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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69] 한미연합훈련 축소, 과연 북미정상회담을 노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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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8-28 08:1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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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69]  한미연합훈련 축소, 과연 북미정상회담을 노린 것일까?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8월 27일 서울 



■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훈련을 축소?
■ 북한의 위협이 직접적인 이유?
■ 미국의 약점이 노출됐다?
■ 동요하는 미국
■ 대미 압박은 더 강화된다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훈련을 축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시작 직전인 16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훈련을 축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일반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조처로 해석합니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에는 몇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 축소 지시 전날인 15일 트루스소셜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2019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찍은 사진인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아니라 다소 냉랭한 분위기의 사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진에 “이 특정 사진에서는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웃고 있는 사진도 많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의 관계는 훌륭하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이후에 좋은 분위기의 사진도 올렸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이 15일에 올린 게시물.  © @realDonaldTrump


둘째,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축소 지시 사실을 공개한 직후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한미 국방부장관이나 군부 누구도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도 훈련 이틀째인 18일 오후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훈련 축소 방침을 설명하고 저녁에 한미연합사 주요 직위자 전구상황평가회의를 열어 훈련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훈련 첫 이틀간 한미 양측 지휘관과 부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여러 건 포착됐습니다. 조현 외교부장관도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훈련 축소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 정부 관계자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셋째, 이재명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훈련을 축소한 것을 두고 미국 측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밤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님의 의지와 노력에 공감하며 그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쓰면서 수습됐습니다. 

 

이 세 가지 점을 보면 이번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의 없이 혼자 독단적으로, 갑작스럽게 진행한 것이며 북미대화를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원했다면 자국 장관들이나 이재명 정부와 협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 때문에 국가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집니다. 안 그래도 지지율이 낮아 곤란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런 행위를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또 냉랭한 분위기의 사진을 올린 것을 봐도 이번 일을 북미대화로 해석할 수 없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직접적인 이유?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닥친 급박한 위험에 관한 첩보를 얻고 주변 참모와 상의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대응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석할 만한 정황도 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6일과 12일에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군부도 이를 확인했습니다. 통상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나 발사훈련을 하고 나면 다음 날 보도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무런 보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사실을 보도하는 데는 미국을 향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무기가 있고, 실전배치했고, 잘 작동한다’는 신호를 보내 자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 차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발사 사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경고용이 아니라 실전용, 실제 행동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통 북한은 미사일 발사 후 미사일 종류와 제원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거나 아니면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면 한·미·일 군부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세웁니다. 발사 원점은 어디인지, 고도는 얼마나 올라가고 사거리가 얼마인지, 그래서 이게 실전에서는 어디를 타격 목표로 하는 미사일인지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웁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은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합참도 북한이 무엇을 어디로 발사했는지 정확히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위협이 됩니다. 뭔가 발사한 건 맞는 것 같은데 그게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도 불분명하고, 700킬로미터를 비행했다는데 사실 중간부터 레이더 추적에 실패한 건 아닌지 자신을 의심하게 됩니다. 이게 심리적으로 위협이 되고 실전 느낌을 줍니다. 

 

만약 21일에 훈련을 중단하지 않고 예정대로 계속 진행했다면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로 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디로 날아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훈련이 한창인 장소로 날아갈지, 일본 앞바다나 아니면 일본 열도를 넘어가 뒷바다로 날아갈지, 미국 앞바다나 뒷바다로 날아갈지, 아니면 괌 포위사격을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다음 단계가 뭔지 알아야 미국도 대책을 세울 텐데 말입니다. 사실 알아도 대책을 세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괌 포위사격을 예상한들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요격을 시도했다가 실패하면 차라리 시도하지 않은 만 못한 꼴이 됩니다. 

 

결국 자신이 없고 감당하기도 어려우니 부랴부랴 훈련을 중단하기로 한 걸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축소를 지시했지만 북한은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대신 러시아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일 훈련 축소에 관한 질문에 “분쟁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어떤 조치라도 환영한다”라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90분간 직접 통화하는 등 가까운 사이입니다. 어쩌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계획을 알려줬을 수도 있습니다. 북러는 전략적 동맹 관계며 국제 사안을 두고 호흡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 5일 전인 12일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 훈련 현장을 방문해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경계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지난 20일에는 쿠릴열도 인근에서 대함 미사일 발사 훈련도 했습니다. 이처럼 러시아도 동아시아 전쟁 위기에 관해 대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게 러시아에도 이익입니다. 

