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② 북한 비핵화는 철 지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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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1-15 23:16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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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② 북한 비핵화는 철 지난 주장
박 명 훈 기자 자주시보 1월 15일 서울
북한 비핵화는 ‘철 지난 주장’이라는 견해가 미국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수십 년 넘게 북한 비핵화에 매달려 온 미국은 자신의 목표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핵보유국(뉴클리어 파워)이라고 언급했으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군축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2025년 12월 5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북한 비핵화는커녕 북한에 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에 맞서 ‘미국 본토 핵타격’을 언급한 핵보유국 북한을 상대로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미국의 고심을 보여주는 듯하다.
원래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막고자 전쟁 위협을 비롯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왔다.
미국은 북한을 상대로 수십 년 넘게 선제타격 가능성을 언급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벌였으며, 북한에 들어가는 물자를 차단하고자 최고 수준의 대북 제재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북한의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을 압박해 북한을 규탄하고 제재하게 만드는 갈라치기 수법까지 시도했다.
그럼에도 오히려 북한의 핵무기 역량이 갈수록 강화하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협상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을 듯하다.
문제는 이런 상황인데도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이 여전히 북한 비핵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의 북한 비핵화 주장은 한국 주류세력이 ‘큰 형님’으로 모시는 미국조차 포기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는 목표라 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과 고난의 행군 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나라의 주권을 지키고자 핵무기 개발에 집중했다고 주장하며, 2017년 11월 29일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선언했다.
이후 북한은 2025년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를 열고 ‘국가핵무력 정책에 관한 법령’을 통과시켜 헌법에 핵보유를 명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단언하건대 우리에게서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미국과 그의 동맹국들이 10년, 20년 아니 50년, 100년 ‘비핵화’를 열창, 합창해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핵보유 사실은 그들에게 있어서 싫든 좋든 변함없이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핵무기 보유를 헌법에 명시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 그만큼 북한이 미국에 맞서 생존을 위해 자체 힘으로 만든 핵무기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핵무기 보유를 강조하는 북한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눈에 띈다.
김창현 인제대 교수는 2021년 4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뒤 북한 국민이 거리에 나와 기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제 북은 핵보복 능력을 갖춤으로 미국의 핵공격 위협에서 더 이상 공포로 떨지 않게 되었다”라며 “(북한에) 이런 핵무기를 먼저 없애라고 압박을 가하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논리이다. 바보가 아니고야 피땀 흘려 만든 핵무기를 그냥 내려놓겠는가. 침략받지 않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구조가 안착하지 않는 한 북한 비핵화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2023년 8월 30일 통일부 주최로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3 한반도 국제포럼’에서 “북한은 미국에 대응해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북한의 관점에서는 핵 없이) 북한 자신이 위험한 세상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하는가”라고 여기고 있다며 “북한에 가장 타당한 것은 궁극적 억지력을 보유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핵무기”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비춰 생각해 보면 미국이 적대 행위를 하지 않고, 위협하지 않는다면 북한으로선 굳이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된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해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강조하는 근본 이유는,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생존 위협을 받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처지를 통해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게 입증됐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재명 정부가 끝까지 북한 비핵화를 주장하기보다 북한이 핵무기를 필요로 하지 않은 조건부터 만들도록 앞장서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미국을 향해 한미연합훈련, 대북 제재 등 기존의 대북 적대 정책부터 철회하라고 설득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공존과 남북관계 개선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철 지난 북한 비핵화 주장을 고수하다 보면 안 그래도 살얼음판을 걷는 남북관계가 완전히 파탄 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정부가 북한 비핵화 주장을 접고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포기를 견인하면, 남북관계를 개선할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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