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연합 환경동아리 ‘푸름’ 회원들이 19일 주한미군으로부터 돌려받아 지난 10일부터 시범 개방 중인 서울 용산공원 입구(신용산역 1번 출구 인근) 앞에서 시범 개방 기한 연장과 오염정화 없는 개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하인철 통신원 |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과 수많은 유해물질로 뒤범벅된 용산공원의 시범 개방 날짜가 26일까지로 갑작스레 일주일 더 연장됐다. 많은 이들이 용산공원 내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뜻을 철저히 무시한 결정을 내린 정부의 태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대학생 연합 환경동아리 ‘푸름’에서 활동 중인 김수형 회원은 발암물질로 범벅된 용산공원을 윤석열 정부가 졸속 개방한 상황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푸름 회원들은 19일 주한미군으로부터 돌려받아 지난 10일부터 시범 개방 중인 서울 용산공원 입구(신용산역 1번 출구 인근) 앞에서 시범 개방 기한 연장과 오염정화 없는 개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방진복을 입은 채 “오염정화 없는 공원개방 국민건강 위협한다! 개방을 즉각 중단하라!”, “시범 개방 연장이 웬 말이냐 공원개방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최근 연이어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용산공원은 인체에 유해하다고 평가되는 각종 오염물질과 발암물질이 검출된 곳으로 정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지역이다.
실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지난해 8월 현장 조사를 통해 작성한 ‘용산기지 환경 조사 보고서’는 이번에 시범 개방한 용산공원의 핵심 구역인 대통령 집무실 남쪽 구역의 3분의 2 이상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기술했다. 이곳 부지에서 검출된 유해 물질은 석유계 총탄화수소(TPH)와 비소, 다이옥신, 구리, 벤젠, 크실렌 등이다. 대통령 집무실을 바라보는 전망대가 위치한 야구장 구역 토양에선 공원 기준치(토양오염 우려 기준)의 9.4배에 달하는 비소가 검출됐고, TPH는 8.9배가 발견됐다.
정부는 이에 대해 공원 체류시간 제한, 산책로 조성, 인조 잔디 포장 등의 대책을 언급했으나, 당장의 공원개방을 위한 임시방편이자 눈속임일 뿐이라는 국민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심지어 이용객들의 체류시간을 별도로 계산하지 않고 있으며 오염된 토양 바로 옆에서 푸드트럭과 수돗물 음용 체험 부스가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충격을 더하고 있다.
기자회견 사회자는 “모든 국민은 알 권리와 건강할 권리가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위험이 명백히 밝혀진 상황에서도 국민의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거짓과 기만으로 진실을 호도하며 공원 개방을 강행하고 시범 개방을 연장한 윤석열 정권의 ‘보여주기식 소통쇼’를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수형 회원은 “오랫동안 주한미군이 쓰던 땅을 돌려받아 시민들이 거닐고 반려동물들이 뛰노는 도심 속 생태공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 안에서 벌어진 환경오염을 전혀 정화하지 않은 채로 돌려받는 바람에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중대한 피해가 벌어지게 됐다”라며 “진정 상식이란 게 통하고 국민을 위하는 정부라면, 이런 오염 사실들을 정부가 앞장서 국민에게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시범 개방’, ‘발암물질’ 등 이번 기자회견 주제와 관련된 제시어를 이용한 N행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환경오염 정화 절차 없이 용산공원을 개방시킨 윤석열 정부에게 경고를 보내는 내용의 상징의식이 거행되었다.
기자회견이 마무리된 후 참가자들은 오염정화 없는 용산공원 시범 개방의 문제점을 알리는 유인물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1인 시위를 진행하였다.
푸름은 이번 용산공원 시범 개방이 마무리되는 26일까지 캠페인과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계속 용산기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