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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29일 평양을 방문한 신영순 국제푸른나무 공동대표와 31일 광화문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회담이 계속 끌게 되니까 호텔에서 일하는 분들도 굉장히 초조해하고 관심을 가졌다. 평화적으로 타결됐다는 소식을 듣고 환호성을 지르고 기뻐했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판문점에서 진행되던 바로 그 시점에 평양 해방산호텔에 머물렀던 신영순 국제푸른나무 공동대표는 당시 긴장된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22~29일 미국과 카나다 동포 3명과 함께 방북한 신영순 공동대표는 31일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기자와 만나 “역시 우리 민족의 저력이 있어서 극단적 상황에서 멋있는 결단을 내렸다는 안도감에서 기쁘더라”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남북 사이에 팽팽한 군사적 긴장이 감돌던 때인데 그 같은 분위기를 알고 방북했느냐’는 질문에 “17년 동안 다니면서 천안함 사건, 연평도 사건 같은 우여곡절을 다 겪었다”며 “누군가는 평화의 길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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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롭게 단장한 평양국제비팽장 모습. [사진제공 - 국제푸른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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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적 긴장이 지나간 뒤 룡악산 유원지에 신혼부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진제공 - 국제푸른나무] |
북한에서도 가는 곳마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왔느냐”는 질문을 계속 받았고 “민족의 위기에 용감하게 들어온 여성들”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신 대표는 “준전시 상황이니까 마음대로 밖에 나갈 수는 없고 안내원과 같이 저녁식사도 하고 교회에도 갔다”며 “해방산 호텔은 중국인, 해외동포들로 투숙할 방이 없을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호텔 저녁식사에 우리 일행 밖에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신 대표 일행은 최근 완공한 원산 애육원, 육아원 등을 둘러볼 예정이었지만 준전시 상황 탓에 평양 이외의 지역은 방문할 수 없었다. 대신 호텔에서 볼 수 있는 <알 자지라> 등 외국방송을 통해 회담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슴 졸여야 했다.
당시 평양 분위기에 대해서는 “대피훈련은 없었지만 일부 차량이 위장막을 덮고 지나가는 모습을 봤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분위기로 굉장했고, 하루 100만, 120만이 전쟁나면 나가겠다고 자원하는 소식들도 나오고,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어떤 것인지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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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장애자체육협회 방문시 훈련 중인 장애인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사진제공 - 국제푸른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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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선양에서 전지훈련 중인 북한 장애인 선수단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 - 국제푸른나무] |
신 대표 일행은 조선장애자연맹과 조선장애어린이회복중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등을 방문해 장애인 지원사업을 협의했고, 평양 방문시 거쳐간 중국 선양(심양)에서 내년 브라질 장애인올림픽 참가를 목표로 전지훈련 중인 북한 장애인 선수들도 만났다.
신 대표는 “탁구, 수영 등 몇 종목의 전지훈련을 위해서 7월부터 선수들이 심양으로 나와 훈련하고 있다”며 “탁구선수 2명이 대만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예산전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방북 중 가장 힘들었던 일은 7차례나 착공식 일정을 잡았다가 취소한 바 있는 ‘평양장애자종합회복센터’ 건립을 사실상 내려놓은 것.
신 대표는 “아쉽고 미안하지만 남북의 정치현실에서 희망을 내려놓는 결단을 내리고 들어가겠다고 편지를 쓰고 들어갔다”며 “조선장애자연맹 관계자들과 만나서 같이 눈물을 흘리다시피 안타까운 심정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7년동안 7차례나 날짜를 잡으면 계속 남북의 악조건이 발생했다”며 “남북이 장애인 복지를 통해 통일의 기초를 다지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꼭 성사시켰으면 한다”고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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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봉수교회에서 방북단을 소개하고 있는 신영순 공동대표. [사진제공 - 국제푸른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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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궁전에서 만난 북녘 청소년들. [사진제공 - 국제푸른나무] |
특히 이번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채택한 8.24합의문에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였다’는 항목이 포함된 점을 들어 “남과 북이 정치를 떠나서 가장 감동적으로 하나 될 수 있는 일”이라며 이 사업의 추진을 희망했다.
신 대표는 “장애자의 엄마로서 겪고 경험한 것들을 통해 남과 북의 장애인 복지로 민족통일의 기초를 세우는 일이라고 믿고 일해 왔다”며 “평양장애자종합회복센터는 꼭 남쪽에서 지원해 완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선장애인원아협력사무소 공동소장을 맡고 있는 신영순 대표는 북한의 장애인과 고아를 지원하고 장애인 체육.문화교류 등 다양한 사업도 지속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나의 바람은 민족화해를 위한 감동을 주는 일”이라며 “남북 장애인 친선 탁구대회라든지 남북 장애인 예술합동공연을 서울과 평양, 금강산에서 꼭 가장 먼저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