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를 현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현대중공업노조 백형록 위원장,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박유기 지부장, 울산 북구 윤종오 국회의원 당선자, 권오길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동구 김종훈 국회의원 당선자. |
4.13총선이 끝난 지 50일이 다가온다. 아직 20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인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치고 빠지기식 사실상의 대선 도전 선언으로 정치권은 벌써 대선국면인가 싶은 분위기다. 이처럼 보수 정치권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대선으로 달려갈 기세인데 진보 정치권은 사실 모습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다. 진보정치는 지금 어디에 있고 또 어디로 가려 하는가? 게다가 정부와 사용자는 지금 경제위기를 앞세워 구조조정의 칼춤을 추려한다.
4.13총선에서 새누리당 우세지역인 울산에서 악의적인 ‘종북 공세’를 뚫고 압도적인 지지로 승리한 진보구청장 출신 김종훈, 윤종오 두 국회의원 당선자. 그리고 이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며 선거 승리를 일군 권오길 민주노총 울산본부장과 현대자동차 박유기, 현대중공업 백형록 노조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향후 노동정치의 나아갈 바와 현안인 구조조정 대응책 등을 모색해 보기 위해서다. ‘국회를 현장으로, 구조조정 대응과 노동정치 복원을 위한 현장토론’은 지난 25일 오후 울산 오토벨리복지회관에서 국민TV와 함께 기획, 진행됐다. 사회는 정성희 민플러스 편집기획위원(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이 맡았다.
■ 사회자 : 오늘 좌담회는 먼저 울산 지역 총선 승리의 요인이 무엇인지, 우리 노동자와 노동조합, 지역주민들이 어떻게 임했는지,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들어보겠다.
이어 세계 경제위기를 빌미로 조선산업부터 노동자에 대한 일방적 구조조정이 강요되는 이 때, 노동자와 진보 국회의원이 손을 맞잡고 어떻게 일자리를 지키고, 어떻게 경제를 제대로 살릴 것인지도 소상히 알아보겠다.
그리고 울산 총선 승리를 계기로 노동자가 직접 정치의 주체로 나서 새로운 노동정치의 모범을 만들고, 그간의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어떻게 새로운 진보대통합의 길을 열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전망하고 과제를 찾아보겠다.
그럼 먼저 민주노총 울산본부장께서 울산 4.13총선 승리의 주객관적 배경과 주요 요인, 성과와 한계를 개괄적으로 짚어 달라.
■ 권오길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 조합원들 스스로 승리하는 단일화를 만들었다. 박근혜 정부가 너무 못하니까, 정리해고의 아픈 기억이 있는 현대자동차, 그리고 구조조정에 직면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일자리 지키기, 박근혜 심판에 ‘표’를 던졌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잡혀갈 때 곁을 지켜주는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그때 알았다. 노동법을 개악해도 아무도 나서지 않으리란 걸. 그래서 이번 선거는 노동자들에겐 또 하나의 투쟁이었다. 지금 두 당선자에 대한 조합원들의 기대가 크다. 부담을 많이 가져야 한다.(웃음)
■ 사회 : 현대중공업노조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조합원 투표로 진보 후보단일화를 실현하고 또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선거운동을 전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총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 동구는 현대중공업이, 북구는 현대자동차 조합원이 후보를 결정했다. 각각 조합원과 비조합원들이 후보로 나섰다. 유·불리를 따졌다면 비조합원(동구 김종훈, 북구 조승수 예비후보) 입장에선 동의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직 노동자가 선거의 주인이 돼야한다는 믿음, 그래야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은 모든 이해타산을 뛰어넘었다. 현대자동차는 조합원을, 현대중공업은 비조합원을 선택했다. 진보진영 ‘단결의 정치’에서 모범이 만들어졌다.
