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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50] 트럼프가 바라는 건 이란전쟁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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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5-01 03:05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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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50] 트럼프가 바라는 건 이란전쟁 장기화



문경환 기자 자주시보 4월 5일 서울  


두 번 속으면 바보, 세 번 속으면 공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시각으로 1일 저녁 9시, 한국 시각으로 2일 오전 10시에 이란전쟁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했습니다. 많은 언론이 종전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별다른 새로운 내용이 없었습니다. 2~3주 간 이란을 강력히 공격한다느니, 무슨 석기 시대로 되돌린다느니 하는 얘기를 하기는 했지만 사람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에 허세”라며 무시합니다. 이럴 거면 연설을 왜 했냐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그래서 많은 언론이 “빗나간 종전 예상”, “기대와 달랐던 연설” 등의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트럼프가 “입만 열면 거짓말에 허세”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왜 대국민 연설에 기대했을까요? 왜 종전선언을 할 거라는 소문이 돌았을까요? 

 

국내 언론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는 「트럼프, 내일 이란 관련 대국민 연설…‘종전 선언’ 나올까?」, MBC 뉴스는 「트럼프, 내일 오전 대국민 연설‥일방 종전 선언하고 빠지나」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美 트럼프, 이란 관련 대국민 연설…‘셀프 종전’ 선언하나」라고 제목을 뽑았습니다. 언론이 종전선언 분위기를 부추긴 것입니다. 

 

그럼 언론은 왜 그랬을까요? 트럼프의 발언과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을 토대로 짐작하고 미국 언론 보도를 베꼈기 때문입니다. 미국 언론은 또 트럼프의 말과 글을 토대로 분석했습니다. 결정적인 단서는 연설 전날 나왔습니다. 트럼프는 대국민 연설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 행사에서 “내가 할 일은 곧 이란을 떠나는 것”, “목표는 달성됐다”, “우리는 일을 마무리 짓고 있다”라면서 이란전쟁을 2~3주 이내에 종료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연설 전날 이렇게 발언했으니 많은 이들이 당연히 연설에서는 종전선언을 하거나 최소한 종전 구상을 제시할 거라고 여긴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가 종전할 것처럼 분위기를 조작하고 여기에 다들 놀아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상이 빗나간 게 아니라 트럼프에게 속은 것입니다. 

 

그래도 의문은 풀리지 않습니다. “입만 열면 거짓말에 허세”인 트럼프에게 1번은 속을 수 있다지만 2번, 3번 속는 건 이상합니다. 흔히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 세 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 한 달간 트럼프가 종전과 확전 사이를 왔다 갔다 한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또 속았다? 속은 사람은 바보고, 미국 언론과 전문가는 공범입니다. 

 

트럼프의 목적

 

그럼 트럼프가 종전 분위기를 수시로 띄우는 이유는 뭘까요? 

 

일단 이란을 속이려는 것입니다. 이미 트럼프는 이란과 협상을 해서 타결 직전까지 간 상황에서 기습 공격을 한 전력이 있습니다. 원래 사기꾼은 남의 뒤통수를 치는 걸 업으로 삼은 자입니다. 트럼프는 이란 내에서 ‘트럼프가 종전을 원하는 것 같으니 협상을 해보자’라는 협상파가 생기도록 유도해 지도부를 분열시키고자 합니다. 실제 협상파로 꼽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종전을 하고 싶다는 목소리를 내는 등 동요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 지도부와 군부가 긴장을 늦춰 대응 태세를 약화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트럼프는 지금 지상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란의 대비 태세가 철통같다 보니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란군이 방심하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바로 미국 증시입니다. 이란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면서 미국 경제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증시라도 띄우려고 합니다. 여기에 트럼프 무리의 주식투자 의혹도 제기됩니다. 미국 CNN은 3월 23일 보도를 통해 트럼프가 증시가 휴장한 토요일 저녁 확전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가 증시 개장을 앞둔 월요일 오전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한 게 수상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과거에도 주요 정책 발표를 증시 마감 직후나 개장 직전에 내놓는 패턴을 반복했고 누군가 큰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트럼프가 연설한 시각은 한국 시각으로 오전 10시, 주식 정규 시장이 열린 지 1시간이 지난 시각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주식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전날 8.44% 상승했던 코스피가 2일 4.90% 떨어졌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닛케이지수, 홍콩 항셍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 아시아권 주가도 모두 내려갔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에게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태도를 확인하면 됩니다. 이란전쟁을 끝내는 건 트럼프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트럼프가 종전을 선언해도 혁명수비대가 미군기지를 계속 공격하면 전쟁은 끝나지 않습니다. 전쟁 초기 이란 대통령이 주변 아랍국가를 향해 공격을 중단하겠다면서 “개인적으로 사과한다”라고 했지만 혁명수비대는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이걸 보면 이란에서 전쟁을 주도하는 건 대통령이나 정부가 아니라 최고지도자(라흐바르)와 혁명수비대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3월 31일(현지 시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등 18개 빅테크 기업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시각 2일 오전 1시 30분부터 공격이 시작되니 직원들은 대피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미국의 전쟁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실제로 바레인에 있는 아마존의 클라우드센터, 아랍에미리트에 있는 오라클의 데이터센터를 공격했습니다. 

