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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70] 북미대화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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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8-31 07:18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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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준270]  북미대화는 불가능하다

문 경 환 기자  자주시보 8월 30일  서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26일 북한 비핵화 목표에 관한 한국 언론의 질문에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전념하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지난 19일 북한 비핵화가 여전히 미국의 목표인지 묻는 기자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라고 회피한 것과 다른 입장입니다. 

 

북한은 미국이 비핵화를 요구하는 이상 대화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따라서 이 상태로는 북미대화가 불가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고 넘어간 건 ‘내가 한미연합훈련도 축소하고 조기 종료했고 비핵화 얘기도 안 할 테니 이제 만나자’는 뜻을 북한에 보낸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축소든 조기 종료든 한미연합훈련 자체를 적대 행위로 규정하고 “평할 가치도 없다”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즉, ‘을지 자유의 방패’라는 이름 아래 날짜를 단축해서 하든, 기동훈련 횟수를 줄이든, 한미가 따로 훈련하든 어떤 경우에도 북한은 대북 적대 정책으로 보기 때문에 북미대화를 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이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는다고 해도 국무부나 정부의 다른 누군가 북한 비핵화를 주장하면 미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여전히 추구한다는 뜻이 되므로 북한은 대화를 거부할 것입니다. 

 

이번에 보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대화를 하고자 하는데 미국은 비핵화 정책 포기,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대표적인 두 가지 문제에서 정책 전환을 하지 못한다는 게 입증됐습니다. 미국은 대북 적대 정책을 내려놓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한미연합훈련을 영구히 중단한다’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백악관, 국무부, 전쟁부가 다 같은 입장으로 통일해 집행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트럼프 대통령이 제거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정치적으로 매장될 수도 있고, 암살을 당할 수도 있고, 엡스타인 사건이 터져 사퇴할 수도 있고, 공화당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의원들이 나와 탄핵할 수도 있습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이걸 잘 알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걸 각오하고 대북 적대 정책을 완전히 철회할 생각은 없을 것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도 그럴 상황은 아닙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2018년, 2019년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 회담 수준의 대화를 하고 싶을 것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명령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기는 했지만 기본 의제가 한반도 비핵화 대 대북 제재 해제여서 큰 문제가 안 됐습니다. 미국은 자기 요구를 기본 의제로 놓고 회담을 했기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더라도 자기가 이기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북한 비핵화와 한미연합훈련 중지에 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건 ‘이 정도 하면 북한도 그만 받아들여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럴 뜻이 전혀 없습니다. 객관적인 상황만 놓고 봐도 2018, 2019년보다 북한이 훨씬 유리해졌습니다. 그때보다 핵무기도 더 많이 쌓였고, 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무기 수준도 올라갔습니다.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더욱 밀접해져 국제 사회에서 한목소리를 냅니다. 중러와의 경제협력으로 대북 제재도 사실상 무력화했습니다. 물론 대북 제재가 유지돼도 수십 년을 견디며 경제 성장을 했기에 제재 해제가 유인책으로 통하지 않습니다. 

 

2018, 2019년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대북 제재 해제와 비핵화를 교환하는 방식의 협상을 한 것도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보고 상황을 이해하면 안 됩니다. 당시 북한은 실제로 제재 해제를 위해 핵무기를 포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핵무력을 강화하고 합법화하는 등 핵보유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던 것으로 봐야 합니다. 

 

2019년 하노이 회담이 합의 불발로 끝난 뒤 형성된 국제 사회의 여론을 보면 북한의 구상이 분명해집니다. 많은 이들이 보기에 북한은 영변 핵시설까지 완전히 파괴하면서 비핵화로 진정성 있게 가려고 했는데 미국이 민간 영역의 제재 해제를 안 받고 억지를 부리는 바람에 합의가 무산됐습니다. 그것도 북한은 언제든 제재 해제를 되돌릴 수 있는 안전장치까지 허용했는데 말입니다. 그러니 누가 봐도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지 않은 나라는 미국이었습니다.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이 모습을 국제 사회에 보여주려 한 것이고 미국이 여기에 걸려 넘어간 것입니다. 

 

당시 많은 언론과 전문가는 북미 사이에 합의안이 마련됐는데 존 볼턴 당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개입해 추가 요구를 하는 바람에 합의가 깨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2020년 공개된 볼턴 회고록에는 자신이 협상 과정에서 핵은 물론 더 많은 것들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북한 측이 이에 반발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회담이 타결됐다면 미국의 재앙”이라고 평가했으니 의도적으로 회담 타결을 막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하노이 합의 불발의 원인과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게 입증된 것입니다. 

 

이후 북한 비핵화 요구는 무기력해졌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아무 의미 없이, 별다른 기대도 없이 반복하는 구호로 퇴색했습니다. 미국이 북한 비핵화의 좋은 기회를 날려버린 것입니다. 

 

하노이 회담 직후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이런 기회가 다시 미국 측에 차려지겠는지 여기에 대해선 장담하기 힘들다”라고 했습니다. 2주 후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는 “분명한 것은 미국이 이번에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걸 보면 이제 북한은 2018, 2019년과 같은 비핵화 회담은 절대로, 영원히 안 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의 북미정상회담으로 북한은 아무것도 내주지 않고 미국과 대등한 나라라는 점을 보여주는 외교적 성과를 냈고, 핵보유의 정당성까지 확보했으니 대단한 외교술을 펼쳤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도 세계 최강국이라고 자랑하는 미국을 상대로 말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 북미 사이에 조성된 조건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북·중·러는 점점 하나로 단결하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는 힘을 쓰지 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2018, 2019년과 같은 북미대화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도 그때의 생각에 머물러 있으면서 똑같은 내용과 방식으로 대화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북미는 교차 지점이 없고 서로 만날 수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북미대화가 가능한 경우가 딱 하나 있습니다. 북미 간 군사적 대립이 격화되어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때리기 직전까지 가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로 날아와도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고 나서며 전쟁 불사를 외칠 정도의 결의가 미국인들에게 있을까요? 멀리 지구 반대편에서 자국 병사 몇 명이 죽은 걸로도 반전 여론이 들끓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때릴 가능성이 대두되는 상황이 되면 당연히 전쟁을 막자는 여론이 치솟을 것입니다. 북한 비핵화 정책을 폐기하고 한미연합훈련도 중단해 북한과 대화하라고 할 것입니다. 

 

북한이 그런 상황까지 몰고 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북한 처지에서 보면 바로 코앞에서 한미연합훈련, 한·미·일 연합훈련은 물론이고 나토까지 와서 핵공격 훈련을 하는데 북한이라고 미국 코앞인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앞바다에서 미국을 공격하는 내용의 훈련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코앞의 공해상을 사격 구역으로 지정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도 연례적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태평양 공해상에 발사하는데 북한이라고 못 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에서 출발한 미사일이 약 30분을 비행해 미국 앞바다에 떨어질 때까지 미국 지휘부는 초긴장 상태에 돌입할 것입니다. 이건 2025년에 개봉한 영화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에서 잘 묘사했습니다. 만약 북한이 이렇게 하면 과연 미국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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