총선 전엔 승리 아무도 예측 못해… 단일화 성공으로 분위기 반전
▲ 민주노총울산 권오길본부장, 현대자동차 박유기지부장, 현대중공업 백형록위원장이 총선에서 노조의 활동에대해 설명하고 있다 |
■ 박유기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 : 총선 전에 이런 (승리)결과를 아무도 예측 못했다. 임단협 끝나기 무섭게 정치총파업(민중총궐기)에 들어갔다. 대의원선거도 있었다. 이 와중에 후보단일화 모바일 투표를 진행했다. 집행부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금 말이지만 후보들이 난립하면 보이콧할 생각이었다.(웃음) 단일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지자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노조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합원들 스스로가 ‘한번 해보자’며 달려들었다. 투표지침을 가족들에게 전달했는데, 이게 먹히니까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했다. 선거가 승리하자 뭔가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현장이 술렁였다. 윤종오의 당선이자 조합원의 승리였다.
■ 사회 : 동구는 단일화에 참여하지 못한 하청노동자들이 많았는데 이에 대한 불만은 없었나?
■ 백형록 : 동구 유권자만 따지면 하청노동자가 3배 이상 많다. 조합원들은 단일화로 참여했고, 비정규직은 일자리 투쟁으로 함께했다. 2014, 2015년 연속 7천명이 일자리를 잃은 시점에서 2016총선을 맞았다. 28년 자본(편향 국회의원)의 장기집권이 쉬운 해고, 일자리 뺏기로 돌아온 것이다. 다급한 노동자들은 원·하청 할 것 없이 일하는 사람의 대변자를 찾았다. 마치 전태일 열사가 한 명의 대학생을 찾았던 것처럼 말이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단골 술집, 동네 슈퍼 주인도 설득했다. 이렇게만 하면 못 이길 선거가 어디 있겠나 싶을 정도였다.
■ 사회 :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없이 선거를 치렀는데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 권오길 : 지난 지방선거 때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없었다. 그렇다보니 조합원들이 (후보 선택에서)좌우를 안 따지더라. 이번에도 (정치방침 결정까지)불필요한 사전 논의가 많았다. 법적 문제도 검토해야 하고, 총연맹의 총선방침도 기다려야 했다. 조합원들에게 후보를 알릴 시간이 부족했다. 비정규직의 참여 방안을 찾아볼 여력이 없었다. (울산)중구도 단일화했다면 이기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년에 울산 교육감선거가 있다. 그 전에 ‘민주노총당’이 생겨야 한다.
노동자 현장여론이 공장 담장을 넘어 지역을 움직였다
■ 사회 : 정당 비례투표에 대해 노동조합은 어떤 방침이 있었나?
■ 박유기 : 새누리당이 울산에서 36% 득표했다. 나머지 64%는 어디 갔나. 다 분산됐다. 진보정당들이 많았지만 전체가 합의되지 않으니 내부적으로 제각각 논의해버렸다. 공조직(민주노총)에서 ‘정당투표는 어디로 하자’라고 해야 하는데, 이게 안 되는 구조였다. 조합원들도 ‘정당 몇 번 찍어야 하냐’고 노조에 문의하는데 답을 할 수가 있나? 노동자가 후보단일화의 여세를 몰아 진보정당 단일화도 밀고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주 어려운 문제다.
■ 사회 : 윤종오 울산 북구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감동했던 일, 어려웠던 일을 소개해주고, 특히 울산 북구에서의 선거법 탄압과 대응도 함께 얘기해 달라.
■ 윤종오 북구 당선자 : 먼저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주민들께 감사드린다. 노동자들이 승리의 주역이었고, 그 주역의 힘을 끌어낸 세분(울산본부장, 현대차·현대중 노조위원장)께도 감사드린다. 온갖 흑색선전이 난무했다. 여당 대표와 종편TV도 가세했다. 선거판은 어수선 했지만 노동자의 선택은 간명했다. 선거 중반에 이미 승기를 잡았다. 선거법을 위반하는 무리한 선거를 할 이유가 없었다. 여론조사를 최종 발표하는 날 압수수색이 들어왔다. 당선된 다음날 두 번째 압수수색을 당했다. 일주일 후 세 번째, 이번엔 집에까지 찾아와 핸드폰을 가져갔다. 그리곤 50일이 지났다. 검찰에선 아직 일언반구도 없다. 아무리 캐봐야 혐의가 안 나왔을 텐데, 그럼 (수사)종결 선언하고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새누리 종북공세에 주민들 ‘14년 윤종오 뽑아준 나도 종북이냐?’
