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북미대화 제안했을 가능성 없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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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10-13 18:33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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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 북미대화 제안했을 가능성 없지 않아 |
자주시보 이창기기자 |
10일 미국의소리 해설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만나 북핵 해법에 대한 조언을 들었는데 키신저 전 장관이 이번 만남에서 어떤 조언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궁금증이 커가고 있다.
미국의소리는 먼저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해 실용주의, 현실주의적 정치인이자 외교관이라며 닉슨과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1969년부터 1977년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지냈고 재임 중 미-소 `데탕트’와 중국과의 비밀 수교 협상, 베트남전쟁 당시 캄보디아 공습 등 미국 역사상 중요한 외교안보 관련 결정을 주도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1971년 당시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와의 비밀 협상을 통해 미-중 수교를 이뤄냈고, 이후 지금까지도 중국을 방문하면 언제든 국가주석과 만나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소리는 관련기사에서 그런 키신저 장관이 중국의 강한 대북 압박을 끌어내기 위해 북 붕괴 후 주한미군 철수를 중국에게 약속해주라는 조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북 정권이 붕괴할 경우 미국과의 사이에 ‘완충지대’가 없어져 통일한국에 주둔하는 미군과 국경을 맞대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는 만큼, ‘주한미군 철수’로 중국을 안심시키면 중국이 대북 제재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란 분석인데 키신저 전 장관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자신의 이런 제안을 직접 설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소리는 지적했다.
미국의소리는 또한 키신저가 미-북 간 직접대화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이익만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키신저가 "비핵화의 중간단계로 핵 동결을 요구하는 것은 이란식 접근법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단계적 접근법은 북한의 핵 개발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전제에서만 유효하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런 미국의소리의 분석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현실주의 실용주의 외교관인 키신저이기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대북압박을 가하면 북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모순이다.
이미 중국은 고난의행군시절 원유공급을 거의 차단했을 정도로 가혹한 대북압박을 미국과 함께 가했던 적이 있다. 그때 중국이 석유를 어느 정도만 공급했어도 그것으로 이동식 발전기를 가동하여 펌프를 돌려 홍수에 잠긴 광산의 물을 퍼올릴 수 있었을 것이며 그렇게 석탄을 정상적으로 생산하기만 했어도 공장에 보낼 전기를 생산했을 것이다. 석유에서 뽑아내는 나프타를 이용하여 여러 자재를 생산하고 비료도 생산했다면 식량문제도 수월하게 극복했을 것이다.
또 중국에 흔한 코크스탄을 물물교환 방식의 북과 주고 받았다면 북의 철강생산에도 차질을 빗지 않았을 것이며 홍수 등 재난 극복을 더 빨리 했냈을 것이다.
석유, 코크스탄 등 중국을 통해 절대적인 양이 들어왔는데 그것이 막혔기 때문에 북은 고난의행군을 겪어야 했고 이후 석유대신 북에서 나는 석탄만으로 전기도 만들고 비료도 만드는 체계를 세웠으며 중국의 코크스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북의 무연탄만으로 철을 뽑아내는 주체철 방식을 창조했던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중국이 북에 제재를 가해도 북은 굴복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말이며 이제는 중국에서 도입했던 석유나 코크스탄 의존 경제구조를 모두 북의 자원에 의거하는 구조로 완전히 재편했기 때문에 치명적인 제재 자체를 가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거기다가 북은 이제 석유도 일부 자체생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북에 제재를 가할래야 가할 방법이 없어진 것이다.
이것을 키신저가 모를 리가 없다. 그런 그가 중국이 대북제재를 더 강력하게 가할 수 있는 방법을 트럼프에게 조언했다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정말 그랬다면 키신저 전 장관은 치매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키신저 전 장관은 건강에 매우 각별히 신경을 써온 정치인이다. 동양의 장수의 비결까지 섭렵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혹한 현실주의 외교관이었다. 짓밟을 때는 무자비하게 짓밟았고 타협할 때는 과감히 타협했다. 중국과 미국의 수교는 그의 작품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 중국과의 외교가 가 바로 과감한 타협이었다. 베트남전을 패전으로 속히 마무리지은 것도 그의 현실주의 외교 감각이 만든 성과이다. 그때 미국이 베트남전을 더 질질 끌었다면 미국은 더욱 심각한 위기에 빠졌을 것이다. 사실 미국의 위기는 한국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베트남전에서 패배했던 것으로 해서 본격적으로 심화되어 왔다. 천문학적인 베트남전쟁 비용 때문에 달러발행시 금태환 폐지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지금의 달러의 위기가 그때부터 본격 시작된 것으로 봐야한다.
그런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실용적인 처방을 내놓는데 주저하지 않았던 키신저가 지금 북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막지 못하면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이 어떤 치명상을 당하게 될지 판단하지 못할 리가 없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시급한 문제인지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키신저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 취임 전에 이미 트럼프를 만나 조언을 준 적이 있다. 그 조언과 때를 같이하여 당시 클래퍼 국가정보국장도 주한미군철수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북미대화에 의한 핵문제 해법을 제안했었다. 북미대화파의 상징이자 오바마 정부 말기 북미접촉에 나섰던 갈루치, 디트라니도 각각 따로 구체적인 북미대화 계획서까지 트럼트 신행정부에 제안했고 그에 기초하여 트럼프는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 보좌관을 내세우고 북미대화에 나서려고 했었다. 그래서 올해 키리졸브-독수리훈련은 한국군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까지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 내 군사복합체를 중심으로 한 일단의 세력의 강한 반발과 견제로 플린이 낙마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북미대화정책을 접고 갑자기 키리졸브 훈련을 사상 최대 무력을 동원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면서 북미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어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북미대결전 격화로 결국 북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 성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훈련 성공까지 보여주게 되었고 트럼프는 연일 북과 전쟁을 경고하는 트윗을 날리는 등 북미대결전이 일촉즉발 전쟁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주의 정치인 키신저가 나섰다면 그것은 다시 북미대화 모색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날이 멀지 않아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낙관은 금물이다. 북미적대관계 청산과 중미수교는 차원이 다르다. 중미수교는 미국 패권에 위협이 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러시아를 고립시켜 붕괴의 초석을 놓는 일이었다. 하지만 북미적대관계 청산은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 패권 붕괴를 의미한다. 미국 기득권 지배세력들이 결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이다.
키신저는 중남미 등 많은 반미지도자들를 쿠데타 등 무자비한 방법을 총동원하여 제거하고 친미정부를 세운 냉혹한 정치인이기도 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선제타격으로 북을 제압할 방법이 있다고 확신한다면 미국 국민들이 전쟁으로 적지 않은 수가 희생되더라도 그는 단호히 대북 공격을 조언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일지는 두고 봐야 알게 될 것이다.
하나 분명한 것은 키신저가 다시 트럼프를 만나야할 정도로 현재 북미대결전이 극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전쟁이냐 극적 타결이냐 미국의 수뇌부들이 갈림길에 서서 지금 머리를 싸매고 고심하고 있다. 그들이 이제 어느 하나를 결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 가장 두려운 지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밀어붙이는 행보를 보면 미국 수뇌부가 더는 시간을 끌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서운 일분일초가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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