 

북한의 계획에 관해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 알렸을 수도 있고 북한이 물밑으로 정보를 흘렸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미국이 북한의 계획을 파악하고 서둘러 훈련을 중단했다고 추론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약점이 노출됐다?

 

북한은 지금을 적극적인 공세로 넘어갈 시점으로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갈수록 몰락의 길로 가고 있습니다. 첨단 무기 개발은 북·중·러에 뒤처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전쟁 때문에 무기 재고도 바닥이 나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제조업이 몰락한 나머지 무기 생산량도 형편없습니다. 무기뿐 아니라 군수품 보급 전반이 마비돼 병사들이 제대로 된 식사도 못 하고 있습니다. 명분 없는 전쟁을 끊임없이 진행하다 보니 군인들의 사기도 바닥입니다. 항공모함의 변기를 틀어막는 태업을 하거나 심지어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일도 있습니다. 동맹국들도 더 이상 승산 없는 전쟁에 동참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유럽, 한국, 일본 등이 호르무즈에 파병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터뜨릴 지경입니다. 

 

반면 북한은 갈수록 군사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본토와 주변 미군기지를 겨냥한 미사일 종류와 수, 위력이 이제 미국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습니다. 핵무기 보유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전략무기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도 빠르게 개선하고 있습니다. 소총 등 개인 장비도 최신형으로 바꾸고, 원양 작전이 가능한 구축함을 건조하며, 조기경보통제기도 개발했습니다. 특히 쿠르스크 전투 파병을 통해 병사들이 실전 경험도 쌓았습니다.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 주요 군사 기술에서 이미 미국을 능가합니다. 미국은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이 늦어지면서 1970년대 배치한 지하 발사대 방식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아직도 의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큰 차량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실전배치했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 역시 북한은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은 물론 세계 최초로 단거리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개발해 실전배치했지만 미국은 아직 극초음속 미사일 실전배치를 못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전쟁을 하면 북한은 미국 본토와 주변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퍼부을 수 있지만 미국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격 미사일이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요격 미사일이 있다고 해도 북한은 무인기, 방사포,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을 섞어 쏘는 전술에 익숙한데 이를 막을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동아시아에 배치된 하나뿐인 미국 항공모함도 이란전쟁에 차출돼 가버렸습니다. 

 

여러 전문가도 미국이 이란전쟁에 매달리면서 군사력을 소모했고 그나마 남은 동아시아 전력도 중동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북·중·러가 동아시아에서 군사행동에 나서면 꼼짝 없이 당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마크 캔시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과 브라이언 클라크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위기 상황에서 즉각 개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동맹국들이 미국의 안보 공약에 회의감을 품고 중국 중심의 질서에 타협할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매슈 크로니그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억지력은 능력과 신뢰성의 문제”라며 “예전에는 미국이 정말 그렇게 해줄 것인지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럴 능력이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가 됐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존 뷰 킹스칼리지런던 전쟁학부 교수는 “요격 미사일과 미사일 방어 체계 부족으로 인해 여러 전장에서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라며 “이는 걸프지역에서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유럽 방어에 있어서 중대한 결함으로 인식되고 있고 아시아에도 잠재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이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제대로 안보를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지는 가운데 북한 역시 지금을 대미 공세를 펼칠 적기로 여기고 모종의 작전에 넘어간 것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위협이나 경고 수준의 공세가 아니라 실제로 미국을 타격해 소멸하는 행동까지 염두에 둔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미·일은 실질적인 위협을 느낍니다. 

 

앞으로 있을 한미연합훈련들도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북한의 공세 때문에 을지 자유의 방패를 축소한 것이라면 앞으로도 한미연합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할 것입니다. 한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동요하는 미국

 

한편 이번 사태를 북한의 공세에 대응하면서도 미국이 실전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미국은 대리전을 추구하는데 동아시아에서 대리전을 하려면 한국과 일본을 앞세워야 합니다. 따라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한국, 일본이 앞장서고 미국이 뒤에서 지휘하는 새로운 형태는 지난 6월 말 시작한 환태평양연합훈련(림팩훈련)에서 등장했습니다. 이 훈련은 미 3함대 사령관 주관 아래 한국 해군이 해상 전력을 지휘하고 일본이 부사령관직을 맡았습니다. 공중 전력 지휘는 캐나다가 했습니다. 이처럼 한미연합훈련 축소, 중단이 미국의 대리전 현실화의 과정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북한의 압박에 미국이 후퇴한 것입니다. 여러 전문가도 이번 사태는 북한의 전진과 미국의 후퇴로 해석합니다. 