▲ ‘국회를 현장으로’ 토론회에서 울산동구 김종훈국회의원 당선자, 울산북구 윤종오국회의원 당선자가 선거 과정을 돌아보며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
■ 사회 : 동구는 국회의원 선거구가 생긴 이래 첫 (진보 후보)당선인데 선거운동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을 거 같다.
■ 김종훈 동구 당선자 : 북구는 처음부터 잘 나간 모양이다. 엄청 부럽다.(웃음) 동구는 정경일치 28년, 난공불락이었다. 열심히 했지만 기대하진 않았다. (본인도)결과에 깜짝 놀랐다.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란 이런 것’이었구나 새삼 깨달았다. ‘절박함’은 공장의 높은 담장을 넘었다. 이전 선거는 담장 밖 여론을 공장안으로 밀어 넣기 바빴다. 이번에는 노동자들의 현장 여론이 담장을 넘어 지역을 움직였다. 잡음 없는 단일화도 큰 몫을 했다. ‘둘이 나오면 표가 분산되니 하나만 나와라’가 아니었다. 투쟁 동력을 하나로 모아내자는 것이었다. ‘큰 싸움’에서 이기려면 ‘센 단결’이 필요하다. 노동자들은 이미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고, 단일화로 표현했다.
■ 사회 : 지난 지방선거에서 현역 구청장으로 종북 공세에 밀려 낙선했는데 이번엔 어땠나?
■ 윤종오 : 이번에도 ‘종북몰이’가 거셌다. ‘통합진보당 출신을 찍으면 통합진보당이 부활한다’는 현수막을 내걸 정도였다. 답은 북구 주민들이 스스로 찾았다. (종북몰이에는)‘14년 동안 윤종오를 뽑아준 나도 종북이냐?’는 냉소를 보냈다. 반응이 없자 현수막을 슬그머니 내렸다. 빨갱이 마녀사냥은 진보1번지 북구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 김종훈 : 심한 정도가 아니라 오로지 ‘종북공세’뿐이었다. ‘종북’ 프레임에 갇혔다면 이기지 못했을 거다. 이미 1500명이 정리해고된 동구에서, 종북은 일자리 프레임을 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종북몰이는 통하지 않았다.
■ 사회: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과 양보를 강요하는 구조조정의 실태, 이에 대응하는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에 대해 현대중공업노조에서 말씀해달라.
이사들은 한해 40억, 정몽준은 지난 10년간 3천억 챙겼다
▲ 현대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의 현황에대한 발제를 들으며 심각한 표정들을 짓고 있다. |
■ 정병천 현대중 노조 부위원장 : 작년부터 올 4월까지 8000명이 쫓겨났다. 앞으로 5년간 6000명이 정년퇴임한다. 고급 기능인력이 사라진다. 일본 조선업이 과다한 인력축소로 망했다. 그런데 지금 우리도 인력 구조조정만 되풀이 하고 있다. 노조는 이사회 참여와 대주주의 사재출연을 요구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지혜를 모아보자는 취지다. 이사들은 한해 40억씩 벌고, 대주주 정몽준은 지난 10년간 3천억원 이상을 챙겼다. 회사가 어려워진 건 노동자가 일을 안해서가 아니다. 재벌의 사내 유보금은 800조 원이 넘는다. 재벌이 독식하는 체계를 개혁해야한다. 김종훈 당선자와 손잡고, 민주노총과 연대해 투쟁하겠다.
■ 사회 : 현대차는 지난 98년 혹독한 정리해고를 당한 바 있는데, 인력 구조조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말씀해달라.
