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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관계를 냉전시대로 돌려놓은 보수정권 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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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2-13 16:43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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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관계를 냉전시대로 돌려놓은 보수정권 8년    경향신문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은 지난 8년 동안 남북관계의 좌표를 180도 돌려놓았다. 대화·교류에서 단절로, 화해·협력에서 대결로 바꾸면서 과거 냉전시대로 몰아갔다. 두 정권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공들여 쌓아놓은 유·무형의 남북관계 자산을 다 까먹은 것이다. 남북 신뢰는 금이 갔고 그 자리를 불신이 채우고 있다. 금강산관광이 중단됐고, 개성공단은 문을 닫았다. 6자회담은 7년 넘게 열리지 않고 있다.

남북관계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북한의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금강산관광객 피격,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격침, 휴전선 목함지뢰 도발 사건은 전적으로 북한이 책임질 일이다. 남한과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권고를 무시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도발도 한반도 정세를 위기로 몰고 남북관계를 파탄 낸 원인으로 작용했다. 불행한 것은 이처럼 불가측하고 비정상적인 북한 정권이 남한 정부가 당면한 현실이라는 점이다. 북한 정권을 성토할 수 있지만 그런다고 이런 현실을 비켜갈 순 없는 노릇이다. 남한 정부가 북한과 대화하고 긴장완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은 임기 내내 대북강경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에 나서면 지원하겠다는 대북정책 ‘비핵·개방·3000’은 북한 반발에 부딪혀 시작도 못한 채 장식품으로 전락했다. 북한이 생존을 위해 개발하는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비논리적이었다. 더구나 북한의 핵개발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상대도 다르고 내용도 어긋나는 비현실적 북핵 접근은 북핵 문제를 방치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었다. 이명박 정권은 금강산관광 중단과 ‘5·24조치’로 북한을 압박했다. 당연히 남북 교류와 대화는 얼어붙었다.

북핵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는 박근혜 정권에서도 계속됐다. 박근혜 정권은 북핵 해결 방안을 국제사회에 제시하고 이해를 구하는 주도적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 핵심 당사자이면서도 해결은 미국과 중국에 떠맡기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 것이다.

대북정책으로 남북 간 신뢰 형성을 통해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 발전시킨다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실제 엄격한 상호주의와 안보 우선이라는 원칙 고수로 나타났다. 남북관계를 교류와 협력이 아니라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다보니 교류·협력도 안보도 다 불안해지는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즉흥적이고 비대칭적인 접근 방식이다. 북한 핵실험에 맞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에 개성공단 가동 중단 카드를 내놓는 식이다. 북핵 문제에 중국의 협력을 호소하면서 한편으로 중국이 반발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버젓이 공식화해 불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대북정책을 갑자기 그리고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시행하다보니 국민 불신을 자초하고 이것이 사회적 논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되풀이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대북강경 정책은 북한이 핵 능력을 키우는 온상을 제공했다. 4회의 북한 핵실험 가운데 3회, 장거리 로켓 발사 6회 가운데 4회가 이 기간 중 실시됐다. 북한을 압박할수록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는 북핵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권은 대북 접근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 같다. 바로 이게 우리가 걱정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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