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분단에 기생하여 살찌는 자들이 한 둘이 아니지만, 으뜸으로 치자면 일본을 따를 자가 없다.
36년간 이 땅을 강점하여 우리 민족에게 잊을 수 없는 침략과 약탈을 자행한 범죄행위가 분단의 근본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일본 자신이 가장 잘 알 터이다.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한 일본이 다시 일어서게 된 계기 역시 한국전쟁이었음은 자타가 공인하는 또 하나의 역사이다.
아베가 이번에 한국을 겨냥해 경제보복을 선언하였다는데, 보복의 문제를 놓고 따지자면 우리 민족이 천백 배를 제기해도 모자랄 판이다.
어제날까지는 북핵을 문제삼고, 이미 해결된 납치문제를 재탕삼탕 우려먹으며 장기집권까지 누려온 아베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방문으로 G20회의 성과는 고사하고, 다가온 참의원 선거결과마저 위태롭게 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이제는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 내외의 진단이다. 땅의 크기로 놓고 보아도 한반도보다 크고, 인구로 보아도 한반도 보다 많은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 민족에게 해 처먹어도 어지간히 해 처먹으라는 분노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총리 아베가 경제보복조치의 배경으로 삼았다는 위안부에 대한 배상판결문제를 놓고 보아도 그렇다. 박정희가 그렇게 존경했다는 기시 노부스케는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로 만주국 산업부 차관을 지낸 A급 전범자였고, 쇼와의 요괴(昭和の妖怪)라고 악명을 떨친 자로서 56대, 57대 일본총리를 지낸 자이다. 또한 골수친일파 박정희가 주도하여 1965년 체결한 한일기본조약은 백지화를 해도 시원찮은 치욕적인 굴욕외교의 산물이다. 게다가 이 문서에는 민간차원의 대일청구권을 배제한다는 식의 뚜렷한 규정도 없다. 이런 문서를 근거로 위안부배상판결을 거부하고, 문재인 정부가 몇 발을 양보하여 제기한 한일양국 기업의 기금을 조성하여 민간차원의 배상문제를 해결하자는 안조차 거부한 끝에 경제보복조치를 꺼내든 것이 일본이다. 이제라도 일본이 한반도에서 좋은 이웃으로 지낼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하루는 북을 이용하고, 다른 하루는 남을 이용해서 자국정치의 수명을 이어가는 ‘정치난장이’ 행태를 당장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영혼없는 자들의 당리당략적 언동이야말로 아베가 한국에 경제보복조치를 감행한 또 다른 이유가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여 재집권에 다가가도록 계기를 만들어주자는 수작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정외교, 갈등외교가 가져온 외교참사”라며, “향후 대응 역시 강경일변도로만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정진석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앞을 다투어 문재인 정부가 대일강경외교로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열을 올렸다. 토착왜구당의 본색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야말로 낯부끄러운 참사이다.
일부 언론들도 “한일무역전쟁”이라는 교활한 공포론을 유포하며 한몫씩 거들고 있다. 모 신문은 한일전문가들의 진단이라며 "일본 보복카드 100개 이제 겨우 한 개 나와"라고 협박성 보도를 돌리고, 모 신문은 "日, 한국 수출규제 품목 확대 검토"라며 일본 통신사를 인용하며, 한국국민에게 위협을 주고 있다.
일본이 발표한 경제보복조치란 우선 ▲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 반도체 기판 제작 때 쓰는 감광제인 리지스트, ▲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미국·독일·영국 등 우호국 27개 나라를 '화이트 국가'로 지정하여 일본에 첨단소재 등을 수출할 땐 신청 및 허가를 간소화해주는 조치에서 한국을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업체들이 타격을 받게되고, 이후 한일무역전쟁으로 이어지면 중미무역전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경제에 먹구름 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폴리이미드, 리시스트, 에칭가스라는 소재는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 관행적인 무역관계로 수입해오던 소재이고, 유럽생산자 등으로 다변화가 가능하며, 차제에 국내대체기업을 육성함으로 중장기적 대안을 만들 수도 있는 품목이다. 또한 일본은 늘어나는 무역적자를 한국과의 무역을 통해서 메꾸고 있는 형편에서 오히려 일본에게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진단마저 나오는 형국이다. 일본의 보복조치로 장애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한국이 공포심을 앞세워 무조건 굽히고 들어가야 할 아무런 경제적 이유가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유수언론이라는데서 반만 이야기한다. 펜은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민족과 민중을 위해 쓸 때 진실한 것이 되고, 양심의 목소리가 된다. 이러니 아베가 한국에는 별짓을 해도 된다는 배짱을 갖게되는 것이다.
아베가 자국내 참의원 선거에서의 승리와 한국 땅에서 자유한국당류의 친일세력의 분기를 위해 치졸한 경제보복조치를 꺼내들 수 있는 근본배경은 남과 북이 갈라진 분단구조와 불안정한 정전체제에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일본내 아베류의 극우정객들과 국내 토착왜구세력들이 기생충처럼 얹혀사는 전쟁과 분단질서를 타파하는 것만이 일본의 선량한 국민과 우리 민족이 정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지름길이다.
현장언론 민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