■ 박유기 : 정부와 자본은 비정규직은 맘대로 쓰고 정규직은 쉽게 해고할 생각만 한다. 현대중공업은 정규직을 없애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일감 없어 어렵다고 숙련 노동자를 자르면, 배 주문이 다시 들어올 때 어떻게 하나? 몇 년 전 한진중공업이 수주가 없다고 노동자를 대량 해고했다. 배 수주가 안 들어오는 건 영업을 잘못한 것이다. 경영부실 책임을 왜 노동자에게 덮어씌우나?
■ 사회 : 두 당선자는 국회 상임위는 정했나? 조선산업을 비롯한 구조조정 대상 산업정책과 고용안정의 올바른 대책을 위해 어떻게 활동할 계획인가?
■ 김종훈 : 상임위는 환경노동위원회로 가면 좋기는 하겠는데 무소속은 권한이 없다. 국회의원실 배정 하는데 연락도 안 온다. 들리는 소문에 5층은 친박, 6층은 비박이라는데 우리는 ‘쪽박’인가 보다.(웃음)
당선 인사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마음이 아프고 무거워서 축하받을 수가 없었다. 등산로에서 마스크 쓴 분을 만났다. 미세먼지 때문이 아니라 회사에서 잘렸는데 누가 볼까봐 (마스크를)쓴다고 했다. 지금 배를 수주하는 일이 바쁘지 노동자 자르는 일이 바쁜가. 정규직도 문제지만 하청노동자들은 퇴직금 땡전 한 푼 없이 어떻게 먹고 살란 말인가. 어려울 때일수록 보듬고 함께 가야지 사람을 내치면 되나. 살림살이 어렵다고 자식 버리는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나. 정부가 언론을 동원해 인력 감축을 부추기는 것도 문제다. 나라가 아무리 엉망이 되도 그렇지. 어떻게 나라님이 앞장서서 백성의 목을 조르나.
의원회관 5층은 친박, 6층은 비박이라는데 우린 ‘쪽박’
▲ ‘국회를 현장으로’ 토론회는 소통과 혁신 연구소 정성희 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
■ 윤종오 :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15만 노동자가 모여서 외쳐도 귀를 막았다. 선거로 국민들이 못살겠다고 했는데, 이 말도 안 듣는다. 조선업은 사양 산업이 아니다. 당장 급한 일은 인력 구조조정이 아니라 재무경영 구조조정이다. 말이 희망퇴직이지 누가 (회사에서)나가고 싶겠나. 퇴직하고 자영업 시작하다 픽픽 쓰러진다. 공급과잉이다. 노동자에게 힘을 보태겠다는 야당의원들을 규합해 싸워보겠다.
■ 사회 : 노동개악과 구조조정 정책은 조선에 이어 전 산업으로 퍼지고 울산 민생경제에도 치명타를 가할텐데, 향후 투쟁계획을 말씀해달라.
■ 박유기 : 노조가 인력감축 동의 못한다고 하면 보수 언론이 이렇게 질문한다. ‘노조가 양보하는 건 뭐냐’고. 뭘 양보하나. 우리가 죄 지었나. 자동차 재고가 많아서 노동자를 자른단다. 왜 재고 많은 것을 노동자가 책임 지냐. 만들어 놓은 차, 못 판 너희(경영자)가 문제지. 왜 우리한테 양보를 하라고 하나. 제조업이 무너지고 있다. 제조업 못 살리면 대한민국 무너진다. 금속노조는 제조업 강화를 위한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 두 당선자도 국회에 가면 같이 만들자.
잘 만든 차, 못 판 건 경영자 책임 아닌가
■ 사회 : 박근혜 정권은 총선 참패에도 민생 민주 평화를 계속 짓밟고 중도 야당들은 민심 보다 대권욕을 앞세우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지금의 진보정당들을 어떻게 보고 있나?
■ 권오길 : ‘민주노총당’ 만들자. 총선 전에 한상균 위원장 면회를 갔더니 ‘민주노총당 만들고 진보정당 다 들어오게 하자’더라. 노동자들은 진보 4당을 다르게 볼까. 이번 총선에서 진보4당 다 합쳐도 민주노동당 득표 따라가지 못한다. 하나로 뭉쳐라, 똑같은 것끼리 제발 싸우지 말고 단결해야 한다. 노동자들이 돈대고 몸 대서 만든 정당 깨먹지 말자. 누구 잘잘못 따지질 것 없다. 양보하고 화합하자. 딱 이번 선거처럼만 하면 된다.
