할 기회가 마땅치 않았을 것입니다. 여야 합의가 이재명 뜻이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었는데 하루만 지나도 일파만파로 논란이 커졌을 것입니다. 다행히 기자회견 덕에 김병기의 난 2단계를 진압하는 전기가 기본적으로 마련됐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정청래는 솔로몬의 지혜 같은 것을 마련한 것입니다. 

 

솔로몬의 지혜란 한 아기를 두고 두 여인이 서로 자기 아기라고 다투자 솔로몬이 진짜 엄마를 가리기 위해 아기를 반으로 나눠 가지라고 명령한 것을 말합니다. 이때 한 여인이 자기는 친모가 아니라며 아기를 다른 여인에게 주라고 말하자 솔로몬은 자식을 살리기 위해 자기주장을 거둔 그 여인이 진짜 친모라고 판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청래는 자기가 지시한 걸로 오해를 받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사과하며 “덮고 가자”라고 했습니다. 김병기가 의도한 진실 공방으로 가면 당 내분이 걷잡을 수 없게 되리라는 걸 알고 이를 막은 것입니다. 

 

이렇게 김병기의 난 2단계도 진압되었습니다. 

 

국힘당과의 야합은 김병기 단독 작품

 

김병기는 자신이 “당 지도부, 법사위, (특검) 특위 등과 긴밀하게 소통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정청래는 “(합의안이) 지도부 뜻과는 많이 다른 것”이라서 즉시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했습니다. 특검 특위 총괄위원장인 전현희 의원 역시 “3대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은 특검 수사 인력 확대와 기간 연장!”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김병기 합의안에 동의할 수 없음을 밝혔습니다. 긴밀하게 소통했다고 보기 어려운 반응들입니다. 

 

“긴밀하게 소통”했다는 주장에 관한 단서는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이 밝혔습니다. 추미애는 “법사위는 당일 저녁 7시 40분까지 각종 법안에 관하여 격론이 오가는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고 원내 합의에 신경을 쓸 여지가 전혀 없었다”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10일 오후 5시 44분경에 갑자기 (김병기) 원내대표의 발신전화가 무음 처리된 휴대폰 화면에 떴다. 위원장으로서 회의 진행 도중이었으나 뭔가 급한 일이라고 짐작되어 용수철처럼 튕기듯 일어나 간사에게 자리를 맡기고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알아듣기 어려운 다급한 말로 뭐라 하는데 그때까지 여야 간 원내 합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나로서는 일단 다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자세한 내용은 체크해 보고 확인한 후 답을 주겠다고 했을 뿐이다. 그리고 다시 위원장 자리로 돌아왔는데 그로부터 1시간 정도 지날 무렵 갑자기 보좌관이 여야 합의 속보가 떴다고 내게 알려 주었다.”

 

급하게 전화 한 통 돌려 제대로 내용 공유도 안 된 걸 두고 “긴밀하게 소통”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사실상 국민을 향해 거짓말을 했다고 봐야 합니다. 

 

한편 우상호 정무수석을 통해 이재명의 뜻이 김병기에게 전달됐다는 의혹도 있었는데 이는 이재명의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일단 사실이 아닌 걸로 정리됐습니다. 

 

이처럼 김병기의 거짓말이 드러났는데 이에 관해 김병기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고 덮었습니다. 이걸 보면 이번 김병기의 난은 김병기의 단독 작품이 맞는 듯합니다. 그렇다면 김병기는 왜 이런 난리를 일으킨 걸까요?

 

미국과 내란세력의 총반격

 

김병기의 난을 전후로 내란세력을 옹호하고 이재명 정부와 민주개혁세력을 공격하며 내란 청산을 거부하는 일련의 일들이 집중적으로 벌어졌습니다. 

