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일침292] 한국 류샤오보 보도들 부메랑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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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7-14 18:13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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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292] 한국 류샤오보 보도들 부메랑이 될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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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전부터 류사오보를 총애한 서방과 다른 한국에서 류샤오보 찬미 일변도 기사들이 여러 날 생산되는 게 필자로서는 약간 이해하기 어렵다. 자체 취재는 없고 서방언론들의 주장을 베끼는 수준인데 류샤오보가 실제로 어떤 말들을 했었고 어떤 일들을 했느냐도 누군가에 의해 걸러진 지극히 편파적인 내용들만 보도된다. “중국의 만델라”, “민주화의 별”, “인권 투사” 따위 요란한 수식어들은 더구나 1980년대 말부터 류샤오보라는 인물의 존재를 알고 있는 필자의 웃음을 자아낸다.
7월 초순에 발표한 정문일침의 “류사오보가 한국에서 활동했더라면”(www.jajusibo.com/sub_read.html?uid=34439)이라는 글에서 언급했는데 류샤오보의 명언들 가운데서 제일 유명한 게 300년 식민지론이다. 그 시절 문학박사 류샤오보는 인권을 거들지 않았다. 인권은 썩 뒷날 서양의 구미에 맞추면서 떠든 터이다. “민주화”는 “인권”보다 좀 일찍 1989년에 들먹였는데, “톈안먼 사건(천안문 사태)”의 주역들이 당시와 그후 “민주”에 대한 해석들은 천차만별이요, 우스꽝스러운 내용들이 수두룩하다. 해외로 도피한 이른바 “민윈떠우쓰(民运斗士, 민주운동투사)” 혹은 “민윈펀즈(民运分子, 민주운동분자)들이 수자가 얼마 되지 않으면서 서로 물고 뜯다나니 가뜩이나 약하던 세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웃음거리로 되고 말았다. 노벨상 위원회가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주기로 결정했을 때, 중국 정부가 강력히 반발한 외에 제일 강하게 불만을 토로한 게 바로 해외의 “민윈펀즈”들이었음은 시사해주는 바가 많다. 류샤오보가 미국 중앙정보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미국 국가민주기금회에서 찬조하는 “민주중국”회사의 연봉 23, 004달러를 받는다고 폭로한 것도 해외의 사이트였다. 감옥에 들어가서 아무 일을 하지 않는데도 연봉을 받는다니까, 자금줄이 떨어져 고생하는 “민윈펀즈”들로서는 시샘나지 않겠는가!
명인을 욕하는 것으로부터 자기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던 류샤오보는 눈에 차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중국공산당을 반대한다는 면에서는 동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지지자가 적었다. 외로운 늑대형이라고 할까. 이런 사람이 “민주화”를 운운한다는 자체가 아이러니다. 필자는 지금까지 류샤오보를 찬성하는 중국인을 딱 하나 만났다. 기업인이었는데 필자 보기에는 반공의 차원에서 류샤오보를 지지하는 모양이었다.
류샤오보의 주장들이 그동안 여러 번 변하기는 했으나 대체로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중국공산당 반대이다. “독재”를 주요이유로 삼는 반대는 비교적 일관적인데 중국공산당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이 차원에서는 그의 견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리라 짐작된다.
하나는 중국 전통 문명과 중국인에 대한 철저한 부정이다. 유명해지던 초기에 특별히 이 점을 강조하였는데, 이런 견해는 절대다수 중국인들의 반감을 사게 마련이라 호응을 얻기 어렵다. 한국인들이 이광수의 “조선민족개조론”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하나는 위의 “역인종차별”의 필연적인 결과로 서방에 대한 절대적인 숭배이다. 서방의 제도로부터 인종에 이르기까지 선과 진리의 대표로 떠받드는 것이다. 이 점 또한 많은 중국인들의 호응을 받기 어렵다.
류샤오보는 또한 중국이 18개로 쪼개져야 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었는데, 진시황 시대로부터 “대일통(大一统)”의 전통이 있어 통일지향적인 절대다수 중국인들에게는 먹혀들지 않는다. 더욱이 일본의 극우보수들과 타이완의 분열세력들이 중국이 열여덟 개로 쪼개져야 좋다는 주장을 펴기 때문에 류샤오보의 주장은 현실적 정치 위험과 결부되면서 반대를 자초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면 중국의 역사와 현실, 민의를 두루 밝혀야 하므로 너무 길어지고 한국 특히 《자주민보》의 독자분들과는 거리가 너무 멀기에 적당히 줄여야겠다. 좀 알기 쉽게 류샤오보라는 인물의 성격과 언어특성을 전하려고 궁리해보니, 조원진 국회의원이 떠오른다. 몇 달 사이에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새) 새누리당- 대한애국당으로 국회의원 앞에 붙는 당명이 바뀌었고, 1000만 보수의 표를 얻는다고 호언하면서 대선후보로 나섰으나 고작 42, 949장 표를 얻어 0.13%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그런데도 새 당을 만들자 바람으로 박근혜 무죄를 추진하는 천만 명 서명을 모으겠다고 호언한 정객. 현실적 감각이라곤 없고 들은 풍월로 큰 소리나 치는 정객. 류샤오보가 한국에서 정치를 했더라면 조원진과 비슷했을 것이다.