■ 박유기 : 2007년 구속됐을 때 민주노동당 정책자료집 10권을 봤다. 정치, 경제, 군사, 남북관계 등 우리사회의 미래 비전이 소상히 담겨있었다. 그런데 당원들이 몇 명이나 봤을까. 세상을 바꾸는 내용은 함께(공유)하지 않고 당원을 동원하기만 했다. 당을 이끌어온 사람의 책임이 크다. 세액공제해라, 쪽수 채워라, 결국 당 깨먹었다. 한동안 조합원들에게 정치 얘기 못했다. 이번에 새로운 기회를 마련했다. 윤종오 당선자가 공장에 와서 ‘컨베이어 타던 노동자가 여의도로 간다. 국회의원 됐다’고 말했다. 정치가 노동자들에게 가까이 왔다. 기회를 잘 살려보자.
■ 사회 : 노동자가 직접 정치의 주체가 돼 노동정치를 복원하고 그간의 잘못을 성찰하고 신뢰를 회복해 새로운 진보대통합을 이룰 방안이 없을까?
■ 윤종오 : 진보정당의 선발대로서 죄송하다. 이번 승리도 노동자들이 잘 해서지, 진보진영이 잘해서가 아니다. 하지만 ‘뭉치면 산다’는 교훈을 얻었다. 모든 힘을 내년 정권교체로 모아내겠다. 지금까지 작은 차이를 극복 못해 무너져버렸다. 이제라도 차이를 보였던 당사자가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 원칙은 분명하다. 현장 중심, 노·농·빈 중심, 공조직 중심으로 진보정치의 마음을 모아가야 한다.
현장 중심, 노·농·빈 중심으로 진보정치 마음 모아야
■ 김종훈 : 진보정당의 미래는 아직 물음표다. 답답하고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무소속이라고 주변에서 ‘어느 당에 들어갈 거냐’ 묻는다. 갈 당이 없다. 선거 전에는 진보정당의 ‘진’짜도 못 꺼냈다. 이제 시작해야 한다. 정권은 방망이(의사봉) 세 번으로 안 되면 지침을 내린다. 이것도 안 통하면 언론과 용역깡패를 동원한다. 우리도 하나가 돼 맞서야 한다. 진보정당이 있어야 노동자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다. 더 이상 대리정치는 안 된다. 당원 중심, 노동자 중심, 기층 중심으로 가야한다. 근본문제에서 출발해야지 정치공학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울산은 많은 은혜를 입었다. 새로운 희망을 지펴야할 의무가 있다. 우리 두 당선인은 무엇이든 하겠다.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노동자의 삶을 위해, 현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기층에서 방향을 잡겠다. 이번 선거의 교훈을 잊지 않겠다. 당선된 뒤 한상균 위원장 면회를 갔는데 그의 말이 뇌리에 깊이 남는다. “참 잘 됐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되잖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합시다.”
■ 권오길 : 울산 총선은 노동정치 복원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울산본부장)임기가 내년까지다. 절호의 기회다. 울산에서 노동정치 복원을 제안하겠다. 서둘지 않고 연말까지 꾸준히 공조직의 논의를 모아내겠다. ‘패권’은 노동자가 나서고, 노조가 중심이 되면 설자리를 잃는다. 어려운 말로 하지 말고 쉽게 가자. 상대의 신뢰를 얻자.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임무를 다하겠다.
■ 박유기 : 내년이 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이다. 현중과 현자노조는 87년의 단결을 보여주기로 했다. 노동운동의 메카, 진보정치의 진원지 울산에서 새로운 운동 전망을 내놓겠다.
■ 사회 : 오늘 좋은 말씀 고맙다. 이것으로 현장토론을 마치겠다.
▲ ‘국회를 현장으로’ 토론회에 북구지역 전현직 시구의원들이 함께 했다. |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