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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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풍유 작성일21-09-11 21:52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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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봄날의 약속, 가을의 확약은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원체 속대가 약하고 배짱도 없으며 체질도 허약한 아랫집은 눈알을 부라리는 두억시니의 으름장 한 마디에 기가 죽어
그처럼 장담하던 자기의 로드맵은 다 팽개치고 그가 하자는 대로 코 꿴 송아지마냥 끌려다녔다.
자기가 한 약속, 자기 입으로 뱉은 말도 지킬줄 모르면 사람구실을 할
수 없고 금수보다도 못하다, 거짓말만 하다가 승냥이밥이 되고 만 양치기소년처럼 제 목숨도 부지하기 힘들다, 남을 쳐다보지 말고 굴레를 벗어던지고 당당한 주인으로 나서라며 윗집이 진정으로 타이르고 경고도 했지만 아랫집은
여전히 마이동풍, 막무가내, 우유부단이었다.
얼마전에도 윗집의 엄한 질책과 제 집안은 물론 인근 동네 사람들의 간절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두억시니와 함께
윗집 대문앞에서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벌였다.
참으로 신의 없고 무례무도한 경거망동이었다.
장부일언 중천금이랬고 태고적 고대시기에서도 약속을 저버리면 혀를 잘라버린다고 했다.
덕은 덕으로 대하고 원수는 원수로 대한다 했는데 덕을 원수로, 선의를
악의로 갚으려 드니 초보적인 예의도 모르는 이런 아랫집의 행태에 장마철 봇물처럼 비난이 쏟아진 것은 당연지사이다.
철 모르는 애들도 약속을 안 지키면 왕따 당하기 일쑤다. 표리부동한 작태를
어느 뉘가 좋아할 고.
스스로 신뢰의 기초를 허물고 자기 앞길을 가로막은 미련한 처사, 두억시니에게
휘둘리우며 안팎이 다르게 자행한 언동, 자기가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해온 아랫집의 행실에 이웃들이
주는 핀잔 한 마디,
누워서 침 뱉는 미련한 것아, 돌아서서 제 그림자를 봐라. 자업자득, 자승자박, 자취지화이니
무슨 할 말이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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