 

초대 통일부장관을 지낸 강인덕 경남대 석좌교수는 “아예 판 자체가 북한에 가장 유리하게 짜이고 있다”라며 “트럼프가 을”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국정원 대북 분석관 출신인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고육지책’이란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 몸을 상하게 하면서까지 어쩔 수 없이 짜내는 계책을 말합니다. 중앙일보는 18일 사설을 통해 “훈련 축소로 북한만 웃게 해선 안 된다”라고 했습니다. 이번 조치가 북한에만 유익하다는 뜻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굴복하면서 아무런 대가도 얻지 못했다”라고 혹평했습니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전전에서 승리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공화당 의원도 반발했습니다. 리치 매코믹 하원의원은 “일시적 조치이길 바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 조치는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한동안 이란전쟁이 국제 뉴스의 머리기사를 차지했는데 이제 북미관계가 대체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이 문제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이번 사태로 미국에 대한 북한의 파괴력이 대단하다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대미 압박은 더 강화된다

 

북한은 미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면서 극한 상황으로 몰아갔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일방적으로 급하게 축소했습니다. 북한이 승리한 것입니다. 미국의 약점이 확인됐으니 북한은 앞으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북한은 훈련 축소를 두고 “평할 가치도 없다”라면서 20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혹은 방사포를 10여 발이나 발사했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은 다음날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하자고 매달립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은 변하지 않아 왔고 미국과 그 추종 무리들은 오늘 현재 이 순간도 적대적인 대조선 군사 활동을 맹렬히 벌이고 있다”라면서 정상 간 친분만으로 대화할 수는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비핵화를 요구하지 말 것 ▲헌법과 국체를 인정할 것, 즉 핵보유를 인정할 것 ▲북한을 겨냥한 훈련을 영구히 중단할 것 ▲대북 제재 등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할 것 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이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미국을 거세게 압박할 것입니다. 

 

결국 미국은 전쟁이냐 북한의 요구 수용이냐 양자택일의 상황에 몰렸습니다. 이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것도 안 하고 버틴다고 해도 북한은 주한미군의 존재와 정기적으로 하기로 한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더욱 강하게 압박할 것입니다. 이란전쟁에서 확인했듯 주한미군기지는 북한 앞에 차려놓은 밥상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고 대화에 나서자면 북한이 요구하는 걸 다 들어줘야만 합니다. 그러니 트럼프 정부는 버락 오바마 정부 때처럼 뭉개고 버티는 ‘전략적 인내’를 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미국이 대화도 못 하고, 한미연합훈련도 안 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길도 있습니다. 그러면 세계는 미국이 패배하고 북한이 승리했다고 평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가 북한 방식을 따라 배우려고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미국이 패배하는 모습을 보고 친북 여론이 급격히 올라갈 것입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가 20여 년간 한국인을 대상으로 미국에 관한 인식을 조사했는데 최근 조사 결과 미국에 관한 비호감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고 합니다. 퓨리서치가 올해 상반기에 조사해서 24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미국에 관해 ‘비호감’이라고 답한 한국인 응답자가 55%로 작년에 비해 16%P나 상승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지 않는다, 관세 정책에 반대한다, 이란을 대하는 방식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미국이 하는 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84%의 국민이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았습니다. 작년보다 5%P 떨어진 수치라고는 합니다. 미국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북한보다 강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주한미군도 철수하면 더 이상 이런 인식이 유지될 수 없습니다. 미국보다 북한이 더 세다는 걸 인정하게 됩니다. 그러면 힘도 약하고 나쁜 짓만 하는 미국과 동맹을 할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급격히 퍼질 것입니다. 

 

힘을 숭배하는 이대남의 인식도 빠르게 바뀔 수 있습니다. 20대 남성은 어릴 때부터 경쟁형 온라인 게임을 즐기며 레벨이나 전투력을 올리는 데 매달리면서 힘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합니다. 힘이 강할수록 경쟁에서 승리하므로 ‘힘이 곧 정의’라고 여깁니다. 능력에 따른 보상이 공정하다고 여기는 가치관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대남이 격투기 시합에 열광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한 방만 날려도 북한을 이긴다’고 인식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반대라는 게 확인되면 이대남은 친북을 넘어 북한 숭상으로 나아갈지도 모릅니다. 

 

이번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의주시해야 하겠습니다. 북미관계 변화가 대한민국에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에 국운을 걸고 굉장히 면밀하게 지켜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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