 

트럼프 연설 전에 혁명수비대가 전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걸 보면 트럼프가 종전 분위기를 조성한 건 다 사기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걸 알았다면 트럼프가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할지 모른다며 기대할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한 번 빠진 우물에 또 빠지면 바보입니다. 트럼프가 사기꾼임을 알면서도 자꾸 속으면 트럼프에게 놀아나는 개·돼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의 구상은 장기전

 

그럼 대체 트럼프의 속셈은 무엇일까요?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참모들조차 트럼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나아가 트럼프도 자기 생각을 모를 거라는 말조차 나옵니다. 그만큼 트럼프가 오락가락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처지가 어떻고, 무엇이 트럼프에게 이익인지 따져보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란전쟁 직전 상황을 봅시다. 엡스타인 파일 공개로 트럼프가 과거 미성년자 성착취를 했던 증거가 드러났습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마구잡이 단속을 하면서 평범한 미국인을 학살해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급격히 퍼졌습니다. 트럼프가 중점 사업으로 추진했던 관세 폭탄이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는 바람에 환급해 줘야 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됐습니다. 뉴욕 시장 선거에 이어 공화당의 심장부인 텍사스에서도 선거에 패배하면서 11월에 예정된 중간선거 패배가 점점 확실시되었습니다. 트럼프는 자기 입으로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탄핵당할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트럼프 지지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0%대로 떨어졌는데 미국에서 이 정도면 굉장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윤석열이 12.3내란 직전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는데 이와 유사한 상황입니다. 

 

탄핵 위기에 몰린 윤석열이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며 전쟁을 일으키려 한 것처럼 트럼프도 탄핵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전쟁 말고는 출로가 없었다고 봐야 합니다.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봤는데 너무 빨리 끝나서 효과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큰 전쟁이 필요했고 그 대상으로 이란을 지목한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의 설득으로 미국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원래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매번 이란을 공격하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그 제안을 받은 사람은 트럼프가 유일합니다. 이란 침공은 이스라엘이 아닌 미국의 결정이었습니다. 

 

트럼프가 전쟁을 일으킨 배경을 생각하면 전망도 나옵니다. 전쟁에서 패배하면 트럼프는 끝장입니다. 이쯤 하고 적당히 전쟁을 끝내도 트럼프는 몰락합니다. 3월 24일 치른 플로리다주 하원 87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습니다. 이 지역구는 트럼프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곳으로 지난 대선 때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를 11%P 차로 앞섰던 곳입니다. 이건 마치 대구·경북 선거에서 국힘당이 민주당에 진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이런 추세면 중간선거는 필패고 그 뒤로 대통령 탄핵은 거의 명백한 순서입니다. 

 

중간선거에서 이기려면 전쟁에서 확실히 승리해야 합니다. 이란이 무조건 항복하고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어야 하는데 지금 돌아가는 걸 보면 이게 불가능합니다. 제공권을 확보하지도 못한 채 무리하게 전투기를 투입했다가 격추되는 바람에 조만간 첫 미군 포로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지경까지 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트럼프가 살길은 그저 전쟁을 오래 끄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는 방식과 똑같습니다. 전쟁을 계속하면서 계엄을 선포하고 중간선거를 폭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하거나 아니면 아예 선거를 무기한 연기해 버리는 게 트럼프가 살아남을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란에서 전쟁하는데 멀리 떨어진 미국에서 계엄을 선포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합니다. 국내에서 폭동이나 내전이 일어나거나 아니면 제2의 9.11테러 같은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야 합니다. 9.11테러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부시 정권이 일으킨 자작극이라는 주장은 미국에서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아니면 쿠바가 미국 본토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상황을 조작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트럼프는 살아남기 위해 무슨 일이든 시도할 인물입니다. 이란전쟁 장기화는 트럼프가 수렁에 빠진 게 아니라 자기 구상대로 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게 트럼프 개인의 타개책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타개책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미국이란 나라가 멀쩡히 잘 있다가 우연히 트럼프라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는 바람에 이렇게 망가진 게 아닙니다. 트럼프가 등장하기 전부터 미국은 몰락하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몰락을 막을 수 없어서 트럼프를 내세운 것입니다. 

 

트럼프가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하지 않을 걸 미국의 언론과 전문가가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지난 1달 동안 트럼프가 계속 거짓말을 하고 말 바꾸기를 했다는 걸 그들이 가장 잘 압니다. 트럼프가 주식 개장 시간에 발언하면 종전 분위기를 띄우고, 폐장 시간에 발언하면 확전 분위기를 띄운다는 공식까지 보도된 마당입니다. 이번에도 그 공식대로 한 것입니다. 뻔히 알면서도 모두가 합심해서 종전선언 분위기를 몰고 간 걸 보면 다들 공범입니다. 미국 전체가 공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트럼프의 오락가락하며 정상적이지 않은 외교 전략을 두고 ‘미치광이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사실은 미국 전체가 이 전략을 구사하지만 이걸 트럼프 개인의 특성인 것처럼 퍼뜨리고 있습니다. 트럼프만 ‘미치광이’일 뿐 미국 자체는 미치지 않았다는 건데 다 속임수일 뿐입니다. 이것도 미국의 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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