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3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야외무대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대구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뉴시스

문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역사학자 간담회를 갖고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와의 청와대 5자 회동을 언급하면서 “그분들은 자기들만 올바른 역사관을 갖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반역자거나 안 그러면 비애국자거나, 그렇다고 인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말 거대한 벽을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그분들의 역사인식이 상식과 너무나 동 떨어져서 정말 캄캄 절벽이었다”며 “아무리 설명해도 전혀 소용이 없다. 저는 정말 참 암담하고 걱정이라고 느꼈다”고 5자 회동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어제 회동하면서 정말 그분들과 역사교과서를 내놓고 비교하면서 한 번 독대를 하든지 토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답답한 심정을 들어냈다.

문 대표는 “야당이 반대하고 있지만 사실 뾰족한 방법이 없다. 우리가 아무리 반대해도 확정고시 하면 그것으로 고시가 끝난다”며 “이제는 국민 여론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다행히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안타깝게도 대구는 아직도 찬성 여론이 좀 높지만, 압도적으로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 정부도 이 여론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저희는 길게 보겠다. 고시를 막기 위해 총력을 다 하겠으나 고시가 된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화가) 고시되면 집필거부 운동을 하고 다음 단계에서 총선 때 이슈로 삼겠다”며 “우리 당이 다수당이 돼서 아예 국정교과서를 할 수 없는 입법을 하겠다고 공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국민들께서 그런 교과서들을 직접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서울 광장에 그런 교과서들을 다 비교해서 검토할 수 있는 역사 체험관을 만들고, 버스에도 체험관 시설 만들어서 전국을 순회하면서 보여드릴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부겸 전 최고위원과 조기석 대구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이정우 교수(경북대 경제통상학부), 이병휴 교수(경북대 사학과), 임병훈 교수(경북대 사학과), 김무진 계명대 교수(사학과)가 참여했다.

문 대표는 간담회 이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국정교과서 반대 대구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