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북한은 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연기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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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5-16 14:46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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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북한은 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연기했을까?
김치관 기자 통일뉴스
북한이 16일 남북고위급회담을 당일에 무기 연기시키자 그 배경과 이유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체로 미국과 한국 등 외부 요인에서 그 이유를 찾는 분석과 북한 내부의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관측으로 나눌 수 있다.
<외인1> ‘맥스 선더’
먼저 외인론에서는 북측이 제기한 ‘맥스 선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첫 번째로 꼽힌다. “맥스선더는 연례적이고 방어적 훈련”이라는 국방부의 해명이 무색하게 전략폭격기 B-52와 스텔스 전투기 F-22 8대가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북측이 ‘조선통신사 보도’를 통해 이날 “남조선전역에서 우리를 겨냥하여 벌어지고있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선언에 대한 로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정세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도발”이라며 “남조선당국과 미국은 력사적인 4.27선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대규모의 련합공중훈련을 벌려놓”았다고 비판했다.
통상 남북, 북미간 대화가 한창일 때는 정례적인 군사훈련이라 하더라도 로우키(low-key)를 유지하며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 관례인 점에 비추어 이번 ‘맥스 선더’ 훈련은 북측의 반발을 살만한 ‘주의력 없는’ 군사행동이랄 수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아침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B-52, F-22 등) 대대적인 위협적 무기가 동원되는 경우에 우리 국방부가 미국 국방부와 (미리) 얘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미정상회담에 영향 줄 수 있다 북한 반응은 충분히 예상되는 바니까 줄이자’고 (국방부가 미국 측에) 했어야 한다. 청와대도 방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뭘 하고 있나, 보고 받았을텐데.”
<외인2> 최고존엄 비방중상
또다른 외인으로는 ‘최고존엄’에 대한 비방중상을 꼽을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는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놓고있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탈북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강연과 출판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체제와 지도부를 비판했다.
또한 최근 탈북자단체들이 정부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대북 전단을 날려보낸 행위 등에 대해서도 북측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판문점 선언’에도 불구하고 남측 정부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보는 것.
<외인3> 미국의 강경압박
또다른 외인론으로, 오는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샅바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존 볼턴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최근 발언이나 ICBM 발사 등이 북측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PVID)를 주창한 볼턴 보좌관은 13일(현지 시간) ABC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결정을 이행한다는 것은 모든 핵무기를 해체해 테네시에 있는 오크리지(국립연구소)로 가져간다는 뜻”이라면서 “우리는 탄도미사일 의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았고 화학·생물학 무기도 살펴봐야 한다”고 의제를 확대했다.
나아가 “우리는 최대한 빨리 북한에 무역과 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리는 (북한의 PVID) 이행을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일어날 때까지 대통령이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사실상 ‘선 비핵화’를 요구했다.
여기에 더해 미 공군은 14일 새벽(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기지에서 핵탄두가 제거된(un-armed) 미니트맨3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를 태평양에 발사했다. 북한에는 ICBM 폐기를 요구하면서 미국은 보란듯이 ICBM을 발사한 것.
<내인론1> 군부와 민심
한미가 전략자산을 동원해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도 대응할 수 없다면 사실상 북한이 일방적으로 무장해제당하는 굴복이 아니냐는 북한 내부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략자산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은 북한의 일관된 패턴이다. 가만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 인민군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남북, 북미간 대화 분위기를 위해 다독이고 있는 인민과 군부에게 북한 지도부가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대남 책임자인 김영철 당중앙위 부위원장의 독주에 최룡해, 이수용 당부위원장 등이 브레이크를 거는 것 아니냐는 내부갈등설도 나오고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내인론2> 중국 배려
최근 두 차례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남북, 북미대화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고, 경제지원을 약속받은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방치할 경우 자칫 ‘북미 밀월’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잖아도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추진 과정에서 한국에 사드 배치가 용인되고, 주한미군 철수가 논의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서마저 침묵할 경우 중국이 북미대화를 지지할 동력이 감소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북미간 모종의 밀약까지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을 끌어들여 남북미 3자 구도에서 남북미중 4자구도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북한이 중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확실한 우군으로 삼기위해 ‘맥스 선더’를 좋은 카드로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어쨌든 북측의 예기치 못한 남북고위급회담 연기로 정부가 부산스럽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이날 교통방송에서 언급한 것 처럼 “큰 걱정”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북한이 필요한 시점에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 브레이크를 한 번 걸었고, 이것은 쓴약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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