류샤오보라는 인물의 문제점을 오래 전부터 알기에 싫어하던 필자가 오늘 일부러 시간을 내서 글을 쓰는 건 그 인물 자체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류샤오보 관련보도들 때문이다. 병이 중하다는 기사가 나와서부터 여러 날째 한국의 보도들을 일일이 읽어보지는 못했으나 골자를 훑어보거나 제목들을 훑어보니 류샤오보 찬미와 중국 비난, 그리고 사망소식과 더불어 중국이 국제적으로 곤경에 빠지게 됐다고 잘코사니를 부르는 판이다. 거기에는 이른바 보수, 진보와 중도를 가리지 않고 모든 언론사들의 논조가 어슷비슷하다. 그런 편파적인 보도가 부메랑이 되어 한국에 타격을 주리라는 걸 예상도 하지 않는 것 같다.
1970년대와 그 전에 공안국에서 일했던 사람의 말에 의하면 정치보위과에서는 날마다 한국의 KBS라디오방송을 들으면서 필요한 내용을 녹음했다 한다. 특무들에게 전하는 지령이 난수방송으로 전해지던 시대라 간첩잡이가 중요한 업무였던 정치보위과가 당연히 그런 방송을 녹음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방송에서 친척 찾기 프로를 개설한 다음에는 중국에 사는 아무개를 찾는다는 방송들도 녹음하여 보관했다는 건 어느 조선족 명인의 전기를 통해 알 수 있다.
1980년대에 랴오닝성(辽宁省, 요녕성)의 어느 한 섬에서 군사복무를 했던 조선족의 말에 의하면 당시 그의 주요임무는 한국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중국관련내용이 나오기만 하면 전부 녹화하여 상급에 바치는 것이었다 한다. 그 시절에는 그런 섬에서나 한국 TV신호가 잡히었기에 중국인민해방군이 그런 식으로 한국언론정보를 수집했으리라.
1990년대에 서울에서 상주하던 어느 중국기자의 아파트에 가보았던 사람의 말에 의하면 TV 3대를 종일 켜놓더란다. 통신사던 신문사던 한국 상주기자들이 통신이나 신문에 발표한 기사들은 아주 적었고, 이런 현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중국 국내 어느 지방에 갔거나 해외에 나간 국가급 통신사나 중앙급 신문사의 기자들이 실제로 많이 쓰는 건 “따찬카오(大参考, 대참고)”라고 불리는 고급간부용 내부신문에 보내는 글이라 한다. 중편소설이 울고 갈 분량의 신문들이 매일 생산된다는데, 기자들은 당과 국가지도자들이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도록 현지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여 전해야 된다.
뒷날 위성 TV기술이 보급되면서 한국 TV를 중국에서 직접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고(근년에는 중국 정부의 통제와 사드파문 때문에 줄어들었지만), 또한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중국의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컴퓨터로 한국의 보도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은 전통의 나라다. 수십 년 전부터 라디오와 TV를 통해 한국이 중국을 어떻게 보느냐를 가늠해온 중국이 인터넷을 낭비할 리 있는가. 류샤오보같이 중국이 가뜩이나 민감하게 다루는 사항은 더구나 신경을 곤두세우고 각국의 반향을 살펴보기 마련이다.
사실 객관적이고 공평한 보도를 하는 건 어렵지 않다. 중국어를 아는 한국인들이 많고 중국에 상주하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류샤오보가 어떤 주장을 폈고 중국에서 인기가 어떠하냐(당국의 봉쇄를 젖혀놓고 그 주장만 따지더라도 인기가 별로 없음), 이른바 “반체제 인사”들을 제외한 중국인들은 어떻게 간주하느냐 등을 알아낼 수 있고 형평성 잡힌 보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편파적인 기사들만 쏟아져나온다. 한국어를 아는 중국인들, 한국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는 중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발뒤축으로 사고해도 짐작이 가겠다.
조선(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간절히 바라는 게 요즘 한국의 입장인데, 류샤오보 관련 한국식 보도들이 중국의 반감을 부추기는 판이니 유엔에서의 공조는 한결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여론몰이에 재미를 들이다나니 류샤오보의 죽음이 반도문제해결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침을 홀시하는 한 치 보기 언론들이 우습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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