 

먼저 미국이 조지아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불법으로 체포, 감금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러자 국힘당은 미국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를 집중적으로 공격했습니다. 정부가 관세 협상을 잘못하고, 비자 문제 등 법적인 조치도 방치했으며, 대응도 제대로 못 해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특히 신동욱 국힘당 최고위원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체 무슨 말을 듣고 왔는지 의문”이라면서 “많은 국민은 이 대통령이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공격했습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공산주의 국가 중국과 손깍지를 끼는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치적 메시지이자 강력한 경고”라며 색깔론 공격을 했습니다. 김은혜 의원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치를 떠는 종교 탄압, 동맹의 자부심인 미군기지 압수수색 그리고 ‘미친 잭 스미스’라고까지 규정한 특검 등 대충 넘어갈 수 없는 질문에 대충 넘어갔다”라고 했습니다. 통일교 수사나 윤석열 구속 등 특검 활동 때문에 한국인 근로자 체포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이번에 미국에서 살해당해 큰 논란을 일으킨 극우 선동가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 USA 대표가 죽기 며칠 전 한국에 와서 한 이야기를 주목해 봐야 합니다. 그는 5~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극우 단체 빌드업 코리아 행사에 참석해 “한국에서 목사들이 체포당하거나 사람들의 가정에 무단으로 들어가서 조사를 하는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트럼프는 한국 정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내가 미국 정부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한국이 지금처럼 행동하면 미국이 옳은 길을 위해 일어나서 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내란 청산을 문제시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입니다. 

 

커크의 피살 후 트럼프는 범인을 사형에 처해야 한다며 분노했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좌파 단체들을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겠다며 좌파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런 반응을 보면 커크가 트럼프와 각별한 사이였다는 얘기가 사실인 듯합니다. 따라서 커크가 한국에 와서 얘기한 것도 커크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트럼프 백악관의 뜻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커크가 한국에 와서 특검의 내란 청산 노력을 비난해 분위기를 조성한 뒤 미국에서 한국인을 대거 체포하면 이걸 계기로 한국과 미국의 극우들이 합작해 이재명을 흔들고 내란 청산을 막으려는 공작이었을 수 있습니다. 

 

이와 때를 맞춰 국내에서 갑자기 유튜버 김어준 씨에 대한 집중 공격이 시작됐습니다. 그것도 내란세력이 시작한 게 아니라 민주당과 민주개혁세력 내부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이 느닷없이 김어준을 비판하더니 민주개혁 성향 언론이 이를 확대했습니다. 

 

이 공격의 불똥은 정청래, 이재명에게까지 튀었습니다. 장동혁 국힘당 대표는 11일 “세간에는 용산 이재명 대통령,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보이는 한 명의 대통령과 보이지 않는 두 명의 대통령, 총 세 명의 대통령에 의해 권력이 나누어지는 3통 분립의 시대”라고 했습니다. 

 

내란 청산 역량의 내부를 흔들려는 분열 공작이 들어간 것입니다. 

 

여기에 사법부가 내란 청산에 제동을 걸고 전면에 나섰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12일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가 위헌이 아니라는 이재명의 발언에 관해 “종합적으로 대법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겁니다. 같은 날 전국 법원장 회의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법원장들은 내란 특별재판부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고 사법의 정치화를 초래한다면서 사실상 반대 목소리를 냈습니다. 또 사법개혁 논의에 사법부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조희대는 2025년 4월 22일 이재명 사건을 직권으로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9일 만에 원심을 뒤집는 판결을 끌어내 대선판을 뒤집으려 한 인물로 이미 공수처에 고발된 자입니다. 한마디로 내란에 부역한 인물입니다. 사법부도 윤석열 정권에 적극적으로 부역했고 12.3내란에 관해서도 제대로 견해를 표명하지 않고 침묵으로 동조한 개혁 대상입니다. 그런데 반성하고 몸을 사리기는커녕 전면에 나서서 내란 청산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미국, 극우단체, 국힘당, 사법부와 민주개혁세력 내부에 암약한 분열주의자들까지 총출동해 내란 청산을 방해하는 가운데 김병기의 난을 조기에 진압하지 못해 이재명, 정청래, 김병기 3자 간 대혈투가 벌어졌다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을까요? 내란 청산은 멈추고 중구난방, 아수라장이 됐을 것입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소환은 안 되고, 지귀연 판사는 윤석열을 무죄로 석방하고, 권성동도 구속되지 않고, 송언석의 망언은 묻혔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와 정청래 민주당 지도부, 민주당 당원들과 촛불국민은 사분오열돼 내란 청산 역량이 와해했을 것입니다. 

 

김병기의 난은 미국과 한국의 극우세력이 결탁해 전개한, 내란 청산에 대한 전면적인 총반격의 일환입니다. 김병기가 국가정보원 출신, 공작 전문가라는 점을